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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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120화 ★ 사라의 따스한 마음

wy 0 202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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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밝은 얼굴의 사라가 심각하게 입을 열었다.

 

오빠 주위에 나병 환자는 없지?”

 

나병 환자? 왜 갑자기…?

 

바라바는 혹시 사라가 나병에 걸렸나 하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유난히 뽀얀 사라의 볼이 눈에 들어왔다.

 

왜 그렇게 놀라? 내 주위에는 있는데.”

 

네 주위에 누가?”

 

여기서 꽤 가까운 곳이야.”

 

무슨 소리인가 하고 바라바가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오빠는 주로 뒷문으로 출입해서 잘 못 보는데, 집 앞문에 나병 환자들이 몇 사람 앉아 있을 때가 있어.”

 

, 난 또 혹시 네가 걸렸나 했지

 

그 사람들 거기 있으면 안 좋은데.

 

거기 있지 말고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할까?”

 

아니, 괜찮아. 아마 다른 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거기 있을 거야.

 

얼마 전에는 내가 빵도 가져다줬어.”

 

그래도 서로 살이 닿으면 옮는 거 아닌가

 

조심하는 게 좋을 텐데.”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알았는데 미사엘 님이 그렇지 않다고 하셨어.

 

그분의 할머니가 옛날에 나병으로 의심받아 집에서 강제 추방당해서 그 병에 대해 많이 아시더라고.”

 

, 그래. 그럼 다행이지만... 

 

여하튼 미사엘 님이 이번 시위도 잘 주관하시고 여러 가지로 믿음직스러운 분 같아.”

 

이 말을 하며 바라바는 사라의 얼굴을 곁눈질했다.

 

사라는 미사엘의 꿈이 앞으로 가능한 빠른 시기에 열성당을 떠나 전문 요양소를 만드는 것이라고 알려줬다.

 

, 그러시구나. 좋은 생각이긴 한데 열성당에 그만한 분이 없는데.”

 

무심코 이 말을 한 바라바는 본인도 곧 열성당을 떠날 사람이라는 생각에 화제를 돌렸다.

 

, 그리고 내주 화요일 예루살렘으로 내려갈 거야.

 

이번 여행은 정말 너무 중요한 여행이라 걱정이 많이 되네.

 

우선 수요일 루고 재판이 잘 되어야 하고, 다음 날부터 루브리아 님이 눈 치료 받아야 하고.

 

모두 잘 돼야 할 텐데.”

 

, 그래야지. 만약 둘 중의 하나만 잘 돼야 한다면 루브리아 언니의 눈이 치료돼야 해

 

나는 구속되는 거 하나도 겁나지 않아.”

 

사라의 따스한 마음에 바라바의 고개가 아래로 향했다.

 

그리고 난 오빠의 앞날에도 하나님의 크고 원대한 계획이 있으시다고 믿어.

 

지금 그것이 무언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설령 앞으로 어려운 일이 닥친다 해도 절대로 용기를 잃으면 안 돼.”

 

바라바는 사라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에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열상 당수 아셀이 드디어 산헤드린 의회에 진출했다.

 

미사엘이 바로 옆에서 긴 칼을 차고 밀착 경호를 하며 걷고 있다.

 

의회의 중앙 테이블에는 그의 라이벌인 알렉산드리아의 필로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셀이 입장하여 토론장으로 걸어 들어가자 많은 사람이 일어나 환호하였다.

 

아셀은 손을 들어 여기저기 감사의 표시를 하며 중앙 테이블에 가서 필로와 악수를 교환했다.

 

산헤드린 의회의 의장은 사두개파의 리더가 하지만, 부의장은 오늘 선거로 선출하게 되어 있었다.

 

필로가 먼저 자신이 부위원장이 되어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는 논리정연하게 그동안 바리새파가 이룩한 업적을 나열하고, 특히 알렉산드리아의 백만이 넘는 유대인을 대표하여 본인이 당연히 선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적 학자인 그의 그리스 말은 유창했다.

 

많은 사람이 그의 말에 공감을 표시하며 고개를 끄떡이고 간혹 큰 박수도 나왔다.

 

특히 그와 절친한 율법 선생 가말리엘이 제자들을 데리고 앞에 앉아 그를 응원하였다.

 

필로는 경제가 점점 나빠지는데 부자들에게 세금을 너무 많이 물리니, 이들이 자꾸 안티옥이나 로마로 이주하고 있다며 이들의 세금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인 사람 중 약 반이 손뼉을 치며 그의 생각을 지지했다.

 

이윽고 아셀의 차례가 되었다.

 

그는 지금 이 땅의 서민들의 삶이 얼마나 피폐하고 착취당하고 있는지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의회 의원들의 첫 번째 의무는 이들을 먼저 보듬고 살려야 하며, 그래야 이 나라의 장래가 있다고 주장했다.

 

돈을 부모로부터 물려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연 20퍼센트가 넘는 이자를 받으며 놀고먹는 귀족들에게 자본세를 신설

하고, 그 수익으로 빈민들에게 의료 혜택을 줘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역시 그의 연설을 들은 사람 중 약 반수가 적극 동조하는 박수를 보냈다.

 

이제 서로 상대방에게 질문하는 주도권 토론 시간이다.

 

먼저 아셀이 질문했다.

 

필로 님이 알렉산드리아에서 여러 활동을 하신 것에 많은 사람이 경의를 표합니다.

 

그러나 산헤드린 의회는 이 땅의 의회이지 이집트의 의회가 아니지요.

 

그동안 필로 님은 이 유대의 흙을 몇 번이나 밟으셨습니까?”

 

대답을 머뭇거리는 필로에게 아셀이 손가락 하나를 머리 위로 들었다.

 

제가 알기로는 평생 한 번밖에 이 나라에 오지 않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 말은 잘 하시지만 우리 히브리 말은 거의 못 하시지 않습니까.

 

이런 분이 어떻게 예루살렘 성전의 산헤드린 의회에 들어오실 수 있겠습니까?”

 

아셀이 마지막 말에 목소리를 높이며 주위에 있는 의원들을 돌아보았다.

 

반이 넘는 사람들이 크게 박수를 치며 그의 말에 찬성을 표했다.

 

옆에 서 있던 미사엘도 박수를 치는데 너무 크게 치다 보니 그의 손이 자신의 어깨를 자꾸 건드렸다.

 

눈을 떠보니 감방의 생쥐가 자신의 어깨를 이빨로 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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