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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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50화 ★ 미사엘의 속마음

wy 0 2022.02.02

쓰라린 마음을 억지로 감춘 바라바가 로무스와 루브리아에게 점심 식사 맛있었다는 말을 하고 가게로 돌아왔다.

 

그럼 이제 루브리아와는 이별하게 되는 건가 생각하니 다시 가슴이 아려 왔다.

 

여하튼 지금은 루브리아의 눈을 먼저 고치는 게 급선무니까 그녀가 선을 보는 문제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가게 문이 열리며 누가 들어오는데 미사엘이었다.

 

마침 있었군요. 이 근처에 왔다가 들려 봤어요.”

 

, , 미사엘님.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미사엘은 지난번 봤을 때보다 더 건장하고 믿음직해 보였다.

 

이제 몸은 완전히 회복되셨지요?”

 

, 나는 괜찮은데 같이 고생한 사람들 중 몇 사람은 아직 힘들어 해요.”

 

그렇군요. 빨리 회복되셔야 할 텐데요.”

 

미사엘이 가볍게 목례를 한 후 다시 입을 열었다.

 

사무엘님의 진범은 윤곽이 좀 나왔나요?”

 

지금 한 사람을 좀 자세히 조사하고 있는데 곧 확인이 될 것 같습니다.”

 

빨리 잡혀야 여러 가지로 좋을 텐데요.”

 

. 저도 사라 보기가 미안합니다. 이번에 아마 진전이 있을 것 같아요.”

 

미사엘이 무슨 말을 할 듯 말 듯 잠시 머뭇거렸다.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일이라오래 망설이다가 아무래도 바라바 님의 생각을 들어야 할 것 같아 찾아 왔습니다.”

 

, 무슨 말씀이든 괜찮습니다.”

, 사라 님에 대한 얘긴데앞으로 사라 님은 열성당 일에 좀 더 적극적인 참여를 할 건가요?”

 

글쎄요, 아직 확실하게 마음을 정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우선 사무엘 님 사건을 먼저 해결한 후 상의해 보려 합니다만, 미사엘 님이 어떤 생각이 있으신가요?”

 

주제넘은 말이지만, 저는 사라 님이 사무엘 님의 딸로서, 열성당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우리가 나아가야 할 투쟁의 방향을 제시해 주면 좋겠어요.”

 

바라바가 묵묵히 듣고만 있으니 미사엘의 말이 이어졌다.

 

그리고어려운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바라바는 무슨 말을 하려고 미사엘이 이렇게 뜸을 들이나 생각하며 고개를 끄떡였다.

 

[크기변환]미사엘 사라 collage.png

 

실례가 되더라도 용서해주세요.

 

바라바 님과 사라 님은 혹시 결혼을 생각하고 만나는 관계인가요?

 

아니면 그냥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란 오누이 같은 사이인가요?”

 

바라바는 순간 당황했으나 대답은 해야 했다.

 

결혼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내가 이 질문을 드린 이유는 혹시 짐작하셨을지 모르지만, 내가 사라 님을 앞으로 인생의 반려자로 생각하고 만나고 싶어서입니다.

 

그러나 바라바 님과의 관계가 확실치 않아 먼저 물어본 것이고, 두 분이 결혼을 약속하진 않았어도 그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오늘 내가 말한 것은 없던 것으로 하겠습니다.”

 

바라바가 눈을 지긋이 감았다 뜬 후 입을 열었다.

 

. 먼저 사라를 그렇게 생각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혹시 사라도 미사엘 님의 그런 마음을 알고 있나요?”

 

아니요. 바라바 님에게 먼저 말하는 게 순서라 전혀 말은 하지 않았지요.”

 

짧은 침묵이 흐른 후 바라바가 입을 열었다.

 

.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사라를 친동생같이 생각합니다.

 

그러나 남녀 관계는 미묘해서 단순히 얘기하기가 어렵고, 또 사라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저는 사라의 행복을 바라고 있습니다.”

 

미사엘이 희끗희끗한 앞머리를 손가락으로 넘기며 말했다.

 

어려운 질문에 솔직히 말씀해 줘서 고마워요.

 

아까 말했듯이 나는 두 사람의 현재 관계를 제일 먼저 존중한 후, 만약 내가 사라 님에 대한 나의 마음을 알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군요.

 

바라바 님이 어떠한 이유에서건 반대하거나 동의하지 않는다면 깨끗이 잊겠습니다.”

 

, 알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아마 곧 사무엘 님 문제가 해결될 것도 같은데 그 후에 저와 다시 한 번 만나시는 게 어떨까요?”

 

그렇게 하지요. 사실 처음 사라 님을 봤을 때부터 마음에 들었는데, 얼마 전 이런 결심을 하게 되었어요.

 

잘 이해해 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아닙니다. 저도 미사엘 님의 심정을 알 것 같습니다.

 

사라는 마음이 따스하고 총명한 여성이지요.”

 

, 그럼 오늘은 이만 가 볼게요.”

 

미사엘이 나가자 바라바는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졌다.

 

막상 사라를 누군가가 좋아하고 결혼 상대로 생각하는 사람이 생기자, 사라를 여자로서 다시 보게 되는 것 같았다.

 

이제 루브리아도 로마로 선을 보러 가고, 사라마저 떠나면 갑자기 너무 주위가 텅 비는 느낌이었다.

 

사라가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한다면, 미사엘 님과 나이 차이는 좀 나지만, 그리 나쁠 것 같지는 않았다.

 

우선 루고가 진범인지 확인한 후, 미사엘의 생각을 사라에게 전하는 게 좋을 것이다.

 

만약 루브리아가 로마에서 선을 보고 바로 결혼을 하게 되고, 사라가 미사엘에게 간다면, 사라를 잡지 못한 것이 후회될 것도 같았다.

 

그러나 사라의 마음을 알면서도 본인이 루브리아를 선택한 것이었고, 이제 와서 사라를 잡는 것은 사라에게 신실치 못한 것이리라.

 

또한 루브리아가 다른 로마 귀족들처럼 자유분방하고, 잠시의 즐거움을 위해 자기를 만난 것 같지는 않았다.

 

며칠 내로 시간을 내어 따로 만나서 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고 있는데 헤로디아 왕비의 경호원이 정복 차림으로 들어 왔다.

 

당신이 바라바이지요? 지난번 왕궁에서 본 것 같네요.”

 

, 그렇습니다.”

 

왕비님께서 전달해 드리라는 겁니다. 받으세요.”

 

바라바가 작은 상자를 열어보니 은화가 한 움큼 반짝였고 서신도 있었다.

 

<바라바 예수에게

 

헤롯 전하와 지방을 며칠 다녀올 예정이에요.

 

지난번 흉상은 볼수록 더 마음에 드네요.

 

바라바가 가격을 말하러 오지 않아서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금액을 은화로 보냅니다

 

다녀와서 연락하겠어요.

 

여호와 신의 보살핌이 함께 하시길헤로디아>

 

일단 왕비와의 일은 이것으로 일단락되었다는 생각에 바라바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은화는 바라바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았다.

 

* 소설 바라바 50화까지 주요 등장 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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