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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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33화 ★ 저는 살해범을 압니다.

wy 0 2021.12.05

헤스론이 누보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 얼굴 상태가 안 좋네.”

 

누보가 아무 말 않고 고개를 숙였다.

 

헤스론이 바라바에게 누보를 소개했다.

 

이 사람이 바로 마나헴을 우리에게 소개해 준 나발의 친구야

 

근데 미안하지만 이름이 생각 안 나네.”

 

, 저는 누보라고 합니다.”

 

누보가 얼른 자기의 이름을 말하고 바라바에게도 꾸벅 머리를 숙였다.

 

", 바로 그 친구로군.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잠깐 어디 들어가서 얘기를 좀 하는 게 좋겠네.”

 

바라바는 사라를 먼저 집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사라가 골목 저편으로 사라지는 것을 본 후, 조금 전 나왔던 식당으로 다시 들어갔다.

 

누보는 기회를 봐서 도망가고 싶었으나,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아 순순히 따라 들어갔다.


양고기를 굽는 노릿한 냄새도 누보의 발길을 끌어당겼다.

 

식당 안에서 헤스론이 다시 물었다.

 

"이거 밝은 데서 보니까 얼굴이 아주 엉망이네. 누구에게 이렇게 엄청 맞았니?”

 

누보가 대답을 하려는데 식당 종업원이 또 오셨냐고 웃으며 인사를 했다.

 

포도주를 주문한 헤스론이 누보의 잔에 한가득 따라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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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보는 갑자기 목이 몹시 말라왔다

 

우선 마시고 보자는 생각에 단숨에 한잔을 꿀꺽꿀꺽 마셨다.

 

허허, 이 친구가 물도 안 타고 포도주를 마시네

 

사실 물 타면 싱거워서 술맛이 안 나긴 하지.”

 

헤스론의 목소리가 멀리서 울리는 회당의 종소리 같았다.

 

머리가 핑 돌며 갑자기 시장기가 맹렬하게 일었다.

 

양고기를 한 입 뜯으며 생각했다.

 

나발이 안 보이는 게 이상했고, 지금 헤스론과 같이 있는 사람이 혹시 나발에게 들은 바라바가 아닌가 싶었다.

 

헤스론이 자신의 속을 들여다 보듯이 말했다.

 

", 나발은 다른 약속이 있다고 오늘 안 왔어

 

혹시 너 마나헴에게 맞은 거 아니니?”

 

이 말을 듣자마자 누보는 갑자기 설움이 복받쳐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 헤스론 형님. 흑흑. 그자가 갑자기 저를 불러 가둔 후 마구 때렸어요

 

채찍으로 맞아서 어깨와 등에도 피투성이에요. 흑흑.”

 

누보는 저도 모르게 흐느끼며, 오늘 있었던 일을 모두 말했다.

 

"그 나쁜 놈이 자네에게 분풀이를 했구먼.”

 

", 저를 열성당 사람들과 한패로 생각하고, 한참을 때린 후 아닌 것 같다며 풀어줬어요.

 

제가 열성당에 대해서는 끝까지 전혀 모른다고 했걸랑요.”

 

누보는 혹시 무슨 말실수를 하지 않았는지 주위의 눈치를 살폈다.

 

", 우리 때문에 고생이 많았네.”

 

바라바의 따스한 말에 누보가 용기를 내어 물어보았다.

 

"혹시 열성당의 바라바 님이신가요?”

 

바라바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역시 인상도 좋으시고 카리스마가 있으셔서 저는 척 보고 알았습니다요.”

 

"아니, 그럼 나는 인상이 나쁘다는 말인가?”

 

헤스론이 눈살을 찌푸리고 노려보았다.

 

"아닙니다. 헤스론님도 아주 좋으십니다요. 헤헤.”

 

누보는 긴장이 풀리면서 포도주를 한잔 더 마셨다.

 

갑자기 마나헴에게 채찍으로 맞은 것이 너무 분하고 억울했다.

 

코를 팽 풀고 헤스론에게 말했다.

 

"혹시 마나헴의 비밀 아지트를 아시나요?”

 

", 그 점성술사 집 말인가?”

 

"알고 계셨군요. 제가 거기서 마나헴을 만난 적도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서 오른쪽에 그의 사무실이 있고, 맞은편 방에 경호원이 한사람 있습니다.”

 

"그렇구나. 지금 바로 가서 그놈을 때려잡을까?”

 

누보는 오늘 거기를 또 간다고 생각하니 술이 확 깨었다.

 

헤스론 형님, 오늘은 좀 늦지 않았을까요?”

 

"하하, 우리 누보가 좀 피곤한 것 같으니 다음에 꼭 같이 가자

 

집의 내부를 잘 아는 사람이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거야.” 

 

"네네. 그러겠습니다요.” 누보가 얼떨결에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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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는 양고기 집에서 회식 후 먼저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열성당의 당수 후임도 결정이 되었으나 마음은 계속 심란했고, 아무도 없이 썰렁한 집을 돌아보니 갑자기 외로움이 몰려왔다.

 

어쩌면 오늘 회의에서 그냥 바라바 오빠가 선출되는 것이 아빠의 뜻이 아니었나 하는 걱정이 되었다.

 

바라바 오빠가 당수가 되면 열성당에 대한 책임감이 더 무거워질 것이고, 사라 자신에 대해서도 더 신중한 결정을 할 것도 같았다.

 

아셀 님을 고문으로 추대하는 안을 한 번 제안해 볼 걸 하는 후회가 가슴 속에서 매지매지 올라왔다.

 

미사엘 님에게 그런 안을 강력하게 제시하면 충분히 받아들였을 것이다.

 

왜 이런 생각이 지금 나는지 참 아둔한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가 사라 왔니?” 하면서 방문을 열고 나오실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누가 창문 안으로 돌멩이를 휙 하고 던져 넣었다.

 

깜짝 놀란 사라가 얼른 창문으로 뛰어가 보니 사람의 그림자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돌멩이에는 짧은 서신이 붙어있었다.

 

<사라 님, 저는 사무엘 님 살해범을 압니다. 저를 보호해 주신다면 범인을 말씀드리지요. 곧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사라의 가슴에서 쿵쾅쿵쾅 소리가 났다

 

급히 써서 그런지 글씨가 흐트러져 있었다

 

오리무중이던 범인을 누가 안다면 공범일 가능성이 크다.

 

그가 무슨 일로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웬일인지 아셀 님과 미사엘 님의 얼굴이 다시 교대로 떠올랐다. 

 

내일 날이 밝는 대로 앞으로의 거취도 다시 상의할 겸 바라바 오빠를 만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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