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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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31화 ★ 후계자는 누구?

wy 0 2021.11.28

 아몬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제 생각에는 오랫동안 사무엘 님을 모시고 열성당을 이끌어 오신 아셀 님과 미사엘 님의 말씀을 먼저 들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미사엘이 반대했다.

 

"사무엘 님이 세상을 떠나시기 며칠 전, 바라바 님과 아몬 님을 만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바라바 님께서 사무엘 님과 하신 말씀을 먼저 알려주는 게 순서 같습니다.”

 

서로 상대방의 생각을 먼저 들어보고 싶어 하는 것이다.

 

바라바가 그날 들은 이야기를 짧게 했다.

 

, 외람되지만 그분은 저와 아몬 같은 젊은 사람들에게 열성당의 장래가 달려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불상사가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모르던 때라 더는 구체적인 언급은 없으셨습니다.”

 

미사엘이 사회를 보듯이 이어서 말했다.

 

"네, 사무엘 님은 젊고 활력 넘치는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열성당이 앞으로 운영될 것을 기대하셨군요.

 

하지만 그동안 열성당에 대한 기여도와 연공서열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요.”

 

미사엘의 발언에 사람들의 시선이 아셀에게 쏠렸다.

 

아셀이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


"흠, 이제 아무래도 내가 한 말씀 해야겠소. 

 

우리 열성당은 이름 그대로 열과 성의를 다해 우리의 지상과제를 위해 여기까지 달려왔소이다.

 

지금 이 땅에 바리새파와 사두개파가 많은 활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두개파는 제사장과 고위 관리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사실 종교 단체라기보다는 정치 집단이지요.

 

바리새파도 우리 민족의 자유와 독립보다는 로마제국에 붙어서 적당히 타협하며 세상 영화를 즐기고 있습니다.

 

우리 열성당만이 150년 전 마카비 장군의 정신을 이어받아, 온갖 박해를 무릅쓰고 우리 민족의 삶을 맨몸으로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아셀의 말은 의연했고 비장했다.

 

미사엘이 손뼉을 쳤고 모두 따라서 박수를 보냈다.

 

아셀이 잠시 숨을 고른 후 말을 이었다.

 

"이러한 정신을 그대로 계승하여 우리 갈릴리 열성당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이 다음 지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젊은 활력도 좋지만, 그동안의 공헌도를 살펴야 하고 내부 화합도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내가 꼭 적임자라는 말은 아니고 이러한 여러 요소를 잘 고려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아셀의 말이 설득력이 있었다. 다음 발언자가 나오지 않았다.

[크기변환]아셀 바라바 collage.png

 

사라가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려고 먹을 것을 가지고 나왔다

 

대추 야자와 감귤 차를 마시며 잠시 어색한 시간이 흐른 후 나발이 일어나 발언을 시작했다.

 

"제가 외람되게 이런 말씀을 드리게 되니 송구합니다.

 

지금 이 자리에 모이신 분들의 면모를 보니 갈릴리 열성당의 현주소를 잘 나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셀 님은 사무엘 님의 오른팔 역할을 오랫동안 하셨고, 미사엘 님은 치열하게 적들과 부딪치며 옥고도 치르셨습니다.

 

그리고 바라바 님과 아몬 님은 열성당의 미래를 대표하는 분들입니다.

 

여기에 사무엘 님의 따님인 사라 님의 의중도 존중해야합니다.

 

그래서 위의 4분이 무기명 투표를 하셔서 다음 당수를 결정할 수 있으면 가장 바람직하고, 만약 동수가 나오면 사라 님께서 최종결정을 하는 방법으로 사무엘 님의 후임을 정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나발이 지혜를 짜내서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보았다.

 

미사엘이 아셀을 지지한다 해도 사라가 바라바의 손을 들어주면 되니까, 이 안이 통과만 되면 열성당의 다음 보스는 바라바 형님이 될 것이다.

 

의외로 아셀이 그 제안에 즉시 동의를 표했다.

 

", 그 방법도 좋을 것 같구려. 나는 찬성이오.”

 

바라바와 미사엘도 찬성의 뜻을 밝혔다.

 

사라가 일어나서 말했다.

 

"이 방법을 반대하시는 분이 없는 것 같으니 그럼 그렇게 하기로 하지요. 투표를 실시하겠습니다.”

 

잠시 후 투표결과가 나왔다. 나발의 예상대로 아셀 2, 바라바 2표로 동수가 나왔다.

 

이제 최종 결정권은 사라에게 넘어갔다. 사라가 잠시 정회를 요청했다. 바라바와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바라바 일행과 사라가 사무엘 님이 쓰시던 방으로 들어갔다. 나발이 의기양양하게 입을 열었다.

 

"이제 되었습니다. 바라바 형님이 열성당 갈릴리지역의 보스가 되시는 겁니다. 하하. ”

 

", 일단 1차 투표는 이렇게 되었는데 정말 나와 아셀님 중 누가 더 적임인지는 별로 자신이 없네.

 

처음에는 사무엘 님을 살해한 범인으로 의심도 했었지만, 오늘 말씀을 들어보니 우리가 너무 서두르는 것도 같아.”

 

나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아니,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면 안 됩니다. 무조건 바라바 형님이 하셔야 해요."


사라의 생각은 어떠니?”

 

"글쎄, 나도 처음에는 바라바 오빠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네.

 

아버지가 계셨으면 당연히 바라바 오빠가 하면서 아버지가 원로로서 여러 일을 뒤에서 봐주셨을 텐데.”

 

사라의 맑은 눈에 짧은 슬픔이 스쳤다.

 

"그럼 내가 미사엘 님과 잠시 따로 대화를 좀 해 볼게.”

 

바라바가 이렇게 말하자 나발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천장을 올려 보았다.

 

 

 

잠시 후 옆방에서 미사엘과 대화를 마치고 바라바가 돌아왔다.

 

모두의 시선이 바라바의 입에 꽂혔다.

 

"미사엘 님과 좋은 대화를 했어. 지금 열성당의 상황이 아셀님 혼자서도 어렵고, 또 우리가 전면에 나서기에도 조금 이른 것 같다면서 절충안을 제시하더군.”

 

"어떤 안인데?”

 

헤스론이 급하게 물었다.

 

"이번에 아셀 님을 당수로 추대하고 내가 부당수가 되어 열성당을 재건한 후, 빠르면 1년 늦어도 2년 이내에 나를 당수로 올리자는 안이야.”

 

나발이 즉각 반대했다.

 

"그 사람들 말을 믿을 수 없어요. 1~2년 후에 또 어떤 일이 생길지도 모르고요.”

 

"미사엘 님 생각은, 내가 당수가 되면 아셀 님의 성격으로 봐서 전혀 협조를 안 할 것이고, 열성당이 분열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 걱정하더군."

 

바라바가 계속 말했다.

 

"사라만 괜찮다면 미사엘 님의 절충안도 좋다고 생각해.

 

나발의 걱정도 일리는 있지만, 어차피 앞으로 미사엘 님과 우리가 주축이 되어서 해나가야 하니까.”

 

"나는 뭐 바라바 오빠의 결정에 따를게.”

 

잠시 후 미사엘의 절충안을 바라바와 아셀이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열성당의 다음 당수가 정해졌다.

 

아셀은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실질적인 일은 바라바와 미사엘에게 모두 위임하겠다고 말했다.

 

어느덧 저녁 시간이 돼서 친목도 도모할 겸 나가서 같이 식사하기로 했다

 

아셀과 나발은 선약이 있다고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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