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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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78화 ★ 유다 마카비와 수전절(하누카)

wy 0 2022.05.11

갈릴리로 돌아가는 마차 안에서 사라가 탈레스 선생에게 말했다.

 

어제 저녁 식사를 예수 선생의 제자 분들과 했는데, 가낫세 변호사가 가야바 제사장과 잘 아는 사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변호사가 그렇게 자신만만했나 봐요.”

 

그래요. 나도 어제 좀 알아봤어요. 루브리아 아가씨와 좀 상의를 해야겠어요.”

 

불구속 재판 동의서를 써 주시려고요?”

 

아니요. 그건 아니고

 

탈레스 선생이 말꼬리를 흐리며 무언가 생각하는 듯 얼굴이 굳어졌다.

 

사라는 분위기도 바꿀 겸 평소 궁금했던 질문을 했다.

 

선생님, 유대 독립운동의 영웅인 마카비 장군은 어떤 분인가요?”

 

. 그 이야기를 좀 하지요.

지금으로부터 약 200
년 전, *셀레우코스 왕조, 안티오코스 4세의 극심한 탄압에 항거한 마타디아라는 유대 제사장이 있었는데 마카비는 그분의 다섯 아들 중 셋째입니다.

 

원래 이름은 유다이고 마카비는 망치질하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보통 유다 마카비라고 불렸지요.

 

그들은 예루살렘 북쪽 모데인에 살았는데 안티오코스 4세가 그곳으로 사람을 보내 앞으로 제우스 신을 위한 제사를 지내도록 명령했지만, 제사장 마타디아가 이를 거부하고 보낸 사람도 죽여 버렸어요.

 

그는 다섯 아들과 그를 따르는 추종자를 데리고 사막의 동굴로 피했습니다

 

안티오코스 4세는 안식일에는 저항하지 않는 유대인의 관습을 이용해, 동굴 안에 숨어 있던 어린아이와 부녀자 천여 명을 안식일 날 공격하여 죽였습니다.

 

마타디아는 이후부터 안식일에도 낮에는 피하고 밤에 공격하는 싸움을 시작했지요.”

 

어머, 정말 안식일에 그냥 무방비로 죽었군요. 참 이해가 안 돼요.”

 

, 200년 전에는 그랬고 지금도 그래야 한다는 사람이 있지요.

 

여하튼 이런 싸움을 1년간 하면서, 마타디아가 죽고 마카비가 후계자가 됩니다.

 

이때부터 게릴라 전법을 이용한 마카비 군사들은 코끼리까지 앞세운 안티오코스의 군대에 연전 연승을 하지요.”

 

, 대단하네요.”

 

. 당시 5만이 넘는 적군을 3천 명이 기습하여 물리칠 정도의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요.

 

이때 마침 페르시아 전투에 직접 참여한 안티오코스 4세가 전사하게 됩니다.

 

그러자 유대에 파견된 그의 군대도 철수하며 마카비와 타협을 하게 되지요.

 

예루살렘 성전을 성스럽게 원래의 목적대로 사용하게 되었고 유대인들에게 종교의 자유가 주어졌습니다.

 

이렇게 성전이 회복된 날을 기념하여 유대인들은 지금도 *수전절(하누카:빛의 축제)을 지키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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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유대가 나라로서 독립되지는 못하고 마카비도 4년 후 죽게 됩니다.

 

이후 막냇동생 요나단을 거쳐 둘째 형 시몬이 대제사장직을 할 때 완전한 독립을 쟁취하게 되지요.

 

이후부터 약 80년간 유대는 독립국가를 유지했지만,다시 로마가 들어오게 됩니다.”

 

, 역사는 자세히 알면 알수록 참 잔인한 기록 같아요.

 

그렇게 많은 사람이 어이없이 죽고 죽이고 언제 어떻게 될지를 모르네요.”

 

. 그래서 역사를 사실대로 기록하는 것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요.”

 

여하튼 마카비 장군의 승리가 유대 독립의 기반이 되었군요.

 

지금도 많은 사람이 그를 존경하며, 그가 했던 무력투쟁으로 독립을 이루려 하는데 선생님 생각은 어떠세요?”

