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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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70화 ★ 아이스 와인과 마나헴의 비명소리

wy 0 2022.04.13

 마나헴은 결혼식을 동네 회당에서 가까운 친지들만 불러서 간단히 하기로 했다.

 

식이 끝나고도 원래는 동네를 한 바퀴 돌며,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며 신랑 신부를 축하해 주는데, 이것도 생략하기로 했다.

 

신랑의 첫 번째 결혼식도 아니고, 아무래도 유리가 유대인이 아니란 것도 작용했다.

 

간단히 식을 올리고 첫날 밤을 치른 후 예루살렘으로 유리를 데려갈 생각을 하니 마나헴은 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건강을 위해 그동안 술을 자제했는데, 오늘은 유리 모녀와 함께 저녁을 하며 기분 좋게 많이 마셨다.

 

기분이 좋아서 그런지 요즘은 무릎도 많이 나아서 목발을 짚지 않고도 짧은 거리는 걸을 수 있었다.

 

결혼식에 목발을 짚지 않고 서 있을 수 있으니 참 다행이었다.

 

저녁 식사를 끝내고 또 와인을 하였다.


아이스 와인이라는 아주 단 와인인데 로마 남부지방에서 300년 전부터 만들어 온 디저트 와인이었다.

 

유리도 전과 달리 요즘에는 무척 상냥하고, 이제 곧 마나헴을 남편으로 모실 마음의 정리를 한 것 같았다.

 

마나헴 님, 예루살렘에서는 무슨 일을 하고 오셨어요?”

 

와인을 한잔 더 그에게 따르며 레나가 물었다.

 

이제 얼마 후에 유월절이 되는데 그 전에 성전공사를 다 끝내야 해요.

 

내가 공사 총 책임을 맡아 아주 바쁜데, 결혼식 때문에 어렵게 시간을 내서 왔지요.”

 

마나헴이 약간 취한 목소리로 자랑스럽게 말했다.

 

, 그렇게 중요한 일을 하시는군요. 성전 공사 총책임자시라니 대단하시네요.

 

유리는 앞으로 마나헴 님을 더욱 존경하고 극진히 모셔야 한다.”

 

하하, 뭐 그 정도 가지고

 

아니에요. 유대민족에게 성전보다 더 귀하고 거룩한 것이 어디 있습니까? 당연하지요.”

 

사실 성전은 유대인에게는 구원의 원천이고 생명의 근원이었다.

 

모든 힘과 삶의 의미가, 속죄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인 예루살렘 성전에 있었다.

 

자신은 성전 경호와 함께 외벽을 증축하는 일을 감독하고 있지만, 다른 일은 다 끝났으니까 성전 공사 총책임을 맡고 있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술을 한잔하여 볼이 불그스레해진 유리가 마나헴을 보며 물었다.

 

이 와인은 어떻게 만들어서 이렇게 달고 맛있어요?”

 

질문하는 유리의 볼이 잘 익은 과일 같아서, 레나가 없으면 살짝 깨물어 주고 싶었다.

 

이 와인은 위험을 무릅쓰고 아슬아슬하게 수확을 한 거야.”

아이스 와인 [크기변환]shutterstock_1252733956.jpg

 

아슬아슬하게요?”

 

유리가 인형에게 말하는 어린 여자아이처럼 또랑또랑한 눈망울로 물었다.

 

찬 서리가 살짝 포도를 얼릴 정도로 기다린 다음, 즉시 따서 담그면 포도주의 당도가 아주 높아지지.

 

이때 하루만 늦게 따도 포도가 녹으면서 상하게 돼요. 그러니 아슬아슬한 거지

 

내가 유리와 이렇게 기다린 후 결혼하는 것처럼... 하하하.”

 

마나헴의 팔이 유리의 어깨로 가려다 말았다.

[크기변환]마나헴 유리 collage.png

 

, 그렇게 어렵게 만든 거군요. 그럼 한 모금 더해 봐야지.”

 

유리가 또 잔을 들고 마나헴 님의 건강과 예루살렘 성전의 신속한 완공을 기원드려요.”라고 하며 모두 한 잔씩 또 마셨다.

