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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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34화 ★ 바로 그놈이구나!

wy 0 2021.12.08

마나헴은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었다.

 

왼 무릎이 부서져 아직도 통증이 심하고, 의사는 앞으로 계속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

 

쥐새끼 같은 누보 놈까지 맹랑하게 추적자를 따돌렸다.

 

애당초 그 바보 같은 시카리 놈들을 너무 믿은 게 잘못이다.

 

갈릴리에서 제일 큰 조직이고 맡겨만 주면 단도로 배에 구멍을 낸다고 해서, 거금을 들여 의뢰를 했는데 완전히 거꾸로 당한 것이다.

 

얼마 전 안나스 제사장님께도 곧 열성당 두목을 잡을 수 있다고 했는데, 아직 아무 보고도 못 하고 있다.

 

곧 한번 부르실 것 같은데 목발 짚고 나갈 생각을 하니 또 화가 났다.

 

답답한 마음에 사무실 앞방에 있는 경호원에게 레나를 불러오라고 했다.

 

지금 손님이 있어서 조금 후에 오신답니다.”

 

"빨리 끝내고 오라고 그래."

 

홧김에 소리를 냅다 질렀다. 

 

잠시 후 레나가 들어왔다.

 

"무슨 급한 일이 있으신가요?”

 

"너무 답답해서 불렀소. 내가 잡아야 하는 놈들에게 오히려 이렇게 당했으니, 울화가 치밀어서 잠도 못 자고 미치겠구려.

 

어떻게 놈들을 잡을 방법이 없겠소?”

 

레나는 마나헴이 며칠 전부터 목발을 짚고 기분이 매우 안 좋은 것을 보고 곧 자기를 부를 것으로 알았다.

 

"마나헴 님, 제가 기억하기로 마나헴 님의 별자리는 전갈 좌인데, 올해부터 크게 운이 바뀌는 10년 주기의 대운이 시작되었습니다.”

 

"대운이라면 운이 좋다는 말인가요?”

 

"대운은 사람의 일생 중 한두 번 있는 10년간의 기간인데, 이 시기를 잘 넘기면 크게 이름을 날릴 수 있지만, 위험할 수도 있는 기간입니다.”

 

", 역시 그렇구나. 진작 그런 얘기를 해 주었으면 더 조심할걸

 

확실히 내게 지금 아주 좋은 기회는 왔는데 영 마음대로 안 되네.”

 

"네, 마나헴 님. 이런 시기일수록 초조해하거나 서두르면 손해를 보십니다.

 

때가 되면 저절로 마나헴 님이 찾는 사람들이 굴러들어오게 될 겁니다

 

그동안 마음을 안정시키고 건강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제기랄, 벌써 내 왼쪽 무릎이 부서져서 앞으로 계속 목발을 짚고 다니게 되었소

 

이놈들을 잡으면 어떻게 원한을 갚을까 하는 생각에 잠도 못 잔다오.”

 

"그런 생각도 지금은 하지 마시고 마음을 안정시키며 며칠 푹 쉬세요.”

 

"글쎄 내 마음이 내 맘대로 안되니까 그렇지

 

좋은 방법이 없겠소?”

 

레나가 아무 말 없이 주머니에서 향초 2개를 꺼냈다.

 

"이 향초 2개를 테이블 양쪽에 놓을 테니 불을 붙이고 냄새를  맡은 후 눈을 감으시면, 촛불이 여러개로 나타날 겁니다.

 

30분 정도 깊은 호흡과 함께 촛불 명상을 하시면,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이 편안해지실 겁니다.”

 

"30분이나? 10분만 하면 효과가 없나요?”

 

"10분도 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좋지요. 그럼 그렇게 해 보시고 또 알려 주세요

 

저는 나가 있겠습니다.”

 

그녀가 나가며 향초를 테이블 양쪽에 놓았다.

 

마나헴은 곧 초에 불을 켜고 호흡을 시작하였다

 

천천히 깊게 숨을 들여마시고 내쉬었다.

 

향초가 타는 냄새가 뭔가 효과가 있는 것도 같았다.

 

눈을 떠서 초 심지가 타는 모양을 자세히 보니 불이란 것은 작아도 아름답게 살아 있다.

 

잠시 후 눈을 감으니 레나가 말한대로 어두운 세상에서 심지의 불꽃이 여러개로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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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어디서 갑자기 이렇게 나타나는 것일까.

 

향초가 불의 먹이라면 바람 속의 무언가도 불과 관계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입으로 훅 바람을 불면 촛불이 바람 속으로 사라지는 것 아닌가.

