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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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115화 ★ 배신감 느끼는 아셀 당수

wy 0 2022.09.18

[크기변환]아셀 칼로스 collage.png

 

감방문이 열리고 처음 보는 사람이 아셀 당수 앞에 나타났다.

 

복장을 보니 로마 천부장이었다.

 

저는 총독 각하의 부속실장 칼로스 천부장입니다. 고생이 많으시지요?“

 

이제 석방되는 건가요?”

 

아셀의 기대 섞인 질문에 이목구비가 뚜렷한 천부장의 입가에 냉소가 흘렀다.

 

내일 대규모 시위가 있을 텐데 석방이 될 리가 없지요.”

 

아셀의 진하고 긴 눈썹이 올라갔다.

 

시위라니요? 누가 시위를 합니까?”

 

열성당이지요. 그들 말고 누가 있나요.”

 

아셀은 처음에 자신의 귀를 의심했지만, 로마 천부장이 이런 거짓말을 하러 여기에 들어올 리는 없다.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었다.

 

바라바가 나를 우습게 알고 시위를 강행하는 것이다.

 

어쩌면 나를 아주 감옥에서 못 나오게 하려고, 일부러 시위를 더 크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시위 인원은 얼마나 됩니까?”

 

질문하고 보니 아셀은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졌다.

 

질문할 사람과 대답할 사람이 바뀐 것이다.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최소한 3천 명은 될 겁니다.”

 

상당히 큰 규모이고 그 정도라면 외부에서 누군가 자금 지원을 해줘야 한다.

 

아무 말을 하지 못하는 아셀에게 천부장이 입을 열었다.

 

사실 우리는 아셀 님이 시위하지 말라는 지시를 했던 것을 알고 있습니다.

 

주요 인물의 면회는 우리 요원이 밖에서 대화 내용을 다 기록하니까요.

 

그래서 우리도 처음에는 시위가 없을 줄 알았습니다.”

 

아셀은 점점 더 자존심이 상했다.

 

천부장이 거짓말을 할 리는 없고, 이렇게 감쪽같이 나를 속일 수가 있다니, 미사엘도 저쪽 편에 붙은 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 나한테 원하는 게 뭡니까?”

 

아셀의 목소리에 저절로 노기가 배였다.

 

아셀 님에게 지금 돌아가는 바깥 상황을 알려주는 겁니다.

 

부하들에게 배신당한 것도 모르고, 감옥에서 평생을 보내기에는 그동안 아셀 님이 살아오신 삶이 너무 아까워요.”

 

아셀은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조금 숙인 채 묵묵히 듣고 있었다.

 

우리는 아셀 님이 시위를 반대하는 것을 듣고, 역시 열성당에 아셀 님만한 분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진정으로 유대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바른길을 걷는 사람은 아셀 님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짧지만 깊은 신음이 아셀의 입에서 새어 나왔다.

 

그동안 여러 사람이 자기가 유대 민족의 메시아다, 구세주다라며 순박한 백성을 곤궁에 빠뜨렸지요.

 

그런 엉터리 선지자들은 모두 붙잡혀 돌에 맞아 죽거나 십자가에 매달렸어요.”

 

그래서요?”

 

이제 선량한 민중들을 선동하는 몇 명만 더 잡아내면 되는데, 아셀 님께서 그런 놈들을 제거하신 후 저희와 같이 큰일을 도모하시는 게 어떠실까요?”

 

큰일이라니요?”

 

천부장이 혀로 입술을 한 번 적시고 말을 이어 나갔다.

 

그동안 열성당은 제도권 밖에서 시위만 했는데, 이제 그 세력을 로마가 인정하고 합법적으로 산헤드린 의회에 초대하려 합니다.

 

아셀 님이 바로 산헤드린 의회 의원이 되시는 거지요.”

 

아셀의 입이 살짝 벌어졌다.

 

 

 

 

유리는 어제 온종일 집에 붙어 있었다.

 

마나헴도 그녀를 찾지 않았다. 오늘은 시장에 가는 날이라 나갈 준비를 하였다.

 

엄마, 시장 가는 길에 나발 님 만나고 올게.”

 

오늘은 엄마가 시장에 가고 너는 다음에 가는 게 좋겠는데

 

어휴, 어제도 종일 답답해서 혼났는데 오늘 그냥 다녀올게요.”

 

그럼 조심해서 빨리 다녀와라. 항상 뒤를 잘 살피며 다니고.”

 

유리가 화장도 안 한 얼굴로 마나헴의 방으로 들어가니, 방에 있던 우르소가 밖으로 나갔다.

 

시장에 다녀올게요.”

 

그녀가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은 맛있는 거 좀 많이 사와요. 내가 좋아하는 양고기도.

 

그리고 어머니에게 얘기하려 했는데, 유월절 지나고 보름 안에 좋은 날짜를 골라 달라고 부탁해요.”

 

네 알겠습니다.” 

 

유리가 공손히 대답하며 마나헴의 책상을 보니 그가 좋아하는 인도 시인의 시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나는 내주에 예루살렘에 잠깐 갔다가, 유월절 끝나면 곧 돌아올게.

 

이번 결혼 날짜 잡히면 무슨 일이 있어도 그날 우리 유리를 내 신부로 만들어야지. 하하.”

 

내주 언제 예루살렘 가시나요?”

 

, ?”

 

, 미리 시장 거리 준비하려고요.”

 

내주 월요일에는 가야 해. 빨리 갔다가 빨리 와야지 하하.”

 

기분 좋은 마나헴에게 허락을 맡고 집을 나선 유리가 일부러 시장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돌았다.

 

따라오는 사람은 없었다.

 

시장에 먼저 갈까 하다가 바구니를 든 모습으로 나발을 만나기 싫어서 광장호텔로 발길을 돌렸다.

 

마나헴이 내주 월요일 내려간다니 이사는 그때 가면 될 것이다.

 

엄마와 일단 같이 몸을 피한 후 시간을 좀 두고, 나발과 올해 안에 결혼하는 것이다.

 

마나헴이 찾을 수 없게 이름도 바꾸고, 티베리아 같은 큰 도시로 가면 작전 끝이다.

 

유리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광장호텔로 들어갔다.

 

로비에서 나발의 친구를 만났다.

 

안녕하세요. 저 기억하시죠?”

 

유리가 나발의 이름을 언급하기도 전에 그가 말했다.

 

그럼요. 나발이 지금 위에 있는데 내려오라 할게요.”

 

유리는 화장을 좀 더 하고 올 걸 하고 후회하였다.

 

호텔 2층에서 밖을 내다보던 카잔은 유리가 길가에서 안으로 걸어들어오는 모습이 보이자 무척 반가웠다.

 

옷을 걸치고 막 내려가려다 창문으로 밖을 한 번 더 내다보았다.

 

검정 옷을 입은 덩치 큰 사내 두 명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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