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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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307화 ★ 때를 민다는 것

wy 0 2024.07.21

 엉터리 선지자 예수가 다시 살아났다는 소문이 자꾸 퍼지고 있네.”

 

사울이 요나단에게 말했다.

 

, 나사렛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은 오래전 율법의 영웅들이 죽지 않은 것처럼 예수도 그럴 것이라 생각한 거 아닐까.”

 

요나단이 그동안 들은 이야기와 자기의 생각을 설명했다.

 

어떠한 비극적 사건도 시간이 지나면 추모 열기 속에 그들의 영웅은 가슴 속에서 먼저 살아나게 마련이다.

 

제자들은 예수 선생이 죽지 않았다고, 아니 다시 살아났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 것이다.

 

영혼에 대한 열정적 사랑은 죽음보다 강했고 그런 사랑은 주변에 널리 퍼지게 된다.

 

마치 어둠 속에서 갑자기 밝혀진 촛불처럼 신비하게 흔들리며 빠른 속도로 퍼지게 된다.

 

어느 여인의 처음 증언이 모두의 가슴을 흔들었고 듣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더 구체화한 것이다.

 

골고다의 금요일, 십자가에서 아리마대 요셉의 가족무덤으로 급하게 예수를 옮긴 갈릴리 여인들, 일요일 새벽에 다시 와보니 동산지기만 있더란다.

 

그중에 한 여인이 선생님의 시신이 어디 갔느냐고 물었을 때, 그녀를 늘 편안케 한 음성.

 

'마리아'라는 선생의 목소리가 들린 것이다.

 

그녀는 너무나 놀랍고 반가운 나머지 선생의 손을 잡으려 했으나 잡을 수는 없었단다.

 

더욱 재미있는 소문은 엠마오 근처에서 예수가 나타나서 길을 가던 제자들과 얘기를 나눴는데, 그들은 처음에는 예수를 못 알아봤으나 나중에 알았다고 한다.

 

여기까지 요나단이 말하자 사울이 어이없는 듯 웃었다.

 

나 같으면 금방 알아볼 텐데, 예수의 얼굴은 본 적도 없지만.”

 

요나단이 가볍게 미소 지으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예수가 살아났다는 말을 처음 퍼뜨린 여자의 이름이 마리아인 것 같은데 알고 보니 그녀는 어려서부터 예수와 한동네에 살았고, 그를 일방적으로 좋아했다고 한다.

 

이 여인이 정신상태가 한때 안 좋아서 예수가 치료를 해주었다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요나단도 한번 만나보고 싶어서 수소문을 해봤는데 벌써 갈릴리로 떠났단다.

 

대신 그녀를 잘 아는 갈릴리에서 온 수산나라는 여인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녀도 고향으로 내려가는 길이었다.

 

그녀는 예수의 다시 살아남, 부활을 확신했고, 심지어는 얼마 전에 선생이 제자들 앞에 나타나서 자기 몸을 만지도록 했다는 말도 해주었다.

 

그 광경을 그녀가 직접 보았는지 요나단이 물었는데 그런 것 같지는 않았고 의심 많던 제자 한 사람이 선생을 직접 만져보고 그 자리에서 믿게 되었다고 한다.

 

나 같으면 보기만 해도 믿을 텐데. 하하.”

 

사울이 웃었고 요나단의 말이 계속되었다.

 

그 후 고향 갈릴리에 내려간 그들은 거기서 여러 번 나사렛 예수를 만났고, 예수의 동생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정비해 곧 다시 예루살렘으로 온다는 소문이 있다네.

 

야고보라는 사람인데 하루 종일 기도를 해서 무릎이 낙타 무릎처럼 되었고, 율법을 철저히 지켜서 의인 야고보로 불리는데 예수가 그를 후계자로 지명했다는 말도 있나 봐.”

 

그러니까 그런 사이비 집단은 제자들까지 모두 잡아넣어야 했는데왜 나사렛 예수만 처형했는지 알 수가 없어.”

 

사울의 눈이 번뜩였다.

 

, 그건 나도 자세히는 모르겠네.

 

근데 문제는 갈릴리에서 예수를 따르던 무리 말고도 꽤 많은 사람이 예수가 다시 살아났다고 믿고 있고, 그들 중에는 그리스에서 온 헬라파 유대인들도 있다는 거야.

 

지금 여기 예루살렘에도 그런 움직임이 있네.”

 

글쎄, 나도 그게 도무지 이해가 안 돼.

 

갈릴리 사람들은 배운 것도 없고 아무 희망이 없으니까 그런 소문을 믿을 수도 있는데, 공부도 할 만큼 한 사람들이 뭐가 아쉬워서 그걸 믿는지.”

 

사울의 말에 요나단이 헛기침을 한번 하고 목소리를 조금 낮추어 말했다.

