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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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196화 ★ 마리아와 막달라 마리아

wy 0 2023.06.28

 

 유타나 일행이 아직 오지 않았지?”

 

시몬의 집 마당에서 식사를 하던 살로메가 아들 요한에게 넌지시 물었다.

 

, 오늘 무슨 재판이 있어서 혹시 못 오면 내일 온다고 했어요.”

 

, 그래. 그래도 오늘 오는 게 좀 나은데

 

아무래도 내일은 안식일이라서.”

베다니의 나병환자 시몬의 집은 점점 모여드는 사람이 늘어났다.

 

요즘은 예수 선생이 다윗의 자손이라는 소문이 기정 사실화되었고, 이제 곧 새로운 나라가 세워질 때 그의 주위에 있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은 예수 선생이 밖으로 나와 산책이라도 하면 다윗의 자손 예수여라고 외쳤다.

 

그들을 바라보는 선생의 눈은 맑고 깊었으나 이상하게 슬퍼 보였다.

 

제자들도 분위기가 점점 달아오르자 선생이 했던 말씀을 거의 기억하지 못했다.

 

군중의 열광에 취한 제자들은 이번에는 선생이 그들의 기대에 응하리라 생각했다.

 

새롭게 솟아오르는 희망이 제자들의 핏줄에 꿈틀거렸다.

 

선생을 도와야 한다고 늘 칼을 지니고 다니는 베드로가 새 신발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분주히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다녔다.

 

베드로가 좀 너무 나대는 것 같구나.

 

지가 선생님의 수제자라고 자랑하고 다닌다지?”

 

살로메가 못마땅한 듯 말했다.

 

저분 성격이 좀 그렇지요. 선생님께 야단도 많이 맞아요.”

 

“음, 지금도 겉옷을 입지도 않고 저렇게 돌아다니네

 

여자들도 많은데 예의 없이

 

겉옷이 없어서 그래요

 

팔아서 칼을 샀어요.”

 

칼만 가지고 다니면 뭐하니

 

선생님의 사랑을 받아야지.

 

우리가 가낫세 변호사까지 만난 걸 나중에라도 아시면 너를 더욱 든든해 하실 거다.”

 

화창한 봄 날씨가 며칠 계속되더니 이제 한낮에는 햇볕이 따갑다

 

올해는 유난히 더위가 빨리 찾아오는 성싶었다.

 

, 저기 누가 오는데 그 사람들인가 보다.”

 

살로메가 시몬의 집을 향해 걸어 들어오는 여성들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리아 m마리아 야고보 collage.png

 

아니에요, 어머니. 이모님이 오시네요.”

 

눈이 밝은 요한이 멀리서도 예수 선생의 어머니 마리아의 얼굴을 알아냈다.

 

언니가 오시는구나.”

 

, 야고보 형님도 뒤에 오시네요.”

 

그러고 보니 막달라 마리아와 수산나가 그들을 맞이하러 집 앞에 있다가 같이 들어오고 있었다

 

살로메와 요한이 냉큼 다가갔다.

 

어서 오세요. 언니. 날씨가 좀 덥지요?”

 

, 그래. 그동안 잘 지냈니

 

사람들이 꽤 많이 모였네.”

 

, 예수 선생의 명성이 예루살렘에까지 많이 퍼졌어요.”

 

마리아는 그 말에는 별 대꾸를 안 했다.

 

"사람들 밥과 뒤치다꺼리만 해도 큰일이구나."

 

, 막달라 마리아와 수산나가 고생이 많아요.”

 

살로메의 말에 수산나가 빙긋 웃었다

 

요한도 사촌 형에게 인사를 했다.

 

야고보 형님, 여기 찾기는 어렵지 않았지요?”

 

그럼, 베다니에서 유명한 집이더라.”

 

대답하는 야고보의 이마에 땀이 흘렀다.

 

언니, 얼른 좀 씻으시고 예수 선생께 가시지요.”

 

, 우선 좀 씻어야겠어

 

우리가 온 걸 반가워나 할는지 모르겠네.”

 

옆에서 그들의 짐을 들고 서 있던 막달라 마리아가 입을 열었다.

 

그럼요, 어머님. 선생님이 가족 생각을 왜 안 하시겠어요.”

 

내가 왜 너의 어머니니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오해한다.”

 

그녀의 까칠한 대꾸에 막달라 마리아의 고개가 숙어졌다.

 

 

 

 

사면은 누가 해 주시나요?”

 

바라바가 천부장에게 사면에 대해 질문을 했다.

 

사면에는 특별사면과 일반사면이 있는데, 특별사면은 총독께서 해 주시고 일반사면은 산헤드린 의회의 결의를 거쳐 헤롯 왕이 하지요.

 

바라바의 경우는 일반사면으로 통과되기는 어려울 거요.

 

마침 지금이 유월절이니까 특별사면은 기대할 수 있겠고, 독수리 깃발을 찾는다면 그 가능성이 더 커지겠지.”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듣고 있는 바라바에게 칼로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내가 보기엔 당신은 지금 사형을 당하기에는 너무 젊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은 사람 같소.

 

결혼은 아직 안 했소?”

 

바라바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번에 만약 생명을 구하게 되면 새로운 삶을 사는 게 어떻겠소.

 

아름다운 신부를 맞아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이 좁은 유대 땅을 떠나 넓은 곳에서 더욱 큰 포부를 펼쳐보시오.

 

로마에 가서 공부하고, 세계를 움직이는 그 도시에서 다시 시작하는 거요.”

 

천부장이 마치 루브리아와 바라바가 했던 대화를 엿듣기라도 한 것 같았다.

 

그렇게 되도록 내가 도와줄 테니 독수리 깃발을 찾는 방법을 생각해 보시오.”

 

말씀은 고맙습니다만, 저 혼자 살려고 동료들을 배신하는 거 아닌가요?”

 

아니지. 아까 말했듯이 총독께서 여기 오래 계셔야 여러분의 청원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요.

 

나중에 동료들에게 설명하면 다 이해할 거요

 

빨리 깃발을 찾아야 해요.”

 

어차피 그런 청원이 확정되려면 우리 측 대표가 로마에 가서 직접 황제를 만나야 하지 않을까요?”

 

좋은 생각이긴 하지만, 그것도 여기 총독이 찬성해야지.

 

, 그런 대표로 당신이 겸사겸사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소

 

물론 그 전에 총독 각하의 특사를 받아 사형집행을 면해야지요.”

 

천부장의 설득에 진정성이 느껴졌다.

 

바라바가 입을 꾹 다문 시간이 길게 느껴졌으나 천부장도 침묵했다.

 

나발이 직접 깃발을 처리하지는 않았고 그의 친구 몇 사람이 했는데 그들과 연락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라바의 말에 천부장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들이 누구요?”

 

나발의 친구들인데 그중 가버나움에서 점성술을 하는 여자가 깃발의 행방을 확실히 알고 있을 거예요.”

 

천부장의 얼굴이 조금 가깝게 다가왔다.

 

바라바가 말을 멈추자 천부장도 다시 자세를 뒤로 물렸다.

 

제가 그녀의 집을 알려드리기 전에 몇 가지 약속을 확실히 해주십시오.”

 

아까 말한 잡힌 동료들은 깃발을 찾는 대로 풀어 주겠소. 또 뭔가요?”

 

깃발을 가져간 동료들도 처벌하지 않고 모두 없던 일로 해 주세요.”

 

, 그건 좀 문제가 있는데.”

 

칼로스가 난처한 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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