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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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45화 ★ 야곱의 우물

wy 0 2022.01.16

사마리아는 유대와 갈릴리의 중간에 있었다.

유대에서 갈릴리로 가려면 사마리아를 통과하는 것이 지름길이지만, 유대 순례자들은 사마리아인과 마주치기보다는, 빙 돌아서 베레아를 거쳐 갈릴리로 가는 쪽을 택했다.


예수 선생은 그러지 않았다.

그는 갈릴리로 가는 도중 사마리아의 수도 세겜의 골짜기가 시작되는 어느 우물가에서 발을 멈추었다.

사마리아인들은 족장 시대의 이름을 지명에 붙였고, 그 우물은 야곱의 우물이었다. 

제자들은 식량을 구하러 마을로 갔고, 예수는 그리심산을 마주 보며 우물가에 앉아 있었다.

정오쯤 되었을 때 한 여인이 물을 길으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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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인 예수가 그녀에게 물을 달라고 하자 여인은 놀랐다.

그녀는 예수를 선지자로 생각하여, 유대인은 꼭 예루살렘에서 예배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예수는 그리심산도, 예루살렘도 아닌 곳에서, 아버지께 예배할 때가 올 것이고, 진실한 예배는 영과 진리로 예배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종교의 기틀이 야곱의 우물에서 마련되었다.

 

문제는 인간이 이러한 진리의 순간을 오래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예수는 보통 인간들은 뛰어넘을 수 없는 신과 인간 사이의 심연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그는 이사야서의 독자에게는 다윗의 아들이었고, 제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아들이었다.

예수가 일으킨 기적의 대부분은 병을 고치는 기적이었다.

이미 4백 년 전에 그리스에서 시작된 과학적 의술은 갈릴리 유대인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들은 병이 신체적 문제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죄 때문에 받는 벌이거나 귀신의 짓이라 생각했다.

유대에는 미친 사람들이 많았고, 그들은 떠돌아다니는 대로 방치되었으며, 동굴에 살았다.

이런 귀신을 몰아내는 데는, 힘 있는 말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는 종말이 곧 온다는 말과 함께, 하나님의 나라는 이미 시작되었다는 놀라운 말을 하였다.

누구나 자신 안에 그 나라가 있으며, 그 나라는 작은 겨자씨 같아서, 자라면 이윽고 큰 나무가 되어 편히 쉴 그늘을 드리운다 하였다.

 

예수의 제자들은 훈련을 받은 후 가까운 마을로 전도하러 다녔다.

그들이 방문한 집이 평안을 받을 만하면 받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그 평안이 제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선생은 말했다.

 

가끔 제자들은 문전박대를 당했다.

세배대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은 사마리아를 지나가다 냉대를 받은 후, 그 마을에 불이 하늘에서 떨어지기를 바라기도 했었다.

예수도 머물 곳이 없어서 힘들 때는,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집이 있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는 인간적 한탄을 했다.

 

바리새인 중에는 위대한 가르침을 설파한 사람들도 있었다.

온화한 *힐렐이나 *가말리엘은 종교에서 선행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율법적이고 배타적인 전반적 흐름을 돌릴 수는 없었다.

예수는 이러한 위선적 가르침에 맞서 싸우다, 신변에 위험을 느끼며 18개월 동안 예루살렘 순례를 피해왔다.

 

그러나 언제까지 은거만 할 수는 없었다.

주위에 순례 일행이 떠나기 시작하자, 그 역시 조용히 떠날 준비를 하였다.

 

 

 

3일 만에 탈레스 선생이 다시 방문했다.

"선생님, 이렇게 자주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루브리아가 밝은 목소리로 인사했다.

 

"천만에요. 아가씨 눈만 좋아진다면 매일이라도 와야지요. 좀 어떠신가요?"

". 마사지를 열심히 해서 그런지 더 나빠지는 것 같지는 않아요."

