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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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266화 ★ 요한의 눈물

wy 0 2024.02.28

 네리는 예수 선생이 체포되는 것을 나무 뒤에서 지켜본 후, 아래 계곡을 건너 열성당 동료들이 야영하고 있는 곳으로 내려갔다.

그들도 이미 횃불을 발견하고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다가, 성전 경비대의 목표가 다른 곳인 것을 알고 긴장을 푼 상태였다.

네리가 사라와 같이 예수선생을 만난 일과 저 너머 게세마네에서 제자들과 기도하다가 붙잡혀 간 이야기를 해 주었다.

자기도 그렇게 맥없이 잡히면서 바라바를 위해 기도할 수 있을까?”

헤스론이 자다가 깬 얼굴로 아몬에게 말했다.

여하튼 오늘이 고비가 될 거 같으니 날이 밝으면 모두 준비를 하고 성내로 내려가는 게 좋겠네.

만약 바라바가 끌려 나와 이송되면 기습을 해서라도 빼내야지.”

지금 예루살렘 성내에 성전 경비병들이 쫙 깔려 있어요.

게다가 빌라도 총독이 올 때 카이사레아에서 로마 군인들을 몇백 명은 데려 왔을 거예요.”

네리가 걱정스레 말했다.

, 물론 그렇겠지만 우리도 여기 백 명, 시내에 있는 동료까지 거의 이 백 명은 되고, 명절 분위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술렁거리면 민란이 일어날 수 있으니 놈들도 함부로 강경 진압은 못 할 거야.”

아몬의 말에 헤스론이 큼직한 주먹을 불끈 쥐며 소리를 높였다.

그래, 이번에 아주 끝장을 내버리자.

바라바를 구출하고 안토니아 탑 밑에 갇혀 있는 로벤과 동료들도 구해야지.”

마음 같아선 그러고 싶지만 우리가 안토니아 탑으로 쳐들어 가는 건 무리야

거긴 로마 정예병들이 지키고 있어서 우리 힘으로는 어려워.”

그럼 로벤과 동료들은 어떡하지?... 잘못하면 곧 처형당할 텐데.”

아몬은 얼른 대답을 못했고 네리도 고개를 숙였다.

로벤의 밝고 명랑한 모습이 떠올랐다.

얼마나 독수리 깃발을 신나게 들고 왔던가.

우선은 바라바부터 구하고 그 문제는 나중에 생각하는 게 좋겠어

아직 그들의 재판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니까.”

아몬이 다시 설득하듯 말했고 헤스론도 고개를 끄덕였다.

, 이제 눈 좀 더 붙이고 새벽에 다시 모이도록 하지.”

잠자리에 돌아와 누운 네리는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어렸을 때 동네에서 소문으로만 들어 언젠가 만나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예수라는 고향 선배를 드디어 보게 되었는데, 그가 이렇게 만나자마자 끌려가 처형당한다니 허무했다.

예수의 제자라는 사람들은 모두 도망치기에 바빴다.

하지만 예수 선생이 삼손 같은 나실인이라면, 주위 사람 모두 희망을 버리고 오히려 그를 멸시 할 때, 놀라운 능력을 보여 줄지도 모른다.

네리는 어렸을때 엄마에게 들은, 성전을 무너뜨린 삼손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벌써 천 년도 넘은 옛날이야기이고, 로마는 블레셋보다 훨씬 강대했다.

나사렛 예수 선생은 지금 무얼 할 수 있을까

신성 모독죄는 돌에 맞아 죽게 되고 내란 선동죄는 십자가 처형을 받게 되는데, 과연 마지막 순간에 삼손처럼 놀라운 힘을 내서 로마 병졸이나 성전 경비대를 혼내 줄 수 있을까

나실인 네리는 나실인의 기적을 보고 싶었다.

잠은 계속 오지 않고 날이 조금씩 밝아졌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요한도 베다니에서 날이 새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 전 일이 악몽을 꾼 것 같았지만, 그것은 엄연히 그의 눈앞에서 벌어진 사실이었다.

그는 끌려가는 선생을 멀리서 쫓아가다가 베드로님이 따라가는 것을 보고 일단 베다니로 왔다.

자는 사람들을 깨워 사태를 알렸지만 제자들은 거의 베다니로 돌아오지 않았고, 마리아 이모와 야고보 형은 진작 갈릴리로 선생을 데려가지 못한 것을 한탄했다.

오히려 침착한 사람은 막달라 마리아였다.

마치 그런 일을 예상이나 한 듯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며 거실에서 기도를 했고, 마르다와 마리아 자매도 합류했다.

드디어 이런 사태가 발생했구나.

가낫세 변호사가 중도금까지 받았으니까 잘 수습해 주겠지.”

살로메가 요한에게 말했다.

, 그러면 좋겠는데요. 성전 경비대가 와서 잡아가는 기세로 봐선 쉽지 않을 듯해요.”

, 만약 그러면 중도금을 돌려받아야 하는데... 지금 그게 문제는 아니지만.”

살로메가 요한의 눈치를 슬쩍 보며 조심스레 계속 말했다.

근데 예수 선생이 잡혀갈 때 너도 베드로처럼 따라갔어야 하지 않았을까?

나중에 풀려나시면 점수가 좀 깎일지도 모르겠구나.”

요한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잠시 말이 없었다.

, 제가 베드로님보다 용기가 없었어요.

여기 와서 사람들께 알려야겠다는 생각도 핑계였어요.

무서웠어요. 선생님이 아시면 크게 실망하실 거예요.

사랑 받는 제자라는 놈이.”

말을 끝맺지 못한 그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흘러내렸다.

술 몇 잔과 고기를 먹고 잠에 취해 누워 있지만 않았어도, 그들이 오는 것을 보고 선생을 피신시킬 수 있었으리라.

날이 밝아 오자 요한은 다시 예루살렘으로 향했고 살로메도 따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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