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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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도신경 102 화 ★ 휴대폰 추적 방지

wy 0 2019.11.20

 

 

응급실에서 2일간 있은 후 일반 병동으로 올라온 준기는 새끼 고양이처럼 하루에 20시간 잠만 잤다.

 

치사량이 넘는 수면제를 먹고도 생명을 건진 것은 뭔가 특수 체질이라며 담당의사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

 

위 세척을 할 때만 해도 준기의 상태가 안 좋아서 거의 포기했는데 이틀 후 그의 혈압이 정상으로 회복되며 의식을 회복했다.

 

응급실에 실려오는 많은 환자 중에 음독 자살기도를 한 사람들은 환영을 받지 못한다.

 

그들 중 3분의 1은 왜 나를 살렸냐고 의사를 원망한다.

 

원망하는 사람들 중 3분의 1은 언젠가 그들의 목표를 달성한다.

 

이러한 수치로 볼 때 자살시도는 성공 확률이 약10%이고, 간호사들은 준기도 수면제 과다복용 자살시도로 알고 있었다.

 

준기의 병상은 선희가 늘 지켰다.

 

처음 깨어났을 때 그가 선희를 알아보긴 했지만 김승태의 집에 도착한 첫날 이 후의 사건은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미음을 먹기 시작하면서 그의 회복속도는 빨라졌지만 선희가 물어보는 말 외에는 거의 입을 열지 않았다.

 

우계장이 준기의 휴대폰을 돌려주면서 김승태의 아지트를 찾은 것이 휴대폰 때문이라고 해도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했다.

 

휴대폰은 전원을 꺼도 기지국에서 이동 경로가 추적되며, 이것을 피하려면 전원을 켠 채로 밧데리를 빼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많은 실수가 전원을 먼저 끈 후 밧데리까지 빼고 안심하는 경우인데 바로 김승태가 한 짓이었다.

 

의식이 회복되고 3일 째 되는 날 준기가 입을 열고 휴거에 대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혹시 휴거도 머리 속에서 지워졌나 했는데 아니었다.

 

마지막 날에 인간이 완전한 형태로 변하여 하늘로 올라 가는데, 완전한 형태는 동그란 모양이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공 같이 동그랗게 되고 투명해지며 빛이 난다고 했다.

 

선희가 속으로 한 숨을 쉬는데 노크소리에 이어서 서준이 들어왔다

 

준기가 서준을 잘 못 알아봤고 선희가 옆에서 설명을 했다.

 

“최기자님이야, 이번에 경찰이 우리를 찾는데 큰 도움을 주셨어.”

 

준기가 누운 채로 고개를 까닥했고 선희가 오렌지 주스를 종이 컵에 따랐다.

 

“컵이 이것 밖에 없어요. 이쪽으로 앉으세요.”

 

침대 옆 초록 색 2인용 소파에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았다.

 

주스 컵을 한 번 입에 댄 후 손에 든 채로 서준이 말했다.

 

“김승태가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단순한 가족간의 만남이라고 주장한다네요.

 

경찰에서 피해자 조사를 위해 선희씨를 내일 나오라고 했다는데 연락 받았지요? “

 

 선희가 고개를 끄덕였고 침대에 누워있던 준기가 벌떡 일어나 앉았다.

 

“나도 같이 가야지. 지금 퇴원 해야겠네. “

 

“오빠는 입원 중이라 나만 간다고 했어.

 

걱정 안 해도 돼. “

 

선희가 도움을 구하는 시선으로 서준을 바라보았다.

 

“그래 준기씨는 며칠 더 입원해야지. “

 

“최기자님이 선희의 변호사입니까? “

 

“아니 그건 아니지만…”

 

서준이 머쓱하게 말하자 준기의 목소리가 커졌다

 

“김승태는 이번에 철저히 응징해야 합니다.

 

제가 나가서 진술해야 살인미수로 확실히 감옥에 보낼 수 있어예.

 

그 사람은 내 혈액형도 조작 한 사람입니다. “

 

“오빠는 아무 기억도 안 나는데 무슨 진술을 해. “

 

준기가 무슨 말을 하려는데 문이 덜컹 열리고 간호사가 혈압기를 들고 들어왔다.

 

“손준기님 침대 위에 누우께요. “

 

무슨 말인지 잘 모르는 준기에게 선희가 누우라고 했다.

 

익숙한 솜씨로 까만 바람 주머니를 손으로 누르며 수은주를 들여다 보던 간호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혈압은 정상이네요.

 

그래도 내일까지는 이 혈압약을 드실께요. “

 

“난 오늘 퇴원합니다. “

 

“체온 재실께요.”

 

입 안으로 체온계가 쑥 들어오자 준기가 더 말을 못했다.

 

“체온도 정상이네요.

 

어디 아프시면 간호사실로 연락 하실께요. “

 

언제부터 한글이 이 지경으로 쓰였나 하는 생각에 서준이 쓴 웃음이 났다.

 

간호사가 문을 쾅 닫고 나갔고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서준이 슬슬 일어나 나가려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최기자님, 우순남 계장입니다.”

 

우계장의 목소리가 평소와 달리 톤이 높았다

 

“김승태변호사가 음독 자살을 시도 했는데 목숨은 구했습니다. “

 

“경찰서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있었나요? “

 

서준의 톤도 높아졌다.

 

“긴급 체포를 오래 끌 수 없어서 어제 일단 귀가 시켰는데 집에서 농약을 먹었어요.

 

지금 강남 H병원에서 혈액 속의 독을 빼기 위해 신장 투석을 하고 있는데 회복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네요.

 

선희씨 전화가 꺼져있어서 대신 연락하는 겁니다.

 

내일 경찰에 나오는 것도 일단 보류한다고 알려주세요.

 

대질 심문을 하려 했는데 피의자가 의식이 없어서 안되겠습니다.”

 

“네,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서준이 전화를 끊고 김승태의 음독을 선희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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