 

"정말 다행입니다. 이 병이 자칫하면 며칠 만에 나빠질 수 있어요."

선생은 늘 하듯이 먼저 루브리아의 눈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 외관상으로는 별문제 없는 것 같습니다.

최근 어떤 안과의사가 이런 증상에 가능한 한 많이 엎드려 있는 것이 좋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효과를 본 사람이 있으니 아가씨도 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래요? 엎드려 있는 게 왜 좋을까요?"

"아마 이 증상이 안구 속의 물과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 누워있을 때와 엎드려 있을 때의 물의 위치나 압력이 바뀌는 것과 관계가 있을 수 있을 겁니다.“

 

", 그렇군요. 그 말씀을 들으니 선생님의 성함이 물이 만물의 근원이라는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 님과 같네요. 혹시 친척이 되시나요?"

"하하, 그런 질문 가끔 받습니다. 친척은 아닙니다만, 따지고 보면 모두 형제 자매로 볼 수도 있지요.

특히 유대교 경전에 의하면 모든 사람은 다 노아의 자손이라고 하잖아요.“

 

". 그렇지요. 선생님은 유대교를 믿으시나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럼 선생님은 어떤 신을 믿으시나요?"

"저는 굳이 말하자면 의학의 신을 믿습니다.“

 

"그리스 의학의 신은 누구인지 잘 모르겠네요.“

 

의학의 신은 아스클레피오스입니다. 그는 태양신 아폴론의 아들인데, 그가 의학의 신이 된 데는 우연한 계기가 있었지요.

어느 날 친구 집에서 실수로 뱀 한 마리를 죽이게 되었는데, 이때 놀랍게도 다른 뱀이 약초를 입에 물고 와, 죽은 뱀을 살려내는 장면을 봅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은 그는 의학을 연구하여 결국 의학의 신이 되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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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클레피오스 동상

 

그 이후로 뱀은 아스클레피오스의 상징이 되었고, 지금도 의과대학에서는 의학의 신 아스클레피오스를 상징하는 뱀의 문양을 새겨 놓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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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O

  

역시 선생님은 모르는 게 없으시네요.”

"하하, 하지만 이것은 그리스 신화이고요, 저는 히포크라테스 같은 분이 이룩한 업적이 저의 경전입니다.“

 

"선생님은 어떤 초능력적 신이, 하늘에서 우리의 삶을 좌우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시나요?"

". 저는 그런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 역시 선생님은 대단히 강하신 분이군요.“

"강해서 그런 게 아닙니다. 다만 이 세상은 그러한 신이 있다고 믿기에는 너무 모순과 부조리가 많지요.
즉 신이 전능하다면 자비롭지 않고, 자비롭다면 전능하지 않다는 거지요.

 

그래서 저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제 삶에 충실하려 노력합니다."

"그러면 선생님은 사후세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죽으면 없음으로 돌아가는 거지요. 태어나기 전에 없었던 것처럼요.

그래서 부모님은 내가 전생에 입었던 옷이라는 말이 있지요."

 

"그래도 그런 생각을 하시는 것 자체가 강하신 것 아닌가요?"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루브리아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계속 말했다.

"실은 선생님께 긴히 상의 드리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탈레스 선생의 반짝이는 눈이 다음 말을 기다렸다.

 

"살인사건이 발생했는데 어떤 사람이 틀림없이 범인 같아요.

그런데 증거가 없고, 본인이 자백할 가능성도 없는데, 어떻게 밝혀낼 방법이 없을까요?“

 

선생이 눈을 몇 번 깜박거린 후 말했다.

",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요.”

 

*힐렐: 예수님과 동시대 인물로, 예수님이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랍비.

샴마이와 함께 바리새파 율법해석에 큰 영향을 미친 힐렐파의 창시자.

 

*가말리엘: '바리새인 가말리엘은 율법교사로 모든 백성에게 존경을 받는 자라' 사도행전 5-34

힐렐의 손자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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