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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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61화 ★ 물과 인간 - 아리스토텔레스

wy 0 2022.03.13

 

식당에 들어오는 바라바를 보고 루브리아의 눈이 커졌다.

 

어머, 마침 잘 오셨어요.

 

같이 식사해요. 우리도 막 왔어요.”

 

루브리아가 탈레스 선생에게 바라바를 소개하고, 종업원이 의자를 얼른 하나 더 가져 왔다.

 

선생님께 결례를 하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와서 죄송합니다.”

 

바라바가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천만에요. 잘 오셨어요. 만나서 반가워요.”

 

선생님께서 루고 사건을 해결해 주신 이야기, 사라에게 전해 들었습니다감사합니다.”

 

나야 루브리아 아가씨가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

 

아니에요. 선생님이 안 계시면 엄두도 못 낼 일이었지요.

 

아버지도 사실 충격을 좀 받으신 것 같아요.”

 

", 그러시겠지요.”

 

루브리아는 오늘따라 기분이 특히 좋아 보였다.

 

루고 문제가 드디어 해결되었고, 바라바를 갑자기 만나서 그런 것 같았다.

 

그녀가 명랑하게 바라바에게 말했다.

 

선생님은 제 눈을 치료해 주실 뿐만 아니라 저에게 역사, 철학도 가르쳐 주세요.

 

정말 선생님 같은 분을 만나게 된 것은 저에게 큰 행운이고 영광이에요.”

 

이렇게 칭찬해 주실 때 맛있는 음식을 많이 시켜 먹읍시다. 바라바 님. 하하.”

 

늘 주문하는 음식에 오늘은 와인도 곁들였다.

 

고급 치즈와 올리브를 빵에 얹은 애피타이저도 나왔다.

 

루고는 그 후 안 만나보셨지요?”

 

바라바가 루브리아에게 물었다.

 

, 아마 지금도 정신이 없을 거예요.

 

혹시 자해할지도 몰라서 입까지 수건을 물려 논다고 했어요.”

 

, 그렇군요. 조금이라도 반성을 하려나 모르겠네요.”

 

아마 쉽지 않을 거예요.”

 

애피타이저를 다 먹으니 곧 생선요리가 나왔다.

 

맛을 보더니 루브리아가 혼잣말처럼 말했다.

 

나는 왜 이렇게 못 만들까? 다음에 호숫가 산책하러 갈 때는 더 맛있게 해야지.”

 

루브리아의 말을 듣고 탈레스 선생이 말했다.

 

그때는 오늘과 반대로 나도 끼게 해주세요.”

 

루브리아가 즐겁게 웃으며 대답했다.

 

. 요리 연습 많이 해야겠네요. “

 

잠시 후 생선 접시를 다 비우니 디저트가 나왔다.

 

선생님은 그리스 철학자 중 누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으셨나요?

 

탈레스는 빼고요. 호호

 

루브리아가 글라스에 반쯤 남은 와인을 한 모금 마시며 물었다.

 

글쎄요. 아무래도 아리스토텔레스 선생이겠지요.”

 

[크기변환]아리스 shutterstock_130207133.jpg

아리스토텔레스(BC384~BC322)

 

, 그러시군요. 여기 바라바 님도 있으니 그분에 대해 말씀 좀 해주세요.”

 

그럴까요? 오늘은 청중이 두 배가 되었네요.”

 

바라바는 평소 같으면 게눈 감추듯 음식들을 먹었을 텐데 오늘은 속도가 느렸다.

 

나중에 예수 선생이 안 온다는 얘기를 루브리아에게 할 생각에 입맛이 없었다.

 

그분이 알렉산더 대왕의 선생님이었다고 들었어요.

 

루브리아의 목소리는 명랑했다.

 

, 그랬지요. 나중에는 학생이 선생님 말씀을 잘 안 들었지만요. 하하.”

 

지금으로부터 400년 전의 이야기라 아주 옛날 같지만 그리 오래전도 아닙니다.

