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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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도신경 91 화 ★ 바르톨로뮤 대학살

wy 0 2019.10.12

 

 

바들로메 학살.jpg

 

 

 문진의 말이 계속 되었다.

 

“ 인류의 과학적 지식이 확장되면서 기독교의 전통적 교리인 성령 잉태설, 부활, 재림등은 현대인에게 공감을 주기 어렵고 터무니 없거나 무의미하게 들립니다.

 

어려울 때 도피처로 사용하는 것을 제외하면 그 힘을 잃은 지 오래지요.

 

교회가 한 때 계시된 진리라고 외치던 것들이 새로운 과학적 발견과 충돌할 때 교회는 계속 패배했습니다.

 

그것을 인정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가톨릭이 갈릴레오의 파문을 잘못 된 것으로 시인하고 사과 한 것이 1992년이니까 3백년이 넘게 걸렸지요.

 

지금도 공룡의 화석과 인간의 발자국이 같이 발견 되었다는 주장이 있지요.

 

공룡과 인간이 같은 시대에 뛰어 다녔다는 이야기입니다.

 

공룡은 하나님이 우리의 신앙을 시험하기 위한 것, 즉 지구가 6천년 전에 만들어진 것을 의심하는지 안 하는지 보려고 하나님이 일부러 만들어 놓은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방청석에서 웃음 소리가 들렸고 문진의 발언이 이어졌다.

 

"21C의 기독교는 교리를 떠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거듭 나야 합니다. 

 

이것은 나에게 편안한 옛 관습, ‘믿으면 천당 가고 안 믿으면 지옥 간다’ 라는 언어를 떨쳐내야 하는 고통스러운 도전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나에게 더 진정한 모습으로 다가왔으나, 그에 대해 사용했던 교리적 언어는 더 이상 나에게 의미를 찾기 어렵게 된 거지요.

 

우리는 이제 이러한 모순과 긴장을 해소하고, 예수님을 종교적 굴레에 가두지 말고, 온 인류를 위해 해방 시켜야 합니다.

 

마치 그 분이 유대교의 굴레에서 진리와 자유를 위해 십자가를 지셨듯이 말입니다.

 

예수님은 로마 가톨릭이나, 루터나 칼빈의 개신교보다 더 크신 분이고 그런 의미에서, 오직 그런 의미에서만 하나님의 독생자이십니다. “

 

문진의 열변에 재판장이 학생처럼 진지하게 물었다.

 

“도대체 종교에서 교리 없이 새로운 패러다임이 가능합니까? “

 

“예전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때가 있었으나 이제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의 의미는, 더 이상 교리와 독선으로 옹졸해진, 인류를 분열시킨 종교를 넘어서, 예수님을 본 받는 기독교인이 되는 것입니다. “

 

재판장이 눈을 껌벅거린 후 사정조로 다시 입을 열었다.

 

“좋아요. 백 번 양보해서 성경이나 교리가 사람이 만든 거라고 칩시다.

 

또 부활이나 재림도 제자들의 희망 사항이고, 사도 바울이 다메섹에서 본 예수님도 환상이라고 합시다.

 

하지만 세상의 근원, 생명의 근원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태초에 무에서 유가 생기지는 않았을 터, 무생물에서 저절로 생명이 생기지는 않는 것이니 반드시 창조주 혹은 세상을 만든 하나님은 계시는 것입니다.”

 

재판장의 말이 놀라운지 옆에 앉은 부심의 눈이 동그래졌다.

 

“이제 재판장님의 속 마음이 조금 나오는군요. 

 

맞습니다. 하나님을 세상의 근원, 존재의 근거라고 밖에 표현 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그 동안 로마 기독교 즉 니케아 기독교를 믿었던 것은 그것이 진실이라기 보다는 마음의 안정을 위해서였으며, 과학이 발달하지 못하여 신화를 사실로 믿는 시대였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무지개가 생기는 원리를 발견한 것은 8백년 전이지요.

 

그때까지는 무지개가 노아의 홍수가 끝나고 하나님이 보여준 언약이라는 말씀을 믿을 수도 있었겠지요.

 

그런 옛날 분들을 우리는 비난 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현대인이 그렇게 믿는다면 그 사람의 정신 상태가 정상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이런 과학적 사실이 점점 밝혀짐에 따라 로마 기독교는 더욱 더 생존을 위해 극단적 근본주의를 고수하게 되지요.

 

성경 무오설, 교황 무오설등으로 반격을 시도했고 때로는 잠시 성공도 했습니다.”

 

재판장이 불쑥 질문했다.

 

“피고가 ‘로마 기독교’라는 단어를 자주 쓰는데, 무슨 의미입니까?”

 

“1700년 전 니케아에서 결정된 몇 가지 교리를 신성 불가침으로 고수하고 있는 전통적 기독교를 말하는 겁니다. 

 

예수님은 2천년 전 기독교라는 새로운 종교를 만들 생각도 없었고, 그를 추종하는 새 종교가 생겨날 것도 몰랐지요.

 

기독교는 AD90년경 유대교에서 분리되기 시작하여 로마에서 공인 받는 313년 까지 엄청난 박해를 받았지만, 로마 제국의 종교가 되고부터는 즉시 거꾸로 박해하는 종교가 되면서, 특히 같은 뿌리인 유대교를 심하게 탄압했습니다.

 

이후 가톨릭과 동방정교가 1054년 서로를 파문하며 갈라지게 되었고, 1517년 종교개혁으로 유럽은 백 년 넘게 가톨릭과 개신교의 엄청난 전쟁에 휘말리게 되지요.

 

로마에 큰 불이 났을 때 네로 황제에게 학살당한 기독교인들보다 16C 두 종교의 내전 중 가톨릭이 어느 날 하루 사이에 죽인 개신교의 숫자가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1572년, 프랑스 종교 전쟁의 도화선이 된 ‘바르톨로뮤’ 대학살이지요.

 

8월 24일, 이날 하루에만 칼빈주의 개신교 신도들 약 2만명이 파리에서 죽었습니다.

 

로마기독교 간의 전쟁은 이토록 참혹했지요.

 

가톨릭과 개신교간의 전쟁이 멈춘 후 로마기독교는 다른 종교에 대한 증오를 시작 했습니다.

 

특히 20C 초 한국에서 ‘예수 천당 불교 지옥’이라는 표어가 나왔고, 그것이 너무 노골적이라 ‘예수 천당 불신 지옥’ 으로 바뀌었습니다.  

 

지금도 교회에서 간증 할 때 ‘나는 대대로 불교 신자였는데 무슨 병이 걸렸다가 예수 믿고 나았다’는 선언을 서슴없이 할 정도입니다.

 

기독교를 만들지 않으신 예수님이 보시면 ‘종교는 왜 이렇게 혼란스럽고 서로 증오하는 세력이 되었는가’ 라고 한탄하실 것입니다."

 

 재판장이 문목사의 말을 중단시켰다.

 

“다음 파문 재판이 기다리고 있어서 피고의 이야기를 계속 들을 수 없습니다.

 

이제 최후진술을 짧게 해 주세요”

 

문목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오른 손을 들고  말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선언하노니, 로마 기독교의 종교적 교리를 폐하노라. “

 

재판장의 눈이 두려움으로 커졌다.”

 

 

연극 <파문 재판> 1막 1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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