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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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376화 ★ 카잔의 마음

wy 0 12:22

 카잔은 온 천하를 다 가진 듯싶었다.

 

황금 성배를 성공적으로 가지고 나온 것은 물론이고 미리암과 중요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녀의 부모가 누구인지, 바로 카잔 아저씨라는 사실만 꾹 참고 말하지 않았다.

 

방을 나오면서 그녀의 이마에 뽀뽀한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

 

미리암이 생각보다 침착했고 금식하는 중에도 건강이 괜찮아 보였다.

 

하루빨리 그녀에게 모든 사실을 알리고 데리고 오고 싶었다.

 

이제 곧 이세벨이 돌아오면 황금 성배와 미리암을 교환하는 담판을 짓고 모든 일을 마무리한 후 그녀의 장래를 위해 로마에 가서 교육할 생각이다.

 

사마리아는 물론 예루살렘에 가서 산다 하더라도 이 작고 척박한 유대 땅은 그녀의 미래가 될 수 없다.

 

그동안 제대로 돌보아 주지 못한 한을 풀기 위해서라도 미리암의 앞날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성배를 가지고 나온 것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이세벨이 돌아오면 곧 미트라교가 발칵 뒤집어질 것이다.

 

카잔의 입가에 회심의 미소가 흘렀다.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누보가 들어왔다.

 

카잔 형님, 바라바 님이 오셨대요.

 

지금 야곱 여관에 계시는데 만나러 가시지요.”

 

, 그래. 무슨 일로 오셨을까자네 결혼식에 참석하러 왔나 보다.”

 

아니에요. 바라바 님은 날짜도 모르세요. 아직 몇 주 남았고요.”

 

유리 씨도 같이 갈 건가?”

 

아니요. 오늘 몸이 좀 안 좋아서요.”

 

, 그래. 내가 준비하고 곧 나갈게.”

 

누보가 방을 나가자 바로 의자 밑의 방바닥 비밀공간을 열어 성배를 확인한 카잔은 그 위에 다시 두꺼운 카펫을 덮었다.

 

야곱 여관으로 가는 길에 누보가 카잔을 쳐다보며 말했다.

 

카잔 형님, 요즘 무슨 기분 좋은 일이 있으세요?”

 

, 내가 그렇게 보이나?”

 

, 얼굴이 너무 환하고 즐거워 보이세요.”

 

, 어젯밤에 미리암하고 뽀뽀하는 꿈을 꾸어서 그래. 하하.

 

자네는 결혼식 준비 잘하고 있지?”

 

카잔이 화제를 바꾸었다.

 

, 세겜에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간소하게 하려고요.

 

유리는 결국 결혼식에는 파란 드레스, 끝나고 파티에서는 분홍색을 입기로 했어요.

 

어쩌면 하루 전에 또 바뀔지도 모르지만요.”

 

카잔은 나중에 미리암의 결혼식 장면을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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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5~6년 안에 그런 일이 있을 터인데 사실 얼마 남지 않았다.

 

유대의 시골에서는 15살이 되면 대개 시집은 가지만 너무 일찍 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도 결혼식 끝나고는 참석하신 분들과 함께 간단히 동네 행진을 하려고 해요.

 

일생에 한 번인데 안 하면 나중에 서운할 것 같아요.”

 

, 그래야지. 촌장님이 결혼식 주례를 해주실 테니까, 그 집 앞에서 하면 되겠어.

 

피리 부는 악사도 몇 명 부르고, 화환도 많이 준비해야지.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 미트라교 사람들에게는 비밀로 하려고요.

 

나중에 황금 성배가 우리 손에 들어오면 사이가 나빠질 게 뻔한데, 결혼식에 초대할 수는 없지요.”

 

카잔이 별 대답을 안 하자 누보가 슬쩍 그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근데 카잔 형님, 제가 결혼하고 나면 카잔 형님도 곧 준비를 하셔야지요유리는 물론이고 레나 님도 은근히 기대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요.”

 

, 그 문제는 우리 미리암을 돌려받은 후에 생각해 봐야지.

 

일에는 다 순서가 있는데.”

 

, 그렇긴 하지요.”

 

누보가 선뜻 동의했다.

 

그보다 지금 사마리아 열성단은 몇 명이나 모집했나?”

 

이달 말까지 2백 명은 될 것 같은데 해 보니까 참 보통 일이 아니네요.

 

조직을 이끌려면 기본 생활비와 훈련 장비는 지급해 줘야 하는데 경비가 엄청 많이 들어요.

 

여로암이 열심히 하고는 있는데 현재로서는 2백 이상은 계속 유지하기가 어렵겠어요.

 

황금 성배를 빨리 찾아서 사마리아 열성단을 재조직하는 기반을 마련해야겠어요.”

 

카잔이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열성단 초기의 갈릴리 유다도 관공서를 습격하여 자금을 확보했는데 이제는 그 이유를 알겠어요.

 

그렇다고 우리가 그리심산에서 산적 노릇을 할 수는 없겠지요?”

 

그럼, 그런 짓은 하면 안 되지.”

 

카잔이 즉시 대답했다.

 

 

 

잠시 후 두 사람은 야곱 여관 식당에서 반갑게 바라바를 다시 만났다.

 

같이 온 젊은 청년 호란을 소개한 후 바라바가 요남을 찾았다.

 

미리 와 있던 여로암이 예루살렘으로 가면서 남긴 요남의 서신을 보여 주었고 그의 애인 나오미는 이번 미트라교 행사의 신녀라는 설명을 해 주었다.

 

그 녀석이 마음이 너무 급해서 문제야.

 

내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는데.

 

여하튼 나오미의 행방을 알게 돼서 다행이네.”

 

식당 종업원 두스가 흰 포도주와 과일을 한 바구니 가지고 나왔다.

 

바라바 님, 이건 제가 서비스로 드리는 겁니다.

 

나중에 필요하시면 붉은 포도주에 청약수를 타서 가지고 오겠습니다.”

 

아니요. 그건 안 마셔도 됩니다. 고마워요.”

 

포도주를 한 잔씩 마신 후 바라바가 누보에게 말했다.

 

사마리아 열성단 조직을 새로 만드느라 고생이 많네.

 

나중에 호란이를 좀 잘 가르쳐 주게.

 

앞으로 쿰란 지역에도 열성단을 만들 거니까.”

 

, . 잘 알겠습니다.”

 

누보가 호란과 눈을 마주치고 계속 말했다.

 

근데 칼로스 천부장은 언제 만나시나요?”

 

내일 만나러 가야지. 그와 약속한 기일이 3일 남았어.”

 

그럼, 요남이 3일 후 약속대로 안토니아 감옥으로 돌아가면 우리 동료들이 석방되는 건가요?”

 

여로암의 질문이었다.

 

요남이는 당연히 올 거고 내일 칼로스에게 사마리아 미트라교에 대한 정보를 내가 가져다주면서 최종 확인을 받아야지.

 

그래서 전에 나에게 말했던 미트라교 현황을 내일 아침까지 누보가 정리를 좀 해서 주면 좋겠네.”

 

, 알겠습니다. 단장님.

 

그리고 예루살렘에서 변호사를 만난 일도 잘 되셨겠지요?”

 

누보가 자신이 지원한 보석금에 대한 생색도 낼 겸 궁금한 것을 물었다.

 

, 마침 우리가 만나려던 변호사가 알렉산드리아에 가고 없어서 못 만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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