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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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110화 ★ 효도하는 단 한 가지 방법

wy 0 2022.08.31

집에 돌아오니 어머니가 반색을 하며 누보를 반겼다.

 

“아이고, 이 녀석아. 이번엔 정말 큰일 난 줄 알았다. 

 

도대체 왜 이렇게 안 들어온 거니?”

 

“죄송해요 엄마, 어떻게 그렇게 되었어요. 이제 이런 일 없을 거예요.”

 

“그래야지, 밥은 제대로 먹었고?”

 

어머니의 말에 누보의 눈가에 눈물이 살짝 괴었다. 

 

역시 밥 먹었냐고 물어보는 사람은 어머니밖에 없다. 

 

누보는 눈을 꿈벅이며 눈물이 안 나오게 하고 말했다.

 

“그럼요. 밥은 잘 먹고 다녀요. 그동안 누구 온 사람 없었어요?”

 

“네 친구 나발이가 왔었다. 하도 걱정이 돼서 네가 놓고 간 은전을 보여주었지.”

 

“아니, 그런 건 왜 보여주셨어요. 

 

이제부터 제가 드리는 돈은 절대 다른 사람 보여주지 마세요.”

 

누보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응, 알았다. 나는 혹시 그거 보여주면 네가 어디 있는지 알라나 하고.”

 

누보는 물을 한 잔 마시고 앞마당으로 나가 보았다. 

 

무화과 아래 묻어둔 자리는 이제 거의 표시가 나지 않았다. 

 

흐뭇한 마음으로 방에 들어와 어머니에게 말했다.

 

“엄마, 우리 이제 좋은 집으로 이사 가요.”

 

“이사? 돈이 있어야 이사를 하지.”

 

“돈 걱정은 마세요. 내일부터 시장에도 나가지 마시고 집 좀 보러 다니세요. 

 

방 3개에 창문도 있는, 밝고 공기 잘 통하는 집으로 알아보세요.”

 

“방이 3개? 그런 집이 얼마나 비싼지 알고나 하는 소리니?”

 

“그럼요. 잘 알아요. 동네도 여기서 좀 떨어진 곳이면 좋겠어요.”

 

“그래도 방은 2개면 되잖아.”

 

“이제 저도 결혼하여 가정을 꾸려야지요. 어머니도 며느리 효도 좀 받으시고요.”

 

“호호, 말로만이라도 듣기 좋구나. 어디 마음에 둔 여자라도 있니?”

 

“아직 없지만 돈이 있으니까, 이제 곧 마음에 드는 여자를 고를 수 있어요.”

 

누보가 어깨를 펴며 말했다.

 

“너 그 돈 어디서 훔쳐 온 거 아니니?”

 

걱정과 의혹의 눈빛이 누보의 얼굴에 꽂혔다. 

 

누보가 얼른 대답을 안 하자 엄마가 계속 말했다.

 

“누보야, 너 지금이라도 그 돈을 주인에게 돌려줘라. 

 

집도 좋지만 불안해서 다리를 펴고 잘 수가 없다.”

 

“엄마는 내가 얼마나 힘들게 번 돈인데 그런 김 새는 소리를 하세요. 

 

그런 돈 아니니까 어서 이사할 준비나 하세요.” 

 

누보가 언성을 높였다.

 

“자꾸 걱정하셔서 말씀드리는데, 제가 지금 하는 일은 우리 민족의 독립과 관계된 일이에요. 

 

그래서 간혹 집에도 못 들어와요. 아시겠어요?”

 

엄마를 야단치듯 몰아세운 누보의 어깨가 흥분으로 떨렸다.

 

“아이고, 독립운동도 좋지만, 집에는 매일 들어와라.”

 

누보는 갑자기 피곤이 몰려와 방바닥에 벌렁 누웠다. 


[크기변환]누보, 엄마, 나발, 카잔 collage.png

 

광장호텔에 같이 간 카잔에게 나발이 방을 하나 구해주었다.

 

“우선 며칠 여기 계시면서 푹 좀 쉬세요. 누보가 아마 내일쯤 나타날 거예요. 

 

호텔비 계산은 걱정마세요. 제가 벌써 다 했습니다.”

 

“고맙소, 덕분에 좋은 호텔에 다 묵네요.”

 

“무슨 말씀을요, 그때 안 도와주셨으면 누보 대신 제가 지금 헤롯의 지하 감옥에 갇혀 있겠지요 하하.”

 

“그 시꺼먼 황소 같은 놈은 도대체 누구요? 

 

나도 여태껏 험난한 세월을 살았는데 그런 괴물은 처음 봤소.”

 

“저도 너무 놀랐어요. 마나헴이 새로 고용한 경호원 같아요.”

 

나발은 카잔에게 마나헴이 어떤 인물인지 그리고 열성당과 어떤 악연이 있는지를 설명해 주었다.

 

“이야기를 자세히 들으니 누보가 이번에 정말 큰일을 했군요.”

 

“네, 그럼요. 그런데 누보가 그 독수리 깃발을 밖으로 가지고 나왔나요?”

 

“아마 근처 어디다 숨겨 놨을 거요. 너무 커서 가지고 나오는 건 무리지요.”

 

“아, 네. 그리고 누보가 황제의 얼굴이 새겨진 은전을 가지고 나왔지요?”

 

“글쎄,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요. 무슨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나요?”

 

“아닙니다. 여하튼 빌라도가 엄청 화가 나 있겠습니다. 하하.”

 

나발이 얼른 화제를 바꾸었다.

 

“근데 빌라도가 워낙 성품이 포악하고 간교해서 순순히 이쪽 요구를 들어줄지….”

 

“그렇긴 해도 독수리 깃발이 없어진 걸 로마에서 알면 큰일이니까 빨리 수습하려 하겠지요.”

 

나발의 목소리에 자신이 넘쳤다.

 

 “카잔 님은 이번에 이렇게 저희와 인연을 맺으셨는데, 앞으로 별 계획이 없으시면 같이 일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오늘 보여주신 실력이 아까운데요.”

 

“고마운 말씀이지만, 나는 사마리아로 가서 살 계획이오. 찾을 사람도 있고….”

 

“아, 저는 그리스 분인지 알았어요.”

 

“어머니가 그리스 사람이라 그리스 말을 잘하지요.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지만, 그래도 사마리아가 고향이라 거기서 살고 싶네요. 

 

나이도 벌써 40이 넘었고….”

 

나발을 힐끗 보고 카잔이 이어 나갔다.

 

“내가 위험을 무릅쓰고 누보에게 협조한 이유가 뭔지 압니까?”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요.”

 

눈을 몇 번 끔벅이고 나온 나발의 대답이었다.

 

“그가 효자이기 때문이지요. 간혹 홀어머니 걱정을 하는데 내 마음이 움직였어요. 

 

효도하는 단 한 가지 방법이 있는데 뭔지 압니까?”

 

나발이 고개를 갸웃하며 잘 모른다는 표정을 하자 카잔이 말했다.

 

“100년 전에도, 100년 후에도 오직 한 가지 방법뿐입니다. ‘살아 계실 때 효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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