 

잠시 후 오랜만에 기분 좋게 취한 마나헴이 잠자리에 들었다

 

경호원도 자기 방에서 레나가 준 와인을 몇 잔 마셨다.

 

 

 

아무 일도 없을 것 같은 편안한 밤이 깊었다.

 

고양이 한 마리가 야옹 소리를 내며 집 앞을 지나갈 때, 검은 복면을 쓴 세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그중 덩치가 유난히 큰 사람이 집 대문을 소리 없이 열었다

 

그들은 아무 망설임 없이 집안으로 들어왔다

 

그중 한 사람이 집의 구조를 잘 아는 것 같았다.

 

그들은 레나와 유리가 자는 방에 들어가서 조용히 무언가 하는 듯, 시간이 조금 지난 후 나왔다.

 

이어서 곧바로 마나헴의 사무실로 들어가, 그의 책상 아래 숨겨있는 나무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 있는 수북한 은전을 키가 작은 사람이 빠른 동작으로 준비해온 포대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바로 집 밖으로 나가려는 키 작은 사람을 또 한 사람이 황급히 붙잡았다.

 

다시 덩치 큰 사람이 경호원이 자는 방을 살며시 열어보더니 문고리에다 나무를 끼워 넣어 안에서 못 나오게 한 후 제일 큰 방, 마나헴이 자는 방의 문을 조용히 열고 들어갔다.

 

두 번째 사람이 방으로 들어가자 키 작은 사람은 포대를 들고 얼른 방향을 바꿔 집 밖으로 나와 벽 쪽에 몸을 숨겼다.

 

잠시 후 으악하는 비명이 크게 들리더니 우당탕 소리가 나면서 두 사람이 집 밖으로 나왔다.

 

덩치 큰 사람이, 포대를 든 키 작은 사람의 어깨를 툭 한번 치고, 세 사람은 어둠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크기변환]헤스론 나발 누보 collage.png

 

 

 

 

 

아셀 당수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헤롯 왕께 정식으로 요구사항 두 가지를 제출하는 것은 좋으나, 동시에 대규모 시위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헤롯이 어떤 사람인데 그냥 점잖게 말로만 우리의 요구를 들어줄 리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아셀의 경험으로 봐서는 맞는 말이었다.

 

미사엘이 찬성하지 않는다면 아셀은 자기를 추종하는 사람들을 따로 모아서라도 시위를 하겠다고 했다.

 

아셀은 이미 사무엘 님이 계실 때도 열성당의 활동이 너무 약하다고 불만이었다

 

이제 자기가 단장이 되었으니 고집을 꺾지 않았다.

 

아셀 형님, 그래도 바라바가 뭔가 자신이 있어서 그런 요구조건을 먼저 제시하자고 했을 것 같습니다.”

 

미사엘이 다시 한 번 아셀에게 말했다.

 

글쎄 그렇게 자신 있으면 바라바 이름으로 요구사항을 제출하라고 해

 

아셀이 약간 화를 내며 언성을 높였다.

 

“아닙니다. 당수님 성함으로 해야지요.”

 

여하튼 나는 헤롯에게 이런 식으로 통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투쟁경험이 전혀 없거나, 아니면 머리가 모자란 사람이라고 생각하네.

 

자네도 고생을 할 만큼 했는데, 아직도 그런 어리석은 낙관주의에 빠져있구먼.

 

우리는 현실을 바로 보고, 오직 힘과 실력으로 투쟁하는 것만이 우리의 나아갈 길이란 것을 잊지 말기 바라네.”

 

, 죄송합니다. 형님의 뜻을 바라바에게 잘 전달하겠습니다.”

[크기변환]아셀 미사엘 collage.png


그래, 우리는 유대독립을 이루어내신 마카비 장군의 후예들이 아닌가.

 

그분의 뜻에 맞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지. 내일 죽더라도!

 

미사엘은 그를 설득하기는 이제 힘들고, 시위와 대화를 동시에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아셀의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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