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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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38화 ★ 헤로디아 왕비의 제안

wy 0 2021.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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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 안나스 제사장이 알현을 청한다는 보고가 올라온 동시에, 시녀장이 들어와 빨간 촛농 인장으로 봉한 루브리아의 서신을 전했다.

 

지난번, 왕비가 루브리아에게 진주 목걸이를 준 이후, 시녀장은 루브리아가 대단히 중요한 인물임을 알았다.

 

<헤로디아 왕비님, 저 루브리아에요.

 

너무 급한 나머지 왕비님께 도움을 청합니다.

 

지금 거기 잡혀 있는 바라바 예수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가 열성당의 바라바입니다.

 

그를 구해주시면 왕비님의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바라바는 헬몬산 석청도 수집하는데, 왕비님께 최상품으로 올리라고 하겠습니다.

 

루브리아 올림.>

 

"왜 저를 도와주시는 건가요?" 바라바가 물었다.

 

"먼저 고맙다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 고맙습니다."

 

"난 바라바와 친하게 지내고 싶어요. 우리가 서로를 도와줄 수 있는 일들이 있을 거예요.

 

나는 왕궁에서 그리고 바라바는 민중 속에서, 서로 필요한 일들이 있을 테니까...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요?"

 

'네... 제가 뭐 특별히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정치를 오래 하다 보니까 바라바 같은 사람이 은밀히 도와주면 큰 힘이 되는 것을 알았어요.

 

일반 서민들의 밑바닥 감정을 그대로 우리에게 전하고, 왕궁과 뜻을 합해 같이 이끌어 나간다면, 빌라도 총독이 로마에 우리를 아무리 음해해도 우리가 이 땅의 주인으로 계속 군림할 수 있어요.“

 

바라바와 헤로디아의 시선이 잠시 마주쳤다.

 

"여하튼 이번에 왕비님께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호호, 앞으로 가끔 만날 터이니 차차 얘기하지요.

 

, 이제 나가서 황제의 흉상을 같이 볼까요?"

 

왕비가 먼저 나가자 문밖에 서 있던 경호원들이 차렷 자세를 했다.

 

부속실의 중앙홀에 있는 황제의 흉상은 나름대로 잘 어울렸다.

 

경호원 한 사람이 계속 그녀를 따랐다.

 

왕비가 바라바의 의견을 물었다.

 

"지금 있는 흉상은 어떤 것 같아요?"

 

", 지금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괜찮은 정도로는 안 돼요. 아주 잘 어울리는 작품을 곧 추천해 줘요."

 

", 알겠습니다. 왕비님"

 

바라바는 머리를 숙이며 공손히 말했다.

 

"그럼 이만 돌아가고 며칠 내에 작품을 가지고 와요.

 

너무 늦어지면 가게로 사람을 보낼 거니까."

 

", 곧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왕비님."

 

헤로디아는 바라바를 부속실 밖으로 안내해 주었다.

 

상큼한 공기와 밝은 햇빛이 그를 반겼다.

 

바라바의 발걸음은 사라의 집으로 향했다.

 

 

 

 

 

마나헴은 레나의 집으로 돌아와 경비원에게 묶여 있는 누보를 데려오라고 했다.

 

이틀 전 제 발로 찾아온 누보를 쓸모없는 줄 알고 감금해 버렸는데, 이제 다시 누보의 도움이 필요해졌다.

 

"아이고, 마나헴 님왜 또 저에게 이러시나요. 흑흑."

 

누보는 마나헴을 보자마자 울먹이며 말했다.

 

나발의 말만 믿고 여기로 덜컥 온 것이 큰 실수였다.

 

", 내가 좀 바빠서 어디 다녀오는 동안 경호원이 잘 모르고 그랬구나.

 

미안하게 되었네."

 

갑자기 친절한 마나헴을 멍하니 바라보다 누보가 다시 말했다.

 

"그럼 지금 나가도 되나요?"

 

"그럼 되고말고. 자네가 나가서 그 죽일 놈들의 거처를 알려만 주면 큰 상을 내리겠네.”

 

", 하루속히 알아서 다시 오겠습니다."

 

누보는 속으로 내가 여기 다시오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되뇌었다.

 

"자네가 고생이 많구먼어디 가서 요기라도 하게."

 

마나헴은 주머니에 손을 넣어 은전 두 개를 꺼내 주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요.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놈들의 거처를 찾아보겠습니다."

 

누보는 그 집을 나와서 부리나케 나발을 만나러 호텔로 가다가 아차 하고 길을 바꿨다.

 

또 누가 뒤에서 따라올지 모르는 일이었다.

 

누보는 손에 쥐고 있는 은전을 어머니에게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머니는 얼마 전부터 기침을 심하게 하고, 가끔 피도 섞여 나왔다.

그 몸으로 시장 바닥에 앉아 오렌지와 올리브를 좌판에 놓고 팔고 있었다.

 

그는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크기변환]누보와 엄마2collage.png

 

오늘도 어김없이 어머니는 그 자리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오렌지와 올리브를 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누보가 가까이 가자 어머니는 손님이 오는 줄 알고 반겼다.

 

싱싱한 오렌지와 고소한 올리브 좀 사세요.”

 

누보를 알아보고 어머니의 얼굴이 활짝 피었다가 다시 울상이 되었다.

 

"아이고 얘야, 어쩌다가 또 지금 오니

 

집에 안 들어오는 건 좋은데 미리 말 좀 해라."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다 알아서 하고 있어요."

 

오랜만에 밝은 대낮에 어머니의 얼굴을 보니 입가에 깊은 주름살이 보였다.

 

온종일 장사하느라 입을 쉬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았다.

 

"엄마, 이걸로 기침약 좀 사드세요. 내가 사 드리면 좋은데 오늘 좀 바빠서요."

 

"아이고, 너 이거 어디서 난 돈이니?"

 

"아니, 엄마는 돈을 갖다 드려도 난리에요

 

얼마나 힘들게 번 돈인데"

 

", 그래, 네가 열심히 일해서 번 거로구나. 그럼 걱정 없지."

 

그녀의 얼굴이 환해지며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열심히 일한 것은 아니라도 힘들게 번 것은 사실이었다.

 

"그럼 나 이제 가요."

 

"그래, 오늘은 집에 들어오지?" 

 

어머니가 누보를 두 팔로 안으며 물었다.

 

", 그럼요." 

 

돌아서서 걷는 누보의 눈이 이상하게 촉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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