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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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306화 ★ 계획 변경

wy 0 2024.07.17

오랜만에 만난 두 친구는 술잔을 서로 권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잠시 후 요남이 약혼자 나오미를 만나러 내일 카멜 수용소로 간다는 말을 듣고, 여로암은 즉각 반대 의사를 밝혔다.

 

지금 그곳은 더욱 경비와 감시가 철저해져서 두 사람이 아무런 대책 없이 가면 그들에게 붙잡히기 쉽고, 잘못하면 나오미에게도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나는 가서 나오미를 만나야 해.

 

그녀가 하루하루 나만 기다리며 지옥 같은 생활을 견디고 있는데.”

 

요남의 목소리가 떨렸다.

 

네가 그곳을 떠난 지 벌써 2년이 넘었는데, 그녀가 아직 거기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

 

우선 그것부터 확인하고 가는 게 좋겠어.

 

그리고 이왕 가게 되면 힘들더라도 그녀를 빼 오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지.

 

만나기만 하면 뭐해.”

 

그런 방법이 있으면 제발 좀 알려줘. 앞으로 형님으로 모실게.”

 

요남이 여로암의 잔에 포도주를 가득 따라주었다.

 

내가 듣기로는 카멜 수용소 소장이 독실한 미트라교 신자라고 하던데

 

샤벳이 아마 잘 알 거야. 내일 오면 자세히 상의해 볼게.”

 

옆에서 듣고 있던 바라바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요남아. 그 말을 들으니 좀 더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겠다.”

 

그래요. 제 생각에도 그게 좋겠어요.”

 

사라도 끼어들어 계속 말했다.

 

그리고 제가 이런 얘기하기는 요남 씨에게 미안하지만, 지금 바라바 오빠가 반드시 카멜 수용소에 갈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나중에 열성당원 몇백 명을 이끌고 수용소 경비들과 싸워서 포로들을 모두 석방시키러 가면 몰라도요.”

 

. 사라 님 말씀이 맞습니다.

 

바라바 형님은 이제 갈릴리로 그냥 가시지요.”

 

요남이 선선히 동의했다.

 

나중에 열성당 조직을 이곳에 재건해서 지금 사라 님이 말씀하신 대로 되었으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말을 끝내고 술을 한 잔 들이킨 요남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 그럼 그렇게 하기로 할까.”

 

바라바가 주위를 돌아보며 말했다.

 

모두 고개를 끄덕였고 여로암이 요남에게 말했다.

 

잘 생각했다. 요남아.

 

샤벳과 상의한 후 나도 카멜 수용소에 같이 가도록 할게.

 

그녀를 탈출시킬 무슨 방법이 있을 거야.”

 

, 그래. 고마워. 여기서 너를 이렇게 만난 것이 우연한 일 같지가 않구나.”

 

그럼. 세상에 우연한 일이 어디 있니.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이지.”

 

사라는 바라바 오빠와 같이 갈릴리로 가게 된 일이 무척 기뻤다.

 

잔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 그럼 요남 씨의 약혼녀, 나오미양의 구출을 위해 건배해요!”

 

그녀는 속으로 자기가 바라바와 헤어지지 않는 것에 대한 건배도 같이 했다.

 

사라가 잔을 내려 놓는데 식당으로 카잔과 누보가 같이 들어왔다.

 

누보가 카잔을 바라바에게 소개시켜 주었다.

 

그 유명한 바라바님이시군요

 

생각보다 하나도 안 무섭게 생기셨네요. 하하.”

 

카잔의 콧수염이 그의 웃음과 함께 흔들렸다.

 

저도 사라에게 카잔 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반갑습니다.”

 

, 그런데 바라바 님이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나요?”

 

카잔이 궁금한 것을 바로 질문했다.

 

누보가 그동안의 일을 설명해 주며 미트라교에 대한 정보는 성전 근처 지도만 있으면 모두 확보된다고 했다.

 

카잔의 얼굴이 심각해지며 바라바를 향하여 천천히 자기의 생각을 말했다.

 

바라바님의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이 문제는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몇 년 전 사마리아 사태보다 더 큰 유혈진압이 로마 군인에 의해 자행될 수 있습니다.

 

그들이 군사를 한 번 움직이면 미트라교를 진압한다는 명분으로 수많은 사마리아인이 피해를 보게 되고, 예루살렘 유대인들은 은근히 그것을 부추기게 될 것이며, 전쟁 수준의 참혹한 인명피해가 날 것입니다.”

 

갑자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요남과 여로암이 눈길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카잔의 말을 들으니 모두 사마리아가 고향인데도 미처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지 못한 것을 깨달았다.

 

제 고향이 여기라 그런 생각을 더 하게 되는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언젠가 예루살렘의 유대인들이 로마 군인들에게 엄청난 살육을 당하게 될 수도 있는데 저는 그것도 가능하면 막아주고 싶습니다.

 

아니, 막을 수는 없더라도 협력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바라바는 카잔의 말에 그의 가슴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동료들을 구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사마리아인들은 죽어도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바라바 카잔 사라 collage.png

 

카잔님 말씀은 이해가 됩니다만.”

 

사라가 바라바 대신 말했다.

 

그러면 지금 감옥에 갇힌 동료들은 어찌 되나요?

 

로벤을 비롯한 십여 명이 바라바 오빠만 믿고 기다리고 있는데요.”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카잔이 다시 입을 열었다.

 

, 물론 그들도 나오게 해야지요.

 

일단 여기 정보를 안 줄 수는 없을 테니까 실제보다 대폭 줄여서 로마 군인들이 신경 쓰지 않도록 하면 어떨까요?”

 

카잔이 누보를 한 번 바라본 후 계속 말했다.

 

그리고 지금 잡혀있는 동료들은 사형수들이 아니니까 모두 보석금을 내면 풀려날 수 있고 그것은 빌라도의 소관이 아니에요.

 

가야바를 움직이면 될 거예요.”

 

누보가 곧바로 입을 열었다.

 

, 사실 정확한 정보를 준다고 해도 천부장이 약속을 지킨다는 보장은 없잖아요.

 

보석금이 얼마가 될지는 몰라도 제가 내어드릴게요.”

 

마침 유리가 옆에 없어서 누보가 자신 있게 말했고 바라바가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미트라교 교주 시몬은 이미 로마군의 공격에 대비해서 은밀히 수비군을 조직해서 훈련을 시키고 있어요.

 

지난번 설교에서 직접 그런 암시도 했었고요.”

 

몇 명이나 훈련을 시키고 있나?”

 

바라바가 누보에게 물었다.

 

1000명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을 텐데

 

앞으로 1년 내에 3천명까지 늘려나갈 계획이고요.

무엇보다 모세의 황금 성배가 있는 한 로마 군인을 무찌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어요.”

 

카잔은 이 말을 들으면서 얼마 전 촌장님과 포티나 님이 얘기한 무폭력 저항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 실감했다.

 

나사렛 예수는 도대체 왜 그렇게 힘들게 살라고 가르쳤을까.

 

바라바의 목소리가 들렸다.

 

카잔 님 말씀을 들으니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동료들 걱정만 하느라고 

 

그렇게 이해를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제가 바라바 님 입장이라도 같은 생각을 했을 겁니다.”

 

주방에서 두스가 나와서 포도주가 더 필요하지 않냐고 물었다.

 

누보가 대표로 고개를 끄덕였고, 여로암이 카잔의 옆에 와서 귓속말로 내일 샤벳이 미리암을 데리고 나온다고 말했다.

 

카잔의 콧수염이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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