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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247화 ★ 빌라도의 부인, 프로클라의 꿈

wy 0 2023.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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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 님, 프로클라 여사님이 오셨습니다.”

 

, 그래. 어서 안으로 모시지 않고 뭐 하고 있어?.”

 

헤로디아가 일어나 방문 밖으로 나가 프로클라를 맞았다.

 

제가 곧 찾아뵈려고 했는데 한발 늦었네요.”

 

무슨 말씀을요. 먼 여행길에 피곤하실 텐데요.”

 

나이는 프로클라가 많이 어렸지만, 유대 땅 전체를 다스리는 총독의 아내다

 

헤로디아도 항상 예의를 깍듯이 지켜야 했다.

 

프로클라는 젊은 여자답게 피부가 우유처럼 뽀얬고 늘 고상한 자태를 풍겼다.

 

헤로디아는 십 년만 젊었어도 내가 훨씬 나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며 소파에 자리를 권했다.

 

올 유월절은 어느 해보다 순례객이 많은 것 같네요

 

헤롯 전하와 왕비 님께서 그동안 성전도 마무리하시고 여러모로 애쓰신 결과가 점점 나타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러고 보니 저희가 이렇게 유월절 행사에 참석한 것이 30년이 넘었네요

 

여사님도 벌써 5년째인가요?”

 

, 엊그제 이 땅에 온 것 같은데 벌써 그렇습니다

 

세월이 빠르네요. 이번에 빌립 왕 문상도 못 갔습니다

 

갑자기 그렇게 되셨나요?”

 

원래 어려서부터 몸이 좀 약하셨어요

 

그래도 헤롯 전하보다 몇 살 아래인데 너무 뜻밖이라 참으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헤로디아가 미간을 찡그리며 마음이 아프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 그러셨겠지요. 헤롯 전하께서는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장수하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없는 동안 저를 찾으셨다고 들었는데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대충 인사가 끝나자 헤로디아가 먼저 물었다.

 

뭐 급한 일은 아니고요, 왕비 님께서 곧 로마에 가신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언제쯤 가실 건가요?”

 

유월절 끝나면 곧 떠나려 합니다. 제가 무슨 심부름이라도 할 게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그럼 부탁을 한 가지 드려도 될까요?”

 

프로클라가 계속 말했다.

 

로마에 칼리굴라 님의 여동생 드루실라 님께 제 서신 좀 전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그럼요. 근데 칼리굴라 님을 잘 아시나요?”

 

헤로디아는 칼리굴라의 이름이 나와서 내심 놀랐으나 침착하게 물었다.

 

그분은 잘 알지는 못하고요

 

드루실라 님은 어렸을 때 제가 가정교사를 하면서 역사와 철학을 가르쳐 드렸지요

 

지금쯤 아주 총명하고 아름다운 숙녀로 성장하셨을 거예요.”

 

시녀가 제비꽃 향내가 나는 허브차를 두 잔 가지고 들어와 탁자 위에 놓았다

 

프로클라가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붉고 둥근 촛농으로 봉한 서신을 왕비에게 건네었다.

 

, 귀한 서신이니까 잘 전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나사렛 예수라는 사람이 지금 예루살렘에 와 있나요?”

 

, 그럴 거예요. 여사님이 그 사람을 어떻게 아시나요?”

 

만나본 적은 없는데 그 사람이 제 꿈에 가끔 나타나요.”

 

어머, 그래요? 무슨 꿈인가요?”

 

글쎄요. 이런 얘기를 왕비님께 직접 해도 될지 모르겠네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아무한테도 말 안 해요

 

헤롯 전하께도 물론 안 하고요.”

 

헤로디아가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그녀의 말을 기다렸다.

 

모세의 후계자가 제자들을 데리고 그리심 산에 나타나서 예루살렘 성전을 공격하려 했어요.”

 

사마리아 그리심 산에요

 

왜 거기 나타났나요. 예루살렘이 아니고

 

그건 꿈이니까 모르지요

 

그래서 총독께서 그리심 산 성전으로 가셔서 모두 진압했는데 모세의 후계자가 옆구리에 피를 흘리며 다시 나타났어요.

 

자신이 바로 나사렛 예수라고 하면서 총독에게 이제 만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했어요.”

 

그랬더니요?”

 

거기서 꿈이 끝났어요.”

 

헤로디아가 앞에 놓인 허브차를 한 모금 들이킨 후 말했다.

 

나사렛 예수가 세례 요한의 환생이라고 하는 소리는 들었는데물론 아니겠지만요.”

 

, 여하튼 제가 그 사람에 대해 들은 바로는 참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총독 각하에게도 그렇게 말씀드렸어요

 

언제 한번 만나보고 싶어요.

 

, 그럼 저는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피곤하실 텐데 너무 오래 있었습니다.”

 

아닙니다. 떠나기 전에 다시 연락드리지요.”

 

그녀를 문밖까지 마중한 후 헤로디아는 시녀장에게 꿈을 해몽하는 재정대신 구사를 당장 들어오게 하라고 했다.

 

왕비님, 구사 님은 지금 출장 중이시고 루브리아 님이 다시 와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녀장의 목소리가 급했다.

 

, 어서 들어오라고 해.”

 

루브리아가 들어오자 궁금한 것부터 물었다.

 

지금 프로클라 여사가 다녀갔어

 

루브리아가 혹시 칼리굴라의 여동생 드루실라도 잘 아나?”

 

그녀는 잘 모릅니다.”

 

대답을 하는 루브리아의 얼굴이 아까와 달리 불안해 보였다.

 

그렇구나. 근데 왜 또 왔어. 무슨 급한 일이 생겼나?”

 

, 아까 왕비 님이 하신 말씀에 따르기로 했어요

 

곧 같이 카프리섬으로 가서 황제 폐하를 뵙도록 할게요.”

 

“호호, 그래. 그럴 줄 알았어. 잘 생각했어

 

이런 기회는 하늘이 주시는 거야

 

내가 입던 쁜 옷이 많으니까 온 김에 옷방으로 가 보자

 

뭐든지 골라 가져가.”

 

왕비가 막 일어나는데 루브리아가 급히 말했다.

 

왕비 님, 옷은 나중에 보고요. 긴히 부탁드릴 말씀이 있어요.”

 

부탁? 뭐든지 해. 루브리아 부탁인데 다 들어 줘야지.”

 

, 고맙습니다. 실은 이번에 체포된 바라바가 곧 사형될 수 있어요.”

 

루브리아가 그동안의 사건을 설명했다.

 

헤로디아는 그녀의 자초지종을 들으며 바라바와 그녀가 상당히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느꼈다.

 

아까 장래를 약속한 사이라고 말했던 대상이 바라바라고 생각하니 은근히 질투심도 생겼다.

 

, 그러니까 나보고 총독께 부탁해서 바라바를 처형하지 않도록 해달란 말이지?”

 

, 왕비님. 꼭 좀 그렇게 되도록 해 주세요.”

 

루브리아의 목소리가 간절했다.

 

그럼 그래야지. 걱정하지 마

 

곧 프로클라 여사에게 가서 말할게

 

총독이 그녀의 말이라면 다 들을 거야.”

 

감사합니다.”

 

천만에. , 그럼 옷방으로 가서 옷을 골라 볼까?”

 

루브리아가 무거운 발걸음으로 왕비의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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