 

또 큰불이 날 때는 바람이 불면 오히려 불이 더 번지기도 한다.

 

참으로 불이란 것은 근원을 알 수 없는 신비한 생명체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데 갑자기 헤스론의 얼굴이 떠올랐다

 

! 바로 그놈이었구나!

 

안나스 제사장님의 지시에 따라 어느 가게에 불을 내고 근처에서 망을 보고 있었는데, 그때 그놈이 아침에 달려와서 불을 끌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난리를 쳤었다.

 

그 가게가 어느 가게였더라?

 

시간이 꽤 지난 일이지만 확실히 그놈이었다.

 

마나헴은 즉시 일어나 초를 끈 후 목발을 짚고 밖으로 나왔다.

 

이제 그 곰 같은 놈을 잡고, 열성당 두목을 잡는 것도 시간문제다.

 

목발을 짚었어도 집을 나서는 그의 동작은 날렵했다.

 

레나가 봤으면 10분이 아니라 5분도 명상을 못 하느냐고 한마디 했을 것이다.

 

 

 

 

 

돌투성이 골목길을 어린 예수는 맨발로 뛰어다니며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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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리리 호수 서남쪽의 나사렛은 작고 가난한 마을이었으나, 교외로 나오면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언덕을 조금 오르면 미풍이 불어오고 서쪽으로는 카르멜산 등선들이 바다로 달린다.

 

북쪽 헤르몬산 중턱, 가이사랴 빌립보 마을을 넘으면 이방인의 세상이 된다.

 

서남쪽으로는 사마리아의 산들을 뒤로하고, 열풍으로 말라붙은 유대의 거친 땅이 기다린다.

 

갈릴리라는 이름은 본래 '이방인 지역'이라는 말이다.

 

유대인 외에도 시리아인, 페니키아인, 아랍인, 그리스인까지 다양한 인종이 섞여 살았다.

 

예수는 그리스어를 배우지 못했고, 시리아 방언이 섞인 아람어로 말했다.

 

예수는 뛰어난 지성과 감성으로, 모세 5경과 예언서에서 풍요로운 계시를 얻었다.

 

다윗의 시편은 그의 마음과 딱 맞아떨어졌고, 이사야서는 그의 스승이 되었다.

 

유대교의 위대한 랍비, 힐렐 선생의 가르침이 여기에 보태졌다.

 

예수는 화려하고 번잡한 대도시보다는, 순박한 사람들이 사는 시골 회당, 동네 사람들이 모이는 우물, 무화과와 올리브 나무가 뒤섞인 전원을 좋아했다.

 

그는 진정한 하나님의 왕국, 즉 온유한 자와 마음이 깨끗한 자의 왕국을 세우고 싶었다.

 

더없이 아름다운 심성으로,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자녀이므로 형제자매라는 결론을 설파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는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우리보다 잘 아시기에,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 기도하는 것은 하나님을 모욕하

는 일이라 생각했다.

 

자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려 그의 뜻을 이루는 존재라는 자각이 들었다.

 

*가말라의 유다가 일으킨 민중 봉기가 처참하게 실패한 것을 잘 아는 예수는, 로마인들을 거스르지 않았다.

 

이 세상은 마음 쓸 곳이 못 되므로, 영혼의 자유를 위한 가르침에 진력했다.

 

소박한 갈릴리 사람들이 그를 왕으로 세우려 하자, 그는 그들을 피해 한동안 산속에서 숨어 지냈다.

 

권력자나 부자를 비판했지만, 그들을 인정해 주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 나라에 누가 서느냐이다.

 

학자도 제사장도 아니고 온유하고 마음이 깨끗한 자들이다.

 

여기에 예수의 목가적 순수함이 있다.

 

예수가 주로 활동하던 곳은 갈릴리 호숫가의 가버나움이다.

 

고향인 나사렛에서 활동을 시작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가버나움 회당에서 상석 다툼은 자주 있었고, 앞자리를 차지하면 신앙심이 깊다고 생각되었다.

 

누구나 경전을 읽고 해석을 달 수 있으므로, 예수의 고매한 사상을 펼치기에 아주 좋은 장소였다.

 

제자들에게, 자신보다 그들이 더 큰일을 할 수 있다고도 가르쳤다.

 

그의 말은 새롭고 시적인 운율이 있어, 율법에 위축된 민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들이 볼 때 예수의 얼굴은 늘 환하게 빛났다.

 

*가말라 유다: 가말리엘이 사도행전에서 언급한 갈릴리 사람 유다(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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