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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도신경 90 화 ★ 딱정 벌레

wy 0 2019.10.09

 

 

딱정벌레.jpg

 

다윈의 말이 낮고 느리게 이어졌다.

 

 “지구상 유일하게 남았던 흰 코뿔소 수컷이 숨을 거둔 것은 지구 6차 멸종기의 상징이라오.

 

이미 지구는 6차 멸종기에 진입했는데 이번 멸종은 지진이나 화산 폭발, 행성의 지구 충돌이 아니고 인간의 환경 파괴 때문이올시다.

 

현재 척추 동물의 개체 수는 1970년대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줄었고 잘 알려지지 않은 1만 종이 매년 멸종하고 있소.

 

하루에 30종이 영원히 없어지는 것인데 지구에 인류가 출현한 후, 그 멸종 속도가 과거에 비해 1000배가 빨라졌소이다. ”

 

“당신이 바로 인간과 침팬지가 사촌이라고 주장한 노인이구려.

 

백 년 전에 태어났으면 틀림없이 화형 감인데 운이 좋았소.

 

우리는 당신의 주장에 분노를 금할 수 없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요.

 

이제 우리의 창조 과학자들이 당신의 학설을 곧 깨고 말 것이오.”

 

다윈이 아무 말없이 턱수염을 쓰다듬자 문진이 재판장을 올려보며 말했다.

 

“조금 전 질문에 대답을 못 하는데 내가 알려드리지요.

 

지구상에서 가장 종이 많은 동물은 딱정 벌레요.

 

무려 40만종이 넘으니 이 땅에서 가장 번성하고 생육하는 축복을 받은 거지요.

 

그의 말이 계속 되었다.

 

“한편 고등어는 세계적으로 20여종이 있고 한국에는 망치 고등어 등 2종이 있지요.

 

이것은 비늘이 아주 작고 이빨이 발달하였는데 큰 눈은 투명한 기름 눈꺼풀에 덥혀 있습니다.

 

멍게는 세계적으로 2500여종, 한국에는 90여종이 남해안과 동해안 수심 10m 정도에서 살지요. “

 

재판장이 크게 헛기침을 하고 문진의 말을 막았다.

 

“여기는 엄숙한 파문 재판정인데 피고는 생물 시간으로 생각하는군.

 

옆에 있는 다윈이란 늙은이를 당장 끌어내시오.”

 

양 팔을 잡혀서 끌려 나가는 다윈과 눈을 마주치며 문진이 계속 말했다.“

 

광어는 넙치라고도 하는데 눈이 왼쪽으로 몰려있고 도다리의 눈은 오른 쪽으로 몰려 있어서 ‘좌광 우도’라 합니다.

 

칡은 위에서 볼 때 시계 반대 방향, 등나무는 시계 방향으로 줄기를 꼬아 올라가지요.

 

그래서 두 나무가 싸우는 형국에서 ‘갈등’ 이란 말이 나왔습니다. “

 

쩝~ 소리를 내며 입 맛을 다신 재판장이 누런 가발을 올리면서 말했다.

 

“피고는 소위 목사라는 사람이 범신론자인 스피노자, 기독교의 원수 다윈 같은 사람을 추종하고 있으니 무신론자라고 할 수 있을 터, 만약 본인이 지금이라도 스스로 무신론자라고 자백을 하면 파문은 면하도록 해보겠소. “

 

그의 말에 문진이 껄껄 웃었다.

 

“아무도 두려움을 통해서는 신에게 진실로 가까이 갈 수 없소이다.

 

파문이라는 처벌로 인간을 구속하려는 하나님은, 우리를 미성숙하게 만드는 유치한 종교의 산물이라오.

 

이제라도 재판장은 기독교가 과거의 교리나 일방적 언어로는 더 이상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파문이라는 제도 자체를 폐기 하도록 하시오.”

 

재판장이 눈을 가늘게 뜨고 문진을 노려보았다

 

“피고는 목사로서 성경이 하나님 말씀이 아니라는 겁니까? “

 

문진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입을 열었다.

 

“나는 성경을 인생의 다른 시기마다 다른 각도와 깊이로 읽었소이다.”

 

문목사가 연설을 하듯이 방청석을 둘러보며 말했다.

 

앞 줄에는 조금 전 퇴장 당했던 스피노자가 낡은 노트를 꺼내서 적고 있었다.

 

“나는 무신론자는 아니지만 나의 하나님과 재판장의 하나님은 하늘과 땅이, 동과 서가 서로 먼 것처럼 다릅니다.  

 

나는 성경을 근본주의자로, 자유주의자로, 복음주의자로 읽으며 수 많은 주석서를 보았고 지금도 손에서 놓지 않고 있지요.

 

이 과정 속에서 나는 내 안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변화를 보았습니다.

 

나는 한동안 종교의 보호막 속에 숨어 있었으나, 점차 종교 자체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나 자신을 넘어서는 무엇을 발견했는데 바로 ‘존재’라는 것이었고, 이곳이 생명의 더욱 깊은 차원임을 알았습니다.

 

나는 기독교의 전통 신앙을 통과하여, 그것을 넘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향해 나아갑니다. 

 

진리와 교리가 부딪칠 때 늘 진리가 이겨야 합니다.

 

인간의 생명이 얼마나 상호 의존적인지, 즉 모든 생명이 서로 통하는 것을 절실히 느끼면서 우리는 거듭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

 

재판장이 손을 가로저으며 문교수의 발언을 중지시키고 말했다.

 

“피고는 자신이 하나님의 놀라운 보호 안에서 지금도 숨을 쉬며 살아 있는 것을 모릅니까?

 

수 많은 사람들이 예수의 보혈의 능력으로 마약을 끊고, 자살 시도를 멈추고, 감옥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견디는 것을 모릅니까? “

 

“그렇습니다. 저도 시편 23장을 읽거나 ‘나의 갈길 다 가도록 ’ 같은 찬송을 부르면 지금도 마음의 평안을 얻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신성이나 부활의 능력에 관한 말씀은 바로 예수님의 인성에 대한 감격으로 쓰여진 위안의 표현이기 때문이지요.

 

특히 감옥 같은 곳에서 그러한 위안이 큰 역할을 합니다만 그런 단계의 신앙으로 끝나서는 안되지요.

 

다음 단계를 모르는 신앙은 감옥에서 나오면 조만간 예전으로 돌아갑니다.

 

“음… 피고가 생각하는 다음 단계는 무엇이요? “

 

“내가 변하는 것입니다.

 

종교의 근본은 변하는 것, 거듭나는 것이니까요.

 

TV 드라마에서 ‘정도전’이 ‘재조산하’(再造山河), 즉 세상을 바꿔야 된다는 소리를 많이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가장 빠른 방법은 자신이 먼저 변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니고데모에게 하신 말씀이 바로 그 말씀이지요.

 

대표회장이나 총회장이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재판장이 얼른 누런 가발을 매만지며 말했다.

 

“그건 맞는 말이요. 하지만 인간의 능력으로는 거듭날 수 없어요.

 

오직 예수님을 믿는 가운데 그의 크신 부활의 능력으로만 가능합니다.”

 

문진이 재판장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재판장님은 ‘몸이 다시 사는 것을 믿는다’ 라는 사도신경의 말을 부활이라고 믿습니까?

 

예수님이 부활한 후 제자들과 생선구이를 드셨다는 것을 문자 그대로 믿습니까?”

 

어이가 없는지 재판장의 입이 조금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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