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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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81화 ★ 감옥에서 제일 힘든 일

wy 0 2022.05.22

머리 감옥 [크기변환]shutterstock_1948121011.jpg

 

지금도 꿈에서는 감옥에 갇혀 있을 때가 많았다.

 

이건 꿈이니까 깨나면 돼. 나는 풀려났어라는 생각을 하면 잠에서 깨고, 그 생각을 못 하면 계속 갇혀서 아침에 깰 때까지 감옥에 있었다.

 

미사엘이 지난번 감옥에 들어간 건 두 번째였다.

 

처음에는 1년 넘어있었고 지난번에는 사무엘 님 덕택으로 반년 만에 나왔다.

 

감옥은 나가는 맛으로 들어 온다라는 말이 있지만, 그건 들어온 후의 얘기고 일단 감옥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은 없다.

 

처음에 들어갈 때는 멋모르고 들어가서 고문도 당해 보고 굶기도 해 봤다.

 

한두 달 지나니까 처음에 전혀 생각 못 한 감옥살이의 큰 어려움이 있었다.

 

바로 언제나 누가 옆에 있다라는 것이다.

 

온종일 잠시도 혼자 있을 수 없다는 것은 대단히 힘든 일이었다.

 

보통 서너 명이 한방에 있는데, 외부 조사나 면회 등의 일로 간혹 다른 사람들이 모두 감방을 비워서 혼자 있게 되면 저절로 휴~ 하고 긴 숨이 나온다.

 

아무도 나를 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내 몸이 알고 쉬는 한숨이다.

 

지금도 자다가 몸을 뒤척일 때 남이 깰까 봐 조심해서 살살 움직이다가 , 나 혼자이지?’ 하는 생각에 긴 숨을 쉬고 또 자게 된다.

 

발에 묶인 쇠사슬도 없는지 무심코 발을 들어보기도 한다.

 

다만 옆에서 자는 사람이 앞으로 사라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은 접었다.

 

사실 그녀의 행복을 위해서는 위험한 열성당 일을 하는 것보다 로마에 가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아름다운 꿈을 꾸다 중간에 깬 것처럼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다.

 

이제 내가 할 일은 이번 시위를 가능한 별 피해 없이 그러나 열성당의 힘을 충분히 보여 줄 수 있게 진행하는 것이다.

 

장소는 티베리야의 헤롯왕 별궁 앞이고 동원 인원은 약 천 명 정도 될 것 이다.

 

아셀 단장이 직속으로 거느리는 당원들이 오백 명 정도, 미사엘과 나머지 사람들이 나머지 반을 책임지기로 했다.

 

이 정도면 헤롯 왕도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거행 일시는 한 달 후인 2월 중순쯤으로 아셀 당수와 협의를 했다.

 

오늘따라 이른 새벽에 잠이 깬 미사엘은 동네 산책을 하러 나갔다.

 

아직 어두컴컴하지만, 곧 호수 동쪽에서 해가 뜰 것이다.

 

벌써 벌겋게 저쪽에서 새로운 날을 맞을 준비를 하는 환한 빛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쌀쌀한 호수 바람이 미끄러지듯 불어와 미사엘의 턱수염을 흔들었다.

 

갈릴리는 어릴 때 자라던 유대광야에 비하면 얼마나 축복받은 곳인가.

 

올리브 나무와 무화과 나무가 무성하여 사람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갈릴리 호수에는 고기잡이 배가 늘 떠 있다.

 

그 너머 양 떼가 풀을 뜯는 완만한 언덕은 이곳을 온화하고 평화롭게 만든다.

 

그러나 여기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그렇지는 않았다.

 

아름다운 자연과 달리 이 호숫가에는 이웃 사람이나 가족에게 버려진 병자나 가난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지난번 감옥에 있을 때 옆에 묶여 있던 사람이 한 얘기가 기억이 났다.

 

예수라는 랍비가 어느 날 이곳 언덕에서 여러 사람을 모아 놓고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라고 했다는데 그 말이 마음에 와닿더라는 것이다.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물었더니 처음에는 자기도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가난하면 마음을 비우고 하나님의 손길을 기다리는 겸손한 사람이 되니까 복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했다.

 

그럴듯하긴 하지만, 너무 나약한 생각이고 그냥 가난한 사람을 위로하기 위한 말로 들렸었다.

 

어떤 사람은 예수가 그냥 가난한 사람이 아니고,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라고 했다며 에세네파가 이런 말을 쓰니 예수는 에세네파라고 결론 짓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여하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예수라는 사람이 가난한 자들의 편인 것은 확실하다.

 

열성당도 서민층이 중심이 되어서 지배층과 싸우고 있으니, 공동의 적을 가지고 있는 동지라고 생각되었다.

 

이제 막 오늘의 해가 호수 위로 둥실 떠올랐다.

 

이 해가 벌써 고기를 많이 잡은 거친 어부의 손과 아침을 준비하는 여인네의 얼굴도 비출 것이다.

 

햇빛은 미사엘이 갇혀 있던 쇠창살 사이로도 들어가고, 아마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사라의 눈도 비출 것이다.

 

사라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녀의 속눈썹이 착하게 길었다.

 

아침 산책을 나선 미사엘은 오늘은 그녀의 집을 지나는 산책길을 선택했다.

 

사라가 재판을 잘 끝내고 지금쯤 돌아왔는지 궁금했다.

 

그녀의 집은 가게를 닫은 지 오래돼, 노숙하며 지내는 몇 사람이 밤이슬을 피하며 문 앞에서 자고 있었다.

 

맞은편 생선가게는 요즘 장사가 더 잘 되는지 벌써 문을 열었고 이른 시간에 손님이 드나들었다.

 

가게 종업원에게 앞집 여주인이 돌아왔냐고 묻자, 미사엘의 얼굴을 흘낏 한번 보더니 며칠 전에 온 거 같다고 했다.


주로 드나드는 뒷문 앞으로라도 한번 가 보고 발길을 돌리려고 뒤로 돌아가 문 앞에 섰다.

 

이른 시간이라 아직 단잠에 빠져있을 사라에게, 동네 회당에서 울리는 아침 종소리가 꿈결처럼 들릴 것이다.

 

문을 두드리고 인사라도 할까 하는 생각도 있었으나, 특별히 할 말도 없고 실례가 될 것 같아 뒤돌아 걸어 나왔다.

 

행여나 사라가 안에서 보고 문을 열고 나오지는 않을까 하고 속도를 늦추었으나, 발길은 어느새 골목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크기변환]미사엘 사라 1 collage.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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