 

앞으로 천년, 이천년이 지나도 아리스토텔레스 선생과 알렉산더 대왕의 이름은 인류 역사에 남겠지요.

 

선생의 아버지 니코마코스는 당시 마케도니아 왕 아민타스 3세의 주치의로서, 가족이 모두 왕궁에 살았지요.

 

아리스토텔레스 선생은 왕의 아들 필립 2세와 자연스레 친구가 되어 같이 놀게 됩니다.

 

필립 2세는 선생보다 두 살 아래였고, 나중에 아들을 낳아 알렉산더라고 부릅니다.

 

어려서부터 선생은 생각이 깊었고 마음이 따스했다고 합니다.

 

선생이 어렸을 때 부모가 세상을 떠났는데 아마 전염병으로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 . 그랬었군요.”

 

루브리아가 일찍이 어머니를 잃은 슬픔이 묻어나오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때 아리스토텔레스 선생이 엄청난 슬픔 속에서 스스로 질문을 하고 대답을 합니다.

 

구름은 비를 불러오고 비가 증발하여 다시 구름이 되듯이 순환적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있는데, 인간인 우리가 이렇게 될 수 없음은 왜 그럴까?’ 라는 질문입니다.”

 

! 어린 나이에 그런 생각을 했군요.”

 

, 대답은 참으로 냉철합니다.

 

인간은 이 땅의 균형에 비처럼 필수적인 것이 아니다.

 

물은 모든 동식물의 생명의 원천이나, 인간은 이 땅에 세대마다 우연히 나타날 뿐이다.

 

즉 너의 탄생은 네 아버지의 탄생을 반드시 전제해야 하지만, 네 아버지의 탄생이 너의 탄생을 필연적으로 초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머, 어릴 때 그 정도였으니 참 대단하셨네요.” 

 

. 그래서 플라톤 선생도 그의 아카데미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아직 학생일 때 같은 학생들을 가르치도록 했지요.”

 

잠자코 듣고 있던 바라바가 말했다.

 

선생님, 그런 말씀은 유대교의 경전에 나오는 말씀과는 다르네요.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면서 인간을 가장 귀하게 만드셨다고 하셨는데요.”

 

. 그렇지요. 경전하고는 거리가 있지요.

 

아리스토텔레스 선생은 유대인이 아니었고, 또 종교와 철학은 다르니까요.

 

그런데 선생의 업적이 워낙 커서 나중에는 종교 분야도 다 포함되게 됩니다.

 

선생은 부모를 여의고 아테네를 떠나 누나네 집에 가서 살다가 17살에 다시 돌아옵니다.

 

당신 아테네에 플라톤이 세운 아카데미가 가장 유명했지만, 이소크라테스라는 사람이 세운 아카데미도 그에 못지않게 컸습니다.”

 

소크라테스가 아니고 *이소크라테스인가요?”

 

바라바가 물었다.

 

. 그분은 플라톤의 선생 소크라테스의 반대파인 소피스트들의 학맥을 이은 분입니다.

 

당시 많은 철학자들은 뭐든지 상대방을 설득하면 진리라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언어와 논쟁의 기술을 중시하고, 지식과 지혜를 강조했는데, 지혜가 그리스어로 소피아라서 소피스트라고 불리게 됩니다.

 

자, 오늘은 디저트도 다 먹었는데 여기까지만 할까요? ”

 

, 선생님. 감사합니다.” 루브리아가 정중히 인사했다.

 

“그럼, 저는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선생이 나가자 루브리아가 신이 나는 듯 말했다.

 

로마에서 큰 정변이 일어났어요!

 

 *이소크라테스(BC436~BC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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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크라테스'는 플라톤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면서 당시 그리스 지식인 교육을 양분했던 철학자. 

 

지식의 성격, 그것이 인간의 삶에서 차지하는 위치, 지혜에 대한 의미 등에서 이소크라테스의 주장은 플라톤과 다름.

 

‘소피스트들의 학문’으로 좁게 해석하기도 하지만, 이소크라테스의 수사학적 관점은 오늘날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적으로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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