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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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2화 ★ 바라바

wy 0 202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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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가 그자인가?”

 

, 백부장님.”

 

근위대원이 대답했다.

 

횃불이 백부장의 얼굴 위로 어른거렸고 자신을 응시하는 날카로운 눈길이 느껴졌다.

 

생선가게 주인은 언제부터 알고 지냈소?”

 

제가 어렸을 때부터니까 상당히 오래되었습니다.”

 

가게 주인과 친한 사이요?”

 

, 잘 아는 분입니다.”

 

따라오시오.”

 

창을 든 경비원 두 명이 바라바의 양팔을 붙잡고 옥사 밖으로 나오자, 늦은 오후의 햇살이 어둠에 익숙했던 바라바의 눈동자를 조이며 다가왔다.

 

연병장을 통과하여 중앙 건물로 향해 가는 것이 이상하여 앞서가는 백부장에게 물었다.

 

지금 어디로 가는 겁니까?”

 

근위대장님을 만나게 될 거요.”

 

왜 근위대장을 만나는지 의아했으나 우선 고개를 들어 오후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하얀 구름 커튼 사이로 오전에 만난 로마 여인이 비너스 상이 되어 걸어 나오고 있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흐른 것 같았다.

 

바라바는 생전 처음으로 진지하게 기도라는 것을 생각했다.

 

열성당 일도 중요하지만 사랑의 여신을 발견한 일도 그에 못지않아서, 순간적으로 눈을 감고 소원을 빌었다.

 

하나님, 당신께서 제게 놀라운 여인을 보내셨으니, 부디 다시 만나게 해 주세요.’

 

걸으면서 짧은 기도를 마치고 눈을 뜨니 발길은 중앙 건물로 들어서고 있었다.

 

중앙 건물은 근위대의 심장부인 만큼 경비가 삼엄했고, 길고 넓은 복도의 끝에서는 빌라도 총독의 흉상이 긴 받침대 위에서 바라바를 바라보고 있었다.

 

복도 끝의 작은 방에 들어가 기다리니, 곧 문이 열리며 근위대장이 들어 왔다.

 

백부장이 벌떡 일어났고 바라바도 따라 일어섰다.

 

턱선이 각지고 콧날이 조각 같은 전형적 로마 군인의 얼굴이었다.

 

당신이 바라바요?” 근위대장이 내쉬는 호흡이 바라바에게 전해졌다.

 

네 그렇습니다.”

 

바라바는 자기 이름을 어떻게 아는지 궁금했다.

 

근위대장이 바라바의 마음을 들여다 본 듯이 말했다.

 

생선가게 주인, 사무엘에게 당신 이름을 물어봤지. 지금 왜 여기 끌려 왔는지 아는가?”

 

모릅니다. 저는 사무엘 님 가게에서 생선을 자주 사 먹었는데, 한 번도 아프거나 배탈이 난 적이 없습니다

 

근위대원들의 행동이 경솔하고 난폭하다고 생각하여 저지한 것뿐입니다.”

 

이렇게 말하며 근위대장과 가까이서 눈을 마주쳐 보니 의외로 맑고 따스한 느낌이 들었다.

 

“음, 사실은 생선 문제로 사무엘을 끌고 온 것은 아니오. 사무엘이 열성당원인 것을 알고 있소?”

 

몰랐습니다.”

 

열성당은 위대한 로마제국의 통치를 극렬히 반대하고 세금 납부도 거부하고 있지. 이 점을 어찌 생각하시오?”

 

순간 뭐라고 대답할지 바라바가 말문을 열지 못하자 근위대장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 사실 내 앞에서 열성당 편을 들 사람이 유대 땅에는 없겠지.”

 

짧은 침묵이 흐른 후 근위대장의 입에서 예상 못 한 말이 나왔다.

 

당신이 내 제안을 받아주면 사무엘을 곧 내보내 주겠소.”

 

바라바는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지금 우리는 가버나움 열성당 핵심 당원들을 일망타진하려고 하는데, 당신은 사무엘과 친분이 있으니 그에게 접근하여 필요한 정보를 얻어 주면 좋겠소.

 

그런다면 사무엘을 지금 내보내 주겠으나, 이 제안을 거절하면 그도 풀려나지 못하고 당신도 계속 조사를 받아야 할 거요.”

 

바라바는 당장 거절하려 했으나, 그렇게 되면 사무엘 님이 심한 고문을 받을 것이고, 자기도 조사 중에 열성당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낭패라고 생각하고 대답을 망설였다.

 

물론 당신이 할 일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

 

그러나 불법 테러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는 일은 대로마 제국의 번영과 안정을 위해 대단히 중요하고 영광스러운 일이오.”

 

바라바는 우선 이 위기를 모면하고 시간을 끌면서 사무엘 님을 피신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대장님의 뜻이 그러시다면 제가 한번 해 보겠습니다.”

 

근위대장이 기분 좋게 웃었다.

 

하하, 내 제안을 받아줘서 고맙군. 그럼 곧 사무엘을 풀어주고, 앞으로 할 일을 알려 줄 테니 이젠 집으로 가도 좋소.”

 

제가 어디 사는지 아시나요?”

 

아버지가 하는 제물 가게를 이미 알고 있지. 여기 있는 백부장이 곧 연락할 거요.”

 

, 알겠습니다.”

 

바라바가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문이 열리며 어떤 여자가 불쑥 들어왔다.

 

어머, 죄송해요. 누가 계신지 모르고, 그럼 아빠, 저 먼저 집으로 갈게요.”

 

바라바는 서 있는 자세로 그녀를 보았고, 그를 보는 그녀의 눈도 커졌다.

 

어머, 아까 가게에서또 여기서 만나네요.”

 

루브리아, 네가 아는 청년이냐?”

 

, 비너스상을 하나 사려고 오전 내내 돌아다니다가 어떤 가게에서 

 

바라바는 순간 '하나님이 내 기도를 이렇게 빨리 들어주시다니 !' 하고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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