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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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27화 ★ 처음 목격자, 근위대 병사 아단

wy 0 2021.11.14

백부장 루고는 자리에 있었다.

 

바라바와 사라가 처음 사무엘 님의 시신을 본 병사를 보겠다고 하자, 루고가 방에서 나가더니 잠시 후 키가 작고 얌전하게 생긴 병사를 데리고 들어왔다.


루고는 병사의 이름이 아단이라며 두 사람에게 소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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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처음 발견하셨을 때 무언가 특이한 사항은 없었나요?”

 

아단의 입술이 몇 번 움직이다가 열렸다.

 

처음에는 깊이 잠드신 줄 알았는데 너무 안 나오셔서 방으로 들어가 보았어요.

 

정말로 자는 듯이 돌아가셨어요. 숨을 안 쉬는 게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들어왔던 흔적은 없었나요?”

 

바라바가 물었다.

 

전혀 없었어요. 제가 방 안의 가구 배치도 다 아는데 아무런 이상은 없었어요.”

 

전날 밤에 누구와 저녁을 드시러 나가지는 않으셨나요?”

 

아단이 잠시 머뭇거린 후 대답했다.

 

그날은 저에게 맛있는 생선을 주시면서 일찍 집으로 가라고 하셔서.”

 

자신의 근무 태만을 실토하면서 루고의 눈치를 보는 아단이 불쌍해 보였다.

 

그의 말을 들으니 혹시 자다가 그냥 돌아가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그런 사람, 자다가 하나님이 부르는 사람이 복되다는 말도 생각났다.

 

큰 기대를 하고 와서 그런지 실망이 컸다.

 

루고가 다른 질문이 없냐고 했지만 더는 물어볼 말이 없었다.

 

사라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아단을 오히려 위로해 주고 싶었다.

 

루고도 옆에서 미안한 표정으로 사라에게 다시 조의를 표했다.

 

이제는 근위대 건물 안에서 오래 있기도 싫었다.

 

어깨가 축 처져서 돌아오는 길에 사라가 갑자기 생각난 듯이 말했다.


아까 아단에게 뭔가 특이한 점이 없었냐고 물었는데, 그 생각을 하니 갑자기 내가 처음 아빠 방에 들어간 때가 떠오르네.”

 

뭔가 이상한 점이 있었니?”

 

. 강한 향초를 피운 것 같은 냄새가 났어.”

 

아빠가 늘 켜시던 초와는 다른 냄새였니?”

 

그 냄새는 아니었어. 아주 묘한 냄새였는데잘 모르겠네.”


바라바와 사라가 돌아와서 동료들에게 다녀온 내용을 말해 주었다.

 

큰 실망감으로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의견을 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다음 날 아침, 사무엘 님의 장례식에 많은 사람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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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친밀하게 지내던 동네 유지들, 단골손님들은 물론 에세네파 장로들도 여러 명 보였다.

 

장례는 바라바의 아버지 요셉 님이 주관했다.

 

먼저 사무엘 님의 유일한 직계 가족인 사라에게 자신의 셔츠 왼쪽을 찢게 했다.

 

다른 사람들의 셔츠는 오른쪽 부분을 찢게 함으로써 망자에 대한 슬픔을 표현하였다.

 

다음으로 카디쉬라는 유대민족의 전통적 애도 문구를 읽는 순서가 이어졌는데, 사무엘 님은 아들이 없어서 바라바가 대신 읽었다.

 

<거룩하신 영광의 하나님, 위대한 당신의 이름이 주의 뜻대로 이루어진 세계에 나타나실지어다.

 

하나님의 왕국이 이스라엘의 성전 안에서 이루어질지어다.

 

끝없이 높고 전능한 당신의 축복과 찬송으로, 우리 모두 마음의 평안을 이룰지어다.

 

하나님을 영원히 찬양할지어다. - 아멘>

 

울음을 머금은 바라바의 목소리로 주위는 더욱 숙연해졌다.

 

애도 문구 낭독이 끝나고 운구행렬이 시작되었다.

 

티베리아 돌산 무덤까지 요셉 님이 앞에 서서 인도하고, 사무엘 님의 관을 아셀, 미사엘, 바라바, 헤스론 등이 운구했다.

 

바로 뒤에서 사라가 따르고, 그 뒤를 에세네파의 장로들과 가까운 지인들이 따랐다

 

새로 만든 돌무덤에 사무엘 님을 안장하고 둥근 돌로 입구를 막음으로써 모든 행사를 마쳤다.

 

하늘은 파랬으나 모래바람이 좀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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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길에 사라가 바라바에게 말했다.

 

바라바 오빠, 이제 나는 어떻게 사는 게 좋을까?”

 

아무 대답이 없는 바라바에게 사라의 말이 계속 되었다.

 

힘들지만 계속 가게를 운영하면서 아빠가 그동안 하신 일을 해야 할 거 같은데.”


