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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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194화 ★ 유월절 음식

wy 0 2023.06.21

 

맥박이 너무 약합니다. 몸이 안 좋은데 심한 충격을 받았어요.”

 

탈레스 선생이 침대에 누워 있는 루브리아의 목을 손으로 짚어 보며 말했다.

 

절대 안정을 취하셔야 합니다. 이 상태로는 움직이면 안 되겠어요.”

 

오늘 오후에 예수 선생을 만나러 베다니에 가기로 했는데 연기해야겠지요?”

 

유타나가 탈레스 선생에게 물었다.

 

물론입니다. 지금 의식을 회복하는 게 최우선이지요.”

 

지난번 요한 님과 살로메 님을 만났을 때 혹시 오늘 재판 때문에 못 가면 내일 간다고 했으니까 괜찮을 거예요.”

 

사라의 힘없는 목소리였다.

 

... 사라 아가씨도 눈이 더 빨갛고 얼굴도 창백하네요. 괜찮은가요?”

 

사라가 눈을 감고 긴 숨을 몇 번 내뿜었다.

 

루고의 얼굴이 자꾸 눈에 어른거렸다.

 

선고 유예로 풀려날 때 기고만장한 모습과 맥슨의 창에 가슴이 관통당했을 때의 기이한 얼굴이 자꾸 겹쳐 보였다.

 

아버지의 원수를 이렇게 갚은 것인가

 

상상할 수 없었던 방법이었고 너무 큰 희생이 따랐다

 

바라바 오빠가 체포되었고 이번에는 쉽게 풀려날 것 같지 않았다.

 

루브리아 언니도 지금 상태로는 언제 베다니에 가서 예수 선생님에게 눈을 치료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또 한 번 저절로 긴 한숨이 나왔다.

 

전 괜찮은데 바라바 오빠가 걱정이에요

 

아까 모르는 척하면서 나하고 눈도 안 마주치던데.”

 

.... 그래도 바라바가 누구를 직접 해치지는 않았으니까 조사를 한 후에 풀려나겠지요.”

 

글쎄요이번에 재판을 해 보니까 이제 그런 생각을 못 하겠어요.”

 

탈레스 선생이 안약을 루브리아의 눈에 몇 방울 떨어뜨리며 입을 열었다.

 

“루브리아 아가씨가 어쩌면 뇌에 문제가 생겼을지도 몰라요.”

 

뇌에 문제요

 

뇌는 무엇을 하는 기관인가요?”

 

히포크라테스 선생에 의하면 뇌는 온몸의 피가 너무 더워지지 않게 식히는 작용을 한다고 해요.

 

이 기능이 약해지면 오랫동안 혼수상태가 될 수 있어요.”

 

선생의 말에 사라가 루브리아를 돌아보니 미동도 하지 않는 그녀의 모습이 더욱 걱정되었다.

 

노크 소리가 나고 맥슨 백부장이 들어왔다.

 

죄송합니다. 너무 급해서 창을 던진 것이 아가씨에게 큰 충격을 주었네요.”

 

내가 맥슨 백부장이라도 그때 같으면 그렇게 했을 거요. 자책할 일은 아닙니다.”

 

탈레스 선생의 말이었다.

 

. 그리고... 내일 돌아가야 하는데 아무래도 무리겠지요?”

 

. 안 됩니다. 정신이 든 후에 결정해야 할 문제입니다.”

 

맥슨 백부장님, 잠깐 저하고 복도로 좀 나가실까요?”

 

유타나가 복도에서, 조금 전 체포된 바라바라는 사람은 루브리아 아가씨가 꼭 도와줘야 할 사람이라는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래서 말씀인데요, 맥슨 백부장 님이 여기 로마군인 중 잘 아는 분이 있으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좀 알아봐 주실 수가 있을까요?”

 

, 마침 안토니아 탑 경비대 소속 백부장을 한 사람 아는데, 그 사람이 얼마나 내부 사항을 잘 알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롱기누스 백부장이라고 십자가 처형을 주로 맡고 있지요

 

만약 처형이 확정되면 이삼일 전에 그 명단은 확실히 알 수 있을 거예요.”

 

어휴, 그 명단에 들어가면 안 되지요.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유타나가 어깨를 움츠리며 떠는 시늉을 했다.

 

, 여하튼 오후에 한 번 나가볼게요.”

 

. 잘 부탁드려요.”

 


[크기변환]16월절 음식 shutterstock_623504249.jpg

 

누보가 앞장서 걸어가는 곳은 그가 좋아하는 양고기 식당이다

 

시장통 입구에 말 두 마리가 끄는 이삿짐 마차 몇 대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유리와 레나가 이 마차를 타고 이사를 갈 뻔했었다.

 

오늘 누보 님이 생각을 바꿔서 이 사람들 수입이 줄었어요.”

 

유리가 누보의 생각을 들여다본 듯 유쾌하게 말했다.

 

저 때문이 아니고 유리 님 때문이지요.”

 

누보가 식당 문을 열자 고소한 고기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 빨리 맛있는 거 좀 많이 시켜요. 누보 님.”

 

유리가 예쁘게 웃으며 누보 옆에 앉았다

 

자연히 맞은 편에 레나와 카잔이 같이 앉게 되었고 마치 두 쌍의 부부가 같이 식당에 온 듯 보였다.

 

오늘은 어머니가 카잔 님 아니, 카잔 삼촌을 위해서 크게 쓰실 거예요.”

 

삼촌이라는 말에 어리둥절한 누보에게 유리가 지난번 검은 옷을 입은 시카리들에게 쫓길 때 이야기를 해 주었다.

 

, 그랬었군요. 그동안 도와주신 걸 생각하면 삼촌 이상이지요.”

 

앞으로 정말로 그 이상이 되실지도 몰라요. 호호.”

 

유리가 의미 있는 농담을 했고 레나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누보가 시킨 음식이 나오고 모두 열심히 먹느라 대화가 중단되었다.

 

잠시 후 식당에서 삶은 달걀과 소금을 유월절 특식이라고 서비스로 내 왔다.

 

"소금은 모세가 유대 민족을 이집트에서 탈주시킬 때, 그들의 땀이 얼마나 많이 낫는지 그걸 기념하기 위한 음식이지요?" 

 

누보의 질문에 유리가 대답했다.

 

, 나도 그렇게 들었어요. 달걀은 그래서 얻게 된 새로운 생활을 의미하고요.”

 

그럼 나도 이제 새로운 시작이니까 달걀을 많이 먹어야겠네요.”

 

누보의 말에 모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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