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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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284화 ★ 진실한 친구

wy 0 2024.05.01

감옥 안의 아침은 한동안 서로 아무 말이 없었다.

 

목숨을 건졌다는 기쁨의 감격이 희망찬 석방으로 연결된 것은 잠시뿐, 다시 언제 나갈지 모르는 암울한 하루가 바라바에게 시작된 것이다.

 

인간의 감정은 미묘한 것이라 작은 일에 더욱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기 어렵다.

 

요남은 어두운 구석에서 웅크리고 다시 지네를 잡기 시작했고, 그런 모습도 바라바의 눈에는 현실의 비참함을 새롭게 각인시켰다.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살몬의 목소리가 들렸다.

 

바라바 님은 여하튼 곧 나갈 거니까 나간 후에 면회는 금방 와야 합니다.”

 

, 그럼요.”

 

바라바의 대답이 힘이 없었다.

 

내가 여기 들어와 보니 참 이상한 점이 있어요.

 

밖에 있을 때 자주 만나고, 경제적 도움을 준 사람들은 안면몰수하고 면회는커녕 서신도 보내지 않아요.

 

반면에 별로 가깝게 지내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면회도 자주 오고 내 걱정을 많이 해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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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몬이 잠시 긴 숨을 내쉰 후 계속 말했다.

 

생각해 보면 이상할 것도 없지요.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거니까요.

 

그 사람들이 나에게 접근한 것이 처음부터 돈이 목적인 걸 몰랐어요.

 

시련은 인간에게 진실한 친구를 알려준다.’라는 말이 있는데 맞더군요.

 

여기 안 들어 왔으면 그런 사람들이 끝까지 좋은 친구인 줄 알았을 테니 참 끔찍한 일입니다.”

 

바라바가 머리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면 그동안 주위에 있던 동료들은 모두 한결같고 좋은 사람들이었다

 

아몬, 헤스론은 물론 나발이나 얼마 전 만난 호란까지.

 

그들을 생각하니 어서 나가고 싶은 마음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때 식구통에서 간수의 목소리가 크게 들렸다.

 

바라바 예수, 출소 지시가 떨어졌소.

 

시간은 오늘 오전 10시 정각이고 10분 전에 문을 따러 올 테니 개인 소지품 잘 챙기고 대기하시오.”

 

모든 시선이 바라바에게 집중되었다.

 

잘못 들은 것 같지는 않았다.

 

간수가 살몬과 친하니 아침부터 농담을 하는구나 생각했다.

 

살몬이 식구통으로 가서 간수와 몇 마디 대화하더니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자리로 돌아왔다.

 

축하합니다. 석방입니다.

 

고소가 취하되었다네요.”

 

어리벙벙한 바라바가 자신의 귀를 잠시 의심했다.

 

, 정말 잘 되었습니다.

 

빨리 살몬 님 면회 오셔야겠어요. 하하.”

 

요남이 자기 일처럼 반기며 너스레를 떨었다.

 

하루 사이에 또 운명이 바뀐 것이다.

 

가슴이 뛰기 시작했고 눈앞이 서서히 밝아졌다.

 

틀림없이 루브리아가 밖에서 다시 작용을 한 것이리라.

 

이제 곧 그녀를 보게 된다는 생각을 하니 그동안 너무나 오랜 세월 떨어져 있은 듯했다.

 

날짜로 치면 두 주도 안 되는 시간이었다.

 

곧 나갈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곧 나갈 줄은 몰랐어요.”

 

이삭의 차분한 목소리가 계속 들렸다.

 

하나님은 역시 바라바 님을 깨진 접시처럼 놔두지 않으시네요.

 

정말 우리 모두 감사한 일입니다.

 

여기서 서로 지녔던 작은 사랑들이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기를 바랍니다.

 

언젠가 또 만나게 될 거예요.”

 

, 이삭 님, 저도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작지만 순수한 서로 간의 사랑은 어떠한 감옥도 뚫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을 만나서 행복했습니다.”

 

바라바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려 나왔다.

 

 

 

 

어제 오반이 엄마의 점성술 실력에 대단히 놀랐어요. 호호.”

 

안식일 아침 식당에 모인 누보 일행은 모두 웃음이 가득했다.

 

그래. 나중에 자신의 별자리를 봐 달라고 다시 올지 모르지. 하하.”

 

앞으로 유리씨는 로마의 대극장에서 연극배우로 데뷰해야겠어요.”

 

여로암이 감탄한 목소리로 말했다.

 

처음에는 연극을 하려고 했는데 나중에 말을 하다 보니 오반이 정말로 불쌍해지면서 도와주고 싶더라고요.

 

그동안 우리를 늘 한 발짝 먼저 피해 도망 다니며 속 썩인 마음도 많이 풀리고요.”

 

두스가 주문을 받으러 와서 카잔과 눈이 마주치자 한쪽 눈을 찡긋하며 말했다.


어젯밤 디저트 많이 드셨지요?”

 

, 어제 할 일이 많아서 별로 못 먹었네.”

 

카잔의 대답에 두스가 자기만 안다는 듯한 웃음을 살짝 짓고 물러났다.

 

오반은 그럼 유리씨를 대단히 고마워했겠네요.”

 

누보가 궁금한 듯 물었다.

 

그럼요. 오반이 마나헴에게 끌려갈 것을 두려워 하고 있어서 ‘우리가 오반을 잡았는데, 오는 길에 그가 처벌을 두려워했는지 그리심 산 계곡에서 갑자기 뛰어내렸다라고 마나헴에게 말하겠다고 했지요.

 

밧줄을 풀어주고 보낼 때 은전도 몇 개 주었어요.

 

오반이 그걸 받으며 눈물이 글썽하더군요.”

 

내가 그 광경을 봤어야 하는데.”

 

누보 씨가 있었으면 오반의 머리가 너무 복잡해져서 진짜 계속에서 뛰어내릴 거예요. 호호.”

 

두스가 큰 쟁반에 싱싱한 오렌지와 야채 스프를 가지고 와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서둘러 주방으로 돌아가려는 그에게 유리가 손짓을 했다.

 

가까이 온 두스에게 그녀가 은전 한 개를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

 

그동안 여러 가지로 수고 많으셨어요

 

이제 우리도 여기서 곧 떠날 거예요.”

 

입이 귀에 걸린 두스가 카잔을 쳐다보았다.

 

자기가 말한 민박집으로 오면 좋겠다는 신호였다.

 

하지만 유리의 질문은 다른 것이었다.

 

이 식당 주인은 누군가요?”

 

두스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작년까지는 세겜에서 금융업을 하던 분의 소유였는데 장사가 안돼서 올 초에 다른 사람에게 넘겼어요.”

 

그러니까 새 주인이 누구인가요?

 

우리가 봐서 인수할까 하는데요.”

 

, 그게 저도 아직 주인 얼굴을 못 봤는데 미트라교 부 교주가 주인이라고 해요.

 

이름이 아마 이세벨인가 그렇지요.”   

 

카잔의 콧수염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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