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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95화 ★ 누보의 주머니 속 은전 세 개

wy 0 2022.07.10

 

로마 은전[크기변환]shutterstock_1195172413.jpg

 

누보는 후회가 막심했다.

 

돈을 담을 부대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것이다

 

주머니에 은전을 넣어봤자 몇 개 들어가지 않을뿐더러 불룩 나온 주머니가 의심을 받을 수 있다.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누보는 은전 세 개만 주머니에 집어넣고 나머지를 다시 초상화 뒤 검은 나무 상자에 집어넣었다.

 

며칠 내 큰 부대를 가져와서 담아가야 한다.

 

빌라도 총독이 돌아오면 감시가 심하겠지만, 어차피 청소와 관리는 카잔 팀이 하니까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다.

 

누보는 서둘러 유리가 기다리는 식당으로 건너갔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요? ”

 

유리가 미간을 찌푸렸다.

 

시간이 오늘은 생각보다 빨리 갔네요.”

 

카잔을 보면서 누보가 대수롭지 않은 듯이 말했다.

 

누보 동생이 오늘 뭔가 열심히 했나 보네. 뭐든지 열심히 하면 시간이 빨리 가.”

 

 

누보와 단둘이 되자 유리가 얼른 물었다.

 

시간이 오래 걸려 걱정했어요. 금고 찾았나요?”

 

찾았어요. 마나헴 집에 있던 것보다 은전이 열 배는 많아요.”

 

그걸 언제 어떻게 가지고 나오지요?”

 

유리도 흥분이 되는지 얼굴을 누보에게 가까이 대며 물었다.

 

빌라도 총독이 안 나오는 토요일에 따로 나와야겠어요

 

전대를 몇 개 만들어서 몸에 차고 나오는 게 어떨까요?”

 

그게 좋겠는데 휴일에 따로 나오려면 카잔 조장의 사인이 있어야지요?”

 

, 그런 문제가 있네요.”

 

유리도 걱정스럽게 말했다.

 

이번에 카잔 조장과 꽤 친해졌는데 마음에 좀 걸리네요.”

 

이번 일을 처리한 후 바로 누보와 유리가 사라지면, 카잔은 중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광산 수용소로 보내지거나 즉결 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

 

며칠 동안 카잔과 따로 만나 점성술을 봐주면서 인간적인 유대가 생겼다.

 

완전히 사기꾼에게 이용만 당했다고 생각할 텐데 영 마음이 찜찜했다.

 

유리의 마음을 읽은 듯 누보가 입을 열었다.

 

내가 일을 처리한 후 카잔 조장에게 말할게요.

 

은전도 좀 나누어 주고, 이제 같이 피해야 한다고 알려줘야지요.

 

나발은 모르는 일이니까 일단 말하지 않겠어요.”

 

유리가 동감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누보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손가락 끝으로 은전을 하나씩 조심스레 만져보았다.

 

 

 

 

<존경하는 헤롯 전하

 

헤롯 전하의 은덕으로 저희는 오늘도 안전하게 생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전하께서 이 땅을 통치하신 지 30년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도시들을 세우시고 전쟁과 내란이 그치지 않던 지역을 오랜 기간 평화가 유지되도록 힘쓰셨습니다.

 

이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유대 민족의 두 가지 숙원사업을 말씀드리고자 감히 서신을 올리나이다.

 

전하께서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 민족은 알렉산드리아, 안디옥 등에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그들의 삶의 목표이자 보람은 1년에 한 번이라도 거룩한 도시 예루살렘 성전을 방문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예루살렘으로 여행을 할 때마다 담당 관청의 허가를 맡아야 합니다.

 

우리 유대 민족이 예루살렘을 방문하는 당연한 행사에 이러한 규제는 마땅히 철폐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여행 신고로 끝나는 여행의 자유화가 이루어지면, 이 땅에 사는 농어민을 비롯한 시장 상인들의 경제도 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예루살렘 방문자가 늘어난 만큼 성전세도 늘어남으로써, 나라의 경제도 더욱 튼튼해지는 것은 불을 보듯 확실합니다.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사는 유대민족이 예루살렘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제도를 고쳐주시기 청원합니다.

 

두 번째는 바로 성전세의 운용을 우리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 문제는 전하께서도 그 타당성과 필요성을 절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여호와께 우리가 내는 세금을 다른 여러 신을 믿는 로마가 관리하고 그중 일부를 떼어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러한 폐단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우리가 어떻게 정결하고 순전한 마음으로 성전에서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겠습니까.

 

온전히 관리되는 성전세가 이 나라의 많은 배고프고 헐벗은 사람들을 위해 쓰여진다면 이 또한 전하의 은공이 되겠습니다.

 

지금 말씀드린 이 두 가지 민족의 숙원을 전하께서 꼭 이루어 주시기 소망합니다.

 

물론 이런 문제는 로마와의 협의 없이는 어려운 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가 곧 빌라도 총독의 관저 앞에서, 이러한 뜻을 강력히 전하기 위한 대규모 평화 시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전하께서 저희의 생각을 다 아시고 지지해 주시리라 믿으며, 이만 저희의 청원을 마치겠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헤롯 전하와 왕비님께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열성당 비대위원장, 바라바 예수 올림>

비대위원장[크기변환]바라바 shutterstock_155742144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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