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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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14화 ★ 평생 별자리 운세

wy 0 2021.09.30

바라바의 가게로 나발이 들어왔다.

지난번에 가게에 불냈다는 사람이 또 호텔에 투숙했어요. 언제 나갈지 몰라서 급히 왔어요.”

바라바는 잠깐 가 봐야 할 곳이 있다고 아버지에게 말한 후, 급히 방화범이 있는 호텔로 향했다.

마침 그가 호텔 로비에서 젊은 남자와 대화를 하며 차를 마시고 있었다

바라바는 나발과 함께 그의 옆자리에 앉아 바싹 귀를 기울였다.

그럼 이번 일은 취소해도 되겠죠?”

젊은 사람이 방화범에게 물었다.

그래. 어차피 곧 알아서 가게 문을 닫을 테니 좀 기다려 보자꾸나.”

안나스 제사장님도 알고 계신가요?”

그야 물론이지.

. 저는 마나헴 님만 믿겠습니다. 잘 말씀드려 주세요.”

마나헴이란 사람이 바로 나발이 말한 방화범이었다

마주 앉은 젊은 사람은 행동 대원처럼 보였고 역시 안나스와 연결된 조직원이었다.

그들은 곧 일어나서 호텔 문을 나가며 헤어졌다. 바라바와 나발이 마나헴을 따라붙었다.

마나헴은 건장한 40대 중반으로 보였고 민첩하게 움직였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많아서 미행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얼마 후 그는 나발이 말한 점성술사의 집으로 들어갔다.

또 여기로 들어가네요.”

그때도 우연히 들어간 게 아니었구나. 밖에서 좀 기다려 보자.”

한참을 기다렸지만 마나헴은 나오지 않았다

바라바와 나발은 뒷문이 없는 걸 확인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에 앉아 있는 젊은 인도 여인이 나발을 알아보며 말했다.

어머, 지난번에 오신 분이군요. 그사이에 콧수염을 깎으셨네?”

나발은 그녀의 기억력과 눈썰미에 놀랐다.

안녕하세요. 기억력이 좋으시네요.”

젊고 미남이시니 당연히 기억하지요. 또 오실 줄 알았어요

오늘은 뭐가 궁금해서 오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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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창은 어두운색 커튼으로 가려져 있었고, 그녀가 앉은 자리 뒤의 검은 벽에는 밤하늘의 별자리 모양이 크게 펼쳐져 있었다.

바라바와 나발은 책상 앞에 있는 긴 의자에 앉았다.

두 분이 같이 보시면 더 싸게 해 드릴게요. 오늘은 어머니가 안에 계시니 평생 별자리 운세를 보실 수도 있어요.”

바라바는 어머니라는 사람도 만나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고개를 끄떡이며 말했다.

. 평생 별자리 운세를 한번 볼까요?”

잠깐 기다리세요. 어머니를 모시고 올게요. 한 분은 5데나리온, 두 분이 같이 보면 8데나리온이에요.”

말을 마치자마자 그녀가 안으로 들어갔다

안쪽은 살림집이라고 했는데 마나헴도 여기에 살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곱상하게 생긴 40대 여인이 혼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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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오셨다고 들었어요. 어느 분이 먼저 보실 건가요?”

그녀가 이렇게 말하고는 테이블 양쪽 끝에 있는 반쯤 타버린 초에 불을 붙이자 강한 향기가 나며 주위가 한결 밝아졌다.

오늘은 저만 보겠습니다.” 바라바가 말했다.

그러세요. 그럼 제가 정신 집중을 위해 기도를 해야 하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그녀가 눈을 감고 바른 자세로 심호흡을 한 지 얼마 안 되어 그녀의 까무잡잡한 얼굴에 땀방울이 맺히는 게 보였다.

바라바와 나발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길게 숨을 내뿜는 소리가 나며 그녀가 눈을 떴다.

손님, 손을 좀 주세요.”

바라바가 일어나서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바라바의 두 손을 잡고 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손에 찌릿찌릿한 느낌이 있지요?”

바라바는 그런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았다.

글쎄요. 좀 그런 것 같네요

이제 앉으세요.”

