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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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206화 ★ 사마리아가 지름길

wy 0 2023.08.02

 루브리아의 상태가 변동이 없자, 탈레스 선생이 새벽에 마차를 타고 욥바 항구로 떠났다.

 

안식일이라 어떨지 모르지만, 구할 것이 구해지면 저녁에라도 돌아오겠다고 했다.

 

선생이 출발한 후 사라도 가버나움으로 떠나면서 루브리아의 손을 꼭 잡았다.

 

언니, 걱정하지 마시고 잠시만 쉬고 계세요제가 내주 수요일까지 꼭 독수리 깃발을 가지고 올게요.’ 속으로 그런 말을 했는데 루브리아의 손이 아주 살짝 사라의 손을 잡는 느낌이 들었다.

 

눈은 감고 있지만, 그녀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했다.

 

사마리아 쪽으로 가실 거지요?”

 

유타나가 물었다.

 

그럼요. 그래야 한나절은 절약되지요.”

 

로벤이 마차를 잘 모는 동료를 데리고 온다고 했으니, 사마리아를 통과해서 가면 오후 2~3시에는 가버나움에 도착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럼 유타나 혼자서 당분간 수고해야겠어요. 빨리 다녀올게요.”

 

. 이거 걸치고 가세요. 사마리아 그리심 산 계곡을 통과하려면 지금도 추울 거예요.”

 

유타나가 어제 로벤에게 받은 상아색 목도리를 건네주었다.

 

사라가 순간 망설이다 받아서 목에 걸쳤다.

 

로비로 내려가니 로벤이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제 친구 네리에요. 마차를 아주 잘 몰아요.”

 

인사를 꾸뻑하는 네리의 하얀 얼굴이 붉어졌다.

 

반가워요. 잘 부탁해요.”

 

처음 뵙겠습니다.”

 

순박한 시골 청년 티가 났다

 

아침이라 예루살렘 성문을 빠져나가는 마차는 거의 없었고 길도 뻥 뚫렸다.

 

돌아가지 말고 사마리아 세겜을 통과해서 지름길로 가요.”

 

. 알겠습니다.”

 

앞 마부석에서 네리가 큰소리로 대답했다.

 

사마리아 산에 가끔 강도들이 나온다던데 괜찮을까요?”

 

옆에 앉은 로벤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시간이 워낙 단축되니까.

 

또 건장한 청년이 두 명이나 있으니 문제없겠지요. 호호.”

 

그녀의 말에 로벤이 아무 말이 없었다.

 

사라는 갑자기 미사엘의 부드럽고 침착한 모습이 떠올랐다

 

이런 때 그가 옆에서 지켜주면 든든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이번 여행에서 그의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나발이 탈출했다는데 미사엘 님은 알고 계실지...

 

가버나움에 가자마자 미사엘 님부터 만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길은 막히지 않았고 도시로 들어가는 유월절 순례자들도 안식일이라 많지 않았다.

 

저는 태어나서 사마리아 지역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나도 몇 년 전에 한 번 지나가 보고 요즘은 안 와 봤어요

 

우리 마차가 쌍두마차라 강도들이 쉽게 못 덤빌 거예요.

 

안에 남자들이 여러 명 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나중에 그리심 산 계곡을 지날 때 커튼을 닫는 게 좋겠지요.”

 

, .”

 

로벤이 안도하는 듯했다

 

사실 사라도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예루살렘에 하루 일찍 화요일까지는 돌아오고 싶었다.

 

그러려면 적어도 가는 시간만큼은 단축해야 오늘 하루가 반은 활용된다.

 

부드러운 감촉의 목도리가 목을 감싸고 있음을 느끼며 바라바 오빠의 체온을 느꼈다.

 

아침을 안 먹어 시장하지요?”

 

사라가 오렌지를 로벤에게 주었다.

 

괜찮습니다. 원래 아침 안 먹습니다.”

 

그래도 하나 먹어 둬요. 아주 잘 익었는데.”

 

사라가 먼저 껍질을 까서 한 입 먹었다.

 

, 감사합니다.”

 

달콤하고 새큼한 냄새가 퍼져 나왔다.

 

마차는 베다니와 여리고를 지나 요르단 강 계곡의 평지를 신나게 달리고 있었다.

 

 

 

안나스 마나헴 collage.png

 

제사장님, 제가 어제 드디어 바라바를 체포했습니다.”

 

마나헴이 안나스에게 보고하는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 잘했네. 역시 그동안 애쓴 보람이 있구먼. 허허.”

 

그런데 알고 보니 그놈이 지난번 그놈이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안나스 제사장의 혈색 좋은 얼굴에 미소가 걷혔다.

 

마나헴이 주위를 한 번 살핀 후 소리를 낮추었다.

 

예전에 제가 불을 질렀던 요셉의 가게에서 잡아 왔던, 요셉의 아들놈이었습니다.

 

그때도 그놈이 바라바가 아닌가 하고 의심을 했었는데, 왕비님께서 아니라고 하셔서 풀어 준 일이 있었지요.”

 

안나스가 보일 듯 말 듯 고개를 끄덕였다.

 

, 그랬었지그놈이 틀림없이 바라바인가?”

 

, 놈을 잘 아는 동료가 확인했고 본인도 인정했습니다.”

 

이상하네... 왕비님이 그런 착각을 하실 분이 아닌데.

 

여하튼 그런 일은 우리 둘 외에는 아무도 모르도록 하게.”

 

, 명심하겠습니다.

 

그놈을 잡는 과정에서 제가 다 잡았는데 마지막에 칼로스 천부장이 현장에 나타났습니다.

 

혹시라도 자기네가 잡은 거라고 우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안나스는 마나헴의 마음을 금방 들여다보았다.

 

걱정하지 마시게

 

유월절 끝나면 내가 헤롯 전하께 말씀드려서, 자네를 정식 성전 경비대장으로 발령이 나도록 하겠네.”

 

감사합니다. 대제사장님.”

 

마나헴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깊숙이 절을 하고 다시 앉았다.

 

그리고 이번 체포과정에서 우리 경비대원 중 다친 사람이 있습니다.

 

우르소라는 대원인데 목을 심하게 다쳐서 당분간 유급휴가를 주겠습니다.”

 

이번에도 안나스가 즉시 응답했다.

 

그래, 지난번 주기로 한 포상금도 곧 주도록 하겠네.”

 

감사합니다. 이번 작전에 동원된 모든 대원에게 나누어 주겠습니다.”

 

아침 일찍 안나스 제사장을 만난 것은 다행이었다.

 

사위인 가야바에게 어제 일을 보고 받기 전에, 미리 이러한 일들을 다짐받기 위해 새벽부터 안나스의 사무실에서 기다린 것이다.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

 

마나헴이 일어나려는데 안나스의 손이 그를 저지했다.

 

요즘 나바테아 왕국이 심상치가 않아

 

만약 그 나라와 전쟁이 나면 어디가 이길 것 같은가?”

 

전쟁요? 나바테아의 아레타스 왕이 쳐들어오나요?”

 

아무래도 그럴 것 같아. 그 나라 군대가 막강하다고 그러던데.”

 

안나스의 퉁퉁한 얼굴이 수심을 감추지 못했다.

 

나바테아 다운로드.jpg

 나바테아 왕국 - 빨간색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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