사라의 질문은 바라바와 같이 가게를 운영하며 열성당을 재건하자는 의미였다

 

바라바도 그 뜻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 어려운 문제구나. 어찌 되건 내가 계속 너를 가까이 지켜주고 싶은데.”

 

애매한 대답을 하면서도 사무엘 님의 사라에 대한 간곡한 당부가 마음에 걸렸다.

루브리아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벌써 결론이 났을 것이다.

바라바는 갑자기 인도 점성술사가 생각났다.


사라야, 돌아가는 길에 점성술 한 번 보고 갈까?”

마나헴과 관련이 있는 곳이지만 그를 만나러 호텔에 직접 가지는 않을 거여서 가 봐도 괜찮을 것 같았다.

 

점성술? 재미있겠네. 그러자, 오빠.”

 

얼마 후 그 집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젊은 여성 점성술사가 바라바를 보고 반가워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어여쁜 분과 같이 오셨네요. 호호

역시 방은 어두침침하고 벽에는 크게 별자리가 그려져 있었다.

 

평생운을 보시려면 잠깐 기다리세요. 안에 가서 어머님을 모시고 나올게요.”

사라가 얼굴을 끄덕였고 그녀는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사라가 갑자기 무릎을 ’ 쳤다.

 

그래 바로 이 냄새야! 처음 아빠 방에 들어갔을 때 맡은 냄새!”

 

바라바가 사라에게 무슨 말을 하려는데 중년의 인도 여인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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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또 오신 걸 보니 지난번에 보신 평생운이 맞는다고 생각하시나 봐요. 호호.”

 

, 평생운은 지나고 봐야 확실히 알지만, 사람들이 궁금하게 생각하는 한 손님들은 계속 오겠지요.”


호호, 제 영업비밀을 아시네요. 오늘 어디 문상을 다녀오셨나요?”

 

네 친척분이 상을 당하셔서. 근데 저기 책상 양쪽에 피워 놓은 향초 냄새가 좋네요.”

 

바라바가 대답을 얼버무리면서 넌지시 말을 건넸다.


, 고맙습니다. 냄새가 좀 특이하지요. 호호. 그럼 젊은 아가씨 손을 좀 주실까요?”

 

점성술사는 지난번에 바라바의 평생운을 보던 때처럼 사라의 손을 잡고 눈을 감은 후 정신을 집중했다.

 

그리고 사라에게 별자리가 그려진 넓고 까만 천 위에 주사위 3개를 던지라고 했다.

 

매번 던질 때마다 사라의 손을 잡았고 바라바보다 더 여러 번 던지게 하는 것 같았다.


바라바는 사라가 말한 향초 냄새에 온 신경이 가 있었다.

 

이윽고 그녀가 자신의 이름은 레나라고 소개하면서 사라에게 말했다.

 

사라 님은 평생 주위에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잘 극복할 수 있을 거예요.

 

다만 본인이 별 색깔이 파랑이어야 하는데 초록이 계속 나오는 것으로 봐서...”

 

레나는 뒷말을 흐렸다. 바라바가 답답해서 물었다.


그래서 무슨 문제가 있는 건가요?”

 

아니요. 큰 문제는 없을 거예요.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람의 운명이란 그 사람이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요.

 

그러한 이치를 확실히 알고 바로 행하면 평생운도 거기에 따라 크게 변한답니다.

 

사라 님의 별자리 운은 10년에 한 번씩 크게 변하는 주기가 있는데 이미 그 시기가 온 것 같네요

 

앞으로 1년이 어려운데 그 이후는 안정이 될 것입니다.”

사라가 고개만 끄덕이고 자신의 운세에 대해 별로 질문을 하지 않자 레나가 다시 입을 열었다.

 

두 분의 관계는 어떤 사이인가요?”

 

바라바는 점성술사가 그것도 모르면서 평생운을 볼 수 있냐고 묻고 싶었지만, 사실 사라와의 관계는 확실치 않았다.

 

사라가 바라바를 살짝 보며 대답을 했다.

 

어려서부터 친한 오빠예요.”

 

바라바가 궁금한 질문을 했다.

 

저 향초 냄새는 좋긴 한데 오래 맡으면 혹시 머리가 아프지는 않나요?”

 

호호. 저 향초는 인도 남부에서 자라는 버드나무의 잎과 이집트 나일강가에서 자생하는 검은 장미를 따서 만든 상당히 귀한 향초예요.

 

오래 맡아도 아무 문제가 없지요.”

 

아, 그렇군요. 그럼 그런 원료만 있으면 아무나 만들 수 있나요?”

 

, 그런데 만약 검은 장미를 너무 많이 넣으면 버드나무 잎에서 강한 마취제가 나와서 사람을 혼절시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해요.”

 

바라바와 사라의 얼굴이 마주쳤다.

 

그런 향초 제조법을 많은 사람이 알고 있나요?” 

 

바라바가 물었다.

 

그렇지는 않지만, 간혹 스파이들이 적장을 암살할 때 사용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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