그녀는 테이블 위에 별자리가 그려진 넓은 검은색 수건을 펼치고는 바라바에게 주사위 세 개를 주며 그 위로 던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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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세 번을 한 후 그녀는 또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잠시 후 그녀가 천천히 눈을 뜨며 입을 열었다.

손님은 장군이 되실 겁니다. 아니 이미 장군일지도 모르겠군요.”

장군 아닌데요.”

로마의 장군이나 헤롯왕의 장군만이 장군이 아닙니다.”

그녀는 바라바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

손님은 유대 사람들의 장군이 될 겁니다. 그러나 대단히 변화가 많은 삶을 살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잘 지냈지만, 앞으로 큰 고비를 두세 번 넘기며 결국 큰일을 하게 됩니다.

손님은 마음이 밝으니 재물운이 좋아서 풍족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는 사람을 가까이 두면 안 됩니다.

건강도 아주 좋게 타고나서 갈릴리 격투기 시합에 나가도 될 정도입니다.”

바라바와 나발의 눈이 마주쳤고 그녀의 말이 계속되었다.

손님은 늘 배운다는 자세로 사람들을 대하지만, 자신이 기울인 노력이 성과를 가져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 10년 대운이 시작되었는데, *황도12궁의 별자리로 볼 때 앞으로 외국에서 큰 활동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애정운이 약해서 결혼은 좀 어려울 것 같아요.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나 이상하게 별자리가 보이지 않네요.

수명은 70살 넘게 장수할 겁니다.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세요.”

바라바가 목소리를 낮추어 질문했다.

“실은 우리가 지금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지금 그 사람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이때 놀랍게도 안에서 마나헴이 나오더니 바라바가 있는 쪽을 슬쩍 쳐다보고는 문밖으로 나갔다

형님, 제가 바쁜 일이 있어서 죄송하지만 먼저 나가겠습니다.”

나발이 마나헴의 뒤를 따라붙었다.

손님이 찾는 사람은 생각보다 가까운 데 있을 겁니다.”

점성술사가 빙그레 웃으며 하는 말이었다.

바라바는 그녀와 잠시 더 대화를 나누고 호텔 로비로 가서 나발을 기다렸다

잠시 후 나발이 들어오며 바라바 옆에 앉았다.

마나헴이 중앙회당에 들어가서는 나오지 않아 일단 돌아왔습니다

형님이 여기서 기다리실 것 같아서요.”

그자가 점성술사와 연관이 있는 게 확실하니, 나중에 잡아서 배후를 캐도록 하자.”

나발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른 질문을 했다.

“음, 형님은 그동안 열성당의 활동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무슨 뜻으로 물어보는 거니?”

나발이 주위를 한 번 살피고 말했다.

열성당은 앞으로 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많은 성과도 있었지만, 이제는 여러 면에서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나발이 침을 한 번 삼키고 이어 나갔다.

 

모든 일을 폭력으로 해결하려 하고, 심지어 선량한 시민을 착취하기도 합니다.

 

이런 일이 계속되면 무슨 일을 도모하기도 어렵고, 민심을 잃어서 열성당이 설 땅이 없어집니다.

 

우리가 바리새인들의 위선적인 행동을 비판하지만, 사실 그들 대부분은 구제에 힘쓰고 좋은 사람들입니다.

안나스 제사장만 해도 내용을 모르는 시민들에게는 많은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돈을 빌리고 못 갚는 사람들에게는 원금을 탕감해 주고, 어려운 사람에게는 먹을 거나 입을 것을 수시로 나눠 주기도 합니다.”

 

바라바가 눈살을 찌푸렸다.

 

안나스가 좋은 사람이라고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이렇게 인기 관리를 잘해야 큰일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겁니다.

 

더 중요한 건 열성당 지도부가 연로해서, 이제 형님같이 젊고 능력 있는 분이 조직을 이끄셔야 한다는 겁니다.

 

이번에 자연스럽게 사무엘 님을 은퇴시키고, 우리가 주축이 되어서 열성당을 새롭게 이끌어 나가야 합니다.”

 

*황도 12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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