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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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도신경 76 화 ★ 다른 사도신경

wy 0 201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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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이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계속 말했다.

 

“2천년 전 플루타르크가 ‘진정으로 경건한 사람은 무신론의 낭떠러지와 미신의 늪 사이에서 힘든 길을 걷기 마련이다’ 라는 말을 했는데 나도 지금 그 사이를 걷고 있다고 했지.”

 

“영웅전을 써서 유명한 플루타르크의 연대가 AD 45-125 니까 예수님 시대의 사람인데, 그 때 그런 말을 했다는 게 참 대단합니다.“

 

 “그렇지, 인류의 양심과 지성의 불빛을 밝힌 위대한 인물들이 있었네.

 

지금은 중세 최고의 신학자로서 존경 받고 있는 ‘토마스 아퀴나스’도 당시에는 이단으로 몰려서 백 년 이상 그의 책을 읽을 수 없는 시기가 있었지.

 

그 후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같은 영성가는 결국 이단으로 파문 당했고…”

 

‘파문’이라는 단어를 들으니 문교수의 입에서 저절로 가벼운 한 숨이 새어 나왔다.

 

곧 이어 선생이 책상 서랍을 열고 큰 서류 봉투를 조심스레 꺼내었다.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세.

 

이것이 니케아 호수 아래 성당 벽면에서 발견한 돌판의 사진이네.

 

닥터 문이 보고 먼저 해석을 해 보시게.”

 

봉투 안에는 고대 이집트어인 콥트어로 쓰여있는 누런 돌판의 사진이 선명했다.

 

가로 60 cm 세로 40 cm정도인데 글씨는 거의 훼손되지 않았고 제목은 사도신경으로 또렷이 적혀 있었다.

 

콥트어를 소리 내어 읽어 가는 문교수의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사도신경

 

존재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내가 믿사오며, 선한 목자 예수님을 따르오니

 

이는 병든 자를 고쳐 주시고,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 하시고,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다 하시고, 원수를 용서 하셨는데

 

이를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장사한지 사흘 만에 제자들에게 다시 살아나시어,

 

생명의 확장과 사랑의 충만으로 하나님의 빛을 온 세상에 비추셨나이다.

 

이제 예수님이 내 안에 계시어, 내가 부활의 증인이 되는 것과 모든 생명이 서로 통하는 것과

 

우리가 이 땅에 사는 동안 서로 사랑함으로 영원히 사는 것을 믿사옵나이다.   아멘.

 

                                      클라우디우스 5년 - 마리아, 수잔나, 도마, 시몬, 빌립

 

문교수가 충격으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로빈슨 선생을 바라보았다.

 

선생이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클라우디우스 황제 5년이면 AD 45년인데 최초의 신약성서로 알려진 ‘데살로니카전서’보다 몇 년전이지.

 

더욱 재미있는 것은 12제자와 여성 제자들이 골고루 서명을 한 것이네.

 

여기서 시몬은 열성단의 시몬이겠지.

 

마리아는 막달라 마리아이고, 수산나는 누가복음에 나오는 여성일거야. “

 

“어떻게 이런 글이 콥트어로 써 있을까요?”

 

문교수가 제일 궁금한 질문을 했다.

 

“예수님 승천 후 막달라 마리아가 아라비아 사막으로 들어갔고,  도마와 시몬도 사막으로 가서 그녀를 만난 후, 

도마는 인도로 선교를 위해 떠났다는 전승이 있었지.”

 

거기까지는 문교수도 알고 있는 내용이고 인도에는 도마를 기념하는 동굴도 발견되었다.

 

“도마와 시몬이 왜 막달라 마리아를 만나려 했을까요? “

 

로빈슨 선생이 하얀 눈썹을 한 번 가볍게 올린 후 대답했다

 

“사람은 자기가 눈으로 본 것도 시간이 지나면 잘 믿지 않게 되네.

 

의심 많은 도마는 예수님의 부활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부활의 첫 증인인 막달라 마리아를 찾았을 테고, 열성 단원인 시몬은 아직도 예수님을 다윗의 자손 메시아로 믿고, 곧 재림하여 로마제국을 멸망시킬 것으로 기대하며 도마를 따라 갔겠지.”

 

“네 당시에 제자들은 예수님의 재림이 얼마 안 남은 것으로 굳게 믿었지요.”

 

“그 후에 그들의 행적은 찾을 수 없었고 나도 왜 이 사도신경이 콥트어로 쓰여 있는지가 가장 궁금했었지.

 

거기에 대한 해답을 여기서 찾았네.”

 

선생이 책상 서랍을 열고 또 하나의 사진을 건네 주었다.

 

이번에는 항구에 떠 있는 배의 사진인데 이태리 피렌체의 산타크로체 성당 벽에 있는 그림이었다.

 

그림의 제목은 ‘막달라 마리아 – 숨겨진 스토리’ 였고 그 밑에 설명이 있었다.

 

<마르세이유로 항해하던 배가 표류하여 도착한 어느 섬에서, 막달라 마리아는 그 곳의 이교도 군주와 그의 아내를 기독교로 개종시켰고 그들이 아들을 갖도록 해주었다.>

 

설명을 다 읽은 문교수가 선생을 다시 바라보았다.

 

“이태리 고딕시기에 활동했던 '조반니 다 밀라노'가 그린 작품이네.

 

보다시피 막달라 마리아로 보이는 이 여자가 이교도 군주에게 세례를 주는 장면이 중앙에 있고, 그 뒤에는 어린 아이를 동네 여자들이 들고 있으며, 멀리 배경으로는 그들이 타고 온 배가 돗대를 내린 상태로 바다 위에 떠 있지.”

 

배 안에도 사람이 두 명 타고 있었고 갑판에는 작은 글씨가 써있었다.

 

문교수가 읽어보니 놀랍게도 ‘알렉산드리아 ‘라는 콥트어였다.

 

“그 배를 타고 마리아 일행이 알렉산드리아에서 바르세이유로 항해한 거야.

 

그 배는 AD40년에 그 지방의 화가가 그렸던 배를 그대로 옮겨 그렸다는 설명이 있네.”

 

“아, 그러면 아라비아 사막에서 마리아 일행이 알렉산드리아로 갔군요! “

 

“그렇게 된 것이지.  

 

또 놀라운 것은 서명의 순서인데 막달라 마리아와 수산나가 먼저 했고, 그 뒤로 도마와 시몬, 빌립의 순서로 했는데 당시 여자는 사람 수에도 끼지 않던 것을 생각하면 대단한 일이네. “

 

문교수가 시선을 다시 사도신경 돌판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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