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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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산 두더지 2 : 길 잃은 나의 슬픈 그림자여 이제 다시 일어나 꿈을 지피자~

wy 0 2020.03.10

 꼴찌를 위하여란 노래를 만들 때 생각했던 얘기를 하나 해 보겠다.

 

북한에서 세계 청소년 육상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만 미터 종목에서 여러 나라 선수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유력한 우승 후보는 북한 선수였다. 북한 주민들도 이 선수에게 많은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 한국 선수가 일등으로 달리고 있었고 그 뒤로 중국, 북한, 미국, 러시아, 일본 선수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리고 있었다

 

마지막 한 바퀴가 남았을 때였다. 갑자기 일등으로 달리던 한국 선수가 넘어지고 말았다. 그 사이 북한 선수가 중국 선수를 제치고 일등으로 달리고 있었다. 관중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골인 지점이 눈앞에 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북한 선수가 제자리를 뛰면서 무언가 생각하더니 뒤돌아 가는 것이었다

 

관중들이 조용해졌다. 일등을 포기한 북한 선수는 절뚝거리는 한국 선수를 향해 달렸다. 그 사이 중국 선수가 일등으로 들어갔고 그 뒤로 미국, 러시아, 일본 선수 그리고 다른 나라 선수들까지 다 들어갔다

이윽고, 절뚝거리는 한국 선수와 그를 부축한 북한 선수가 꼴찌로 골인 지점을 통과했다. 그때였다. 조용하던 관중들이 파도처럼 일어나 우레와 같은 박수를 치는 것이었다.

 

악마들은 주로 눈, , , 입에 많이 모여 산다. 그래서 옳은 생각을 해놓고도 눈에 보이는 것에 따라 행동하고, 귀에 들리는 대로 행동하고 그걸 또 입으로 변명하고 코로는 돈 냄새를 맡고 그런다

두더지를 보라, 눈이 퇴화된 두더지가 악마와 싸워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눈에 뵈는 것이 없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두더지는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할 수 있었다.

 

언제였던가, 앵무산 기슭에 학교가 하나 있었는데 나는 거기에서 두더지를 보았다

그 학교 교장이었던 두더지는 유난히 술을 좋아했다. 그래서 그런지 청력도 좋지 않았고 시력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만은 싱싱하여 하는 일마다 거리낌이 없었다

 

그런 싱싱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니 아이들도 싱싱하게 자랐다. 무릇 학교가 싱싱해야 사회가 싱싱하고 사회가 싱싱해야 나라가 싱싱해진다.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이여! 우리 모두 제 마음을 사랑해 보자

제 마음도 믿지 못하면서 어떻게 소원을 말할 수 있겠는가?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이라도 제 마음을 믿는 사람이라면 하느님은 그 사람을 보살펴 주실 것이다.

 

살다 보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하여 해서는 안 될 일을 할 때도 있다. 그럴 때 꼭 나타나는 것이 악마의 유혹이다. 우리는 그런 유혹에 잘 넘어간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 그런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우리가 탁한 세상을 사는 것은 인정할 것을 인정하지 않고 악마를 숨겨주었기 때문이다

 

그 덕에 잘살았는지는 모르지만 어느 날 문득 제 몸속에 악마의 피가 흐른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악마가 된 사람들은 서로 모른 척, 제 그림자를 감추며 산다. 지식을 쌓는 것은 재물을 쌓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실천하지 않는 지식에 먼지가 쌓이면 그 속에서 악마의 씨가 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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