 

저는 정치에 관심이 있거나 역사학자도 아니지만, 지금은 200년 전과는 국제 정세가 많이 다르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로마제국과 정면으로 맞서 싸운다는 것은 결국 파탄을 면치 못할 겁니다

 

슬기로운 정치지도자가 필요하지요.”

 

, 정말 생각해 보니 독립운동이 참 어려운 일이네요.

 

그래도 앞으로 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투쟁하는 사람이 계속 나오지 않을까요?

 

어떤 인간은 자기가 생각하는 신념이나 가치를 위해 생명을 도구로 이용하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것 같아요.”

 

사무엘 님의 따님다운 말이네요.”

 

저도 모르게 아빠의 피가 흐르고 있나 봐요. 호호.”

 

그러시겠지요. 다만 이러한 일들이 자기의 이성적 판단보다는 집단적 흥분 상태로 또는 신의 명령을 빙자해 저질러지는 게 문제입니다.”

 

탈레스 선생님은 무신론자라서 신의 명령을 인정하지 않으시나요?”

 

정신 치료학에서 본다면 이란 인간이 만들어 낸 환상입니다.

 

잘 쓰면 유익한 대상이고 잘못 쓰면 큰 재앙을 일으킬 수 있지요.”

 

선생님은 운명도 믿지 않으시겠네요.”

 

인간의 의지가 운명을 창조합니다. 우리의 마음은 형성력을 지니고 있어요.”

 

마음이 형성력을 지니고 있다는 말씀이 무슨 뜻인가요?”

 

우리의 생각은 기둥이나 꽃처럼 구체적이므로 자체로 형성력이 있다는 거지요.

 

그래서 중요한 것은 행위가 아니라 동기이며 말이나 글보다는 정신이 더 중요합니다.

 

선한 동기나 정신이 신의 영역입니다.”

 

선생님 말씀이 저에게는 좀 어렵네요.”

 

말을 하다 보니 너무 앞서 나간 것 같습니다.”

 

아니에요. 그래도 저는 훗날 천국에서 아빠를 만날 수 있기를 바라고, 그 한 가지만으로도 신을 믿고 싶어요.”

 

, 사라 님이 그렇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내세가 사실인지 아닌지를 알 수 없다면, 자신의 유익한 방향으로 마음을 정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그것도 하나님의 뜻일지 모르지만요. 하하.”

 

, 이제 무슨 말씀인지 좀 이해가 돼요.”

 

마차가 천천히 서고 앞에 있는 유타나가 말했다.

 

중간에 잠깐 쉬어 갈게요. 말들이 피곤한 것 같아요.”

 

, 이 안으로 들어와서 좀 쉬세요.”

 

유타나가 들어와 사라 옆에 앉은 후 탈레스에게 물었다.

 

루브리아 아가씨가 예수 선생께 곧 치료를 받으실 거예요.

 

의사 선생님께 어려운 질문이지만, 그분이 과연 우리 아가씨를 고치실 수 있을까요?”

 

솔직히 나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의사 노릇 하면서 배운 게 있다면 우리가 인간의 몸에 대해서 너무 모른다는 거지요.

 

밤하늘에 떠 있는 별 중 한두 개 보이는 정도라고나 할까요.”


, 그렇군요. 그래서 기도가 필요한가 봐요.

 

어두운 밤, 밝은 별을 보여 주시도록

 

사라가 손을 모으며 말했다.

 

*셀레우코스 왕조: 알렉산더 대왕이 죽은 후 헬레니즘의 계승국 중 하나

시리아를 중심으로 동방 영토 대부분을 차지하여 알렉산더 대왕의 계승국 중에서 가장 영토가 넓었음.

 

*수전절(修殿節): 요한복음 10:22. 히브리어로 하누카(봉헌)

개역개정 성경은 성전을 고쳤다는 의미에서 수전절(修殿節)’이라 번역했고 새번역 성경은 성전 봉헌절이라 번역.

BC 164년경 유다 마카비 장군이 예루살렘 성전 제단을 다시 봉헌한 일을 기념하는 절기. 

수전절에는 가지가 여덟 개인 촛대에(중앙 제외) 하루에 한 등씩 불을 밝혀 8일째는 촛대의 불을 모두 밝힘. (8일간 꺼지지 않은 기적의 기름을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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