 

실은 로고스 클럽의 요안나 님도 나사렛 예수의 제자라는 소문이 있네.

 

구사 회계관의 부인이지.”

 

, 그런가. 헤롯 왕실에도 이미 침투되어 있었군.

 

안나스 대제사장님이 아시면 놀라시겠네.

 

안식일을 소홀히 여기는 그런 사람을… 

 

아우구스투스 황제를 신이라고 해서 큰 문젠데 조금 있으면 나사렛 예수도 사람들이 신이라고 할까 봐 겁나네.”

 

사울이 양미간을 찌푸렸다.

 

 

 

 

탈레스 선생이 루브리아의 눈을 돋보기로 자세히 들여다본 후 아무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오늘도 왕비 일행을 태운 배는 강한 남풍을 받으며 푸른 바다 한가운데를 미끄러지듯 빠르게 항해하고 있었다.

 

날씨는 알맞게 따스했고 파도도 거의 없었다.

 

선생님, 맥슨 님이 뱃멀미를 한다는데 뱃멀미 약은 없나요?”

 

, 제가 알기로는 아직 약이 없습니다.”

 

그렇게 건강한 사람이 왜 뱃멀미를 하나요?

 

풍랑도 별로 없는데.”

 

사람이 왜 뱃멀미를 하는지는 정확히 모릅니다.

 

다만 눈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니까 눈이 확인한 풍경이 자꾸 흔들리고 변하는 것을 피가 빨리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뱃멀미를 하는 듯합니다.”

 

, 역시 눈이 중요하군요.”

 

루브리아는 눈에 가시가 박힌 순간을 다시 떠올렸다.

 

그때 유타나가 선실로 들어왔다.

 

아가씨, 왕비님이 찾으세요.

 

진흙 마사지를 또 같이하자고 하실 거예요.

 

사해에서 가져온 유황 냄새 많이 나는 진흙을 시녀가 목욕탕에 준비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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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리아는 사실 진흙 마사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왕비처럼 피부가 약간 까무잡잡한 사람은 몰라도 투명하고 하얀 루브리아의 피부는 유황 성분이 가끔 너무 강하게 느껴졌다.

 

특히 얼굴은 더욱 예민해서 진흙을 바르면 화끈거렸다.

 

그거 하기 싫은데 어떡하나.

 

같은 배로 여행을 하니 어디 갔다고 할 수도 없고.”

 

시녀에게 아가씨 몸에 바르는 진흙은 물을 좀 많이 섞으라고 제가 말했어요.

 

그러니까 얼굴은 하지 마시고 몸만 간단히 하세요.”

 

어휴, 그래야겠네.”

 

루브리아가 가늘게 한숨을 쉬었고 탈레스 선생이 웃으며 말했다.

 

진흙 마사지를 하기 전에 때를 밀지 마세요.

 

사람들이 때라고 생각하는 게 때가 아니고 피부를 보호해 주는 각질이에요.”

 

어머, 그래요? 그럼 마사지 후에 때를 미나요?”

 

그 후에도 사실은 때는 안 미는 게 좋아요.

 

피부를 보호하는 얇은 막이 없어지니까요.”

 

어머, 때를 안 밀고 어떻게 목욕을 해요? 남자들은 그런가요?”

 

물론 흙일을 하는 사람들이나 종일 밖에서 힘든 일을 하는 노예들은 몸을 자주 씻어야지요.

 

하지만 그들도 수건으로 때를 박박 밀 필요는 없어요.

 

비누칠 한두 번 하고 깨끗한 물로 잘 씻으면 됩니다.”

 

유타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나는 어렸을 때 엄마가 때를 안 밀면 안 된다고 하셨는데요.

 

그래서 목욕탕에서 때를 한번 밀고 뜨거운 물에 들어갔다 나오면 또 때를 미시면서 아직도 이렇게 때 나오는 거 봐라!’ 하셨는데.”

 

대부분 그렇게 알고 있지요.

 

하지만 때를 박박 밀면 피부가 상하는 지름길이고 때 민 후에 더 가렵고 염증도 생길 수 있어요.

 

특히 진흙을 바르기 전에 때를 미는 것은, 화살이 쏟아지는데 방패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 그렇군요. 오늘은 한번 때를 밀지 말아 봐야겠네요.”

 

루브리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배 중앙에 위치한 왕비의 선실을 향했다.

 

청동 갑옷을 가슴에 두르고 긴 창을 손에 든 경비원 2명이 그녀를 보고 아무 말 없이 왕비의 선실 문을 열어주었다.

 

안에 있던 시녀장도 곧바로 왕비의 침실로 그녀를 안내했다.

 

헤로디아는 일어난 지 얼마 안 된 듯 분홍색 잠옷 차림으로 침대 옆 작은 책상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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