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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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132화 ★ 로고스 클럽 창설

wy 0 2022.11.16

 조나단이 헛기침을 한번 하고 말했다.


니고데모 요나단3 collage.png

 

금괴가 없어지다니요. 그럴 리가 있나요.”

 

, 저도 그 소문을 믿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설령 그런 일이 있더라도, 뭔가 꼭 필요한 일로 안나스 대제사장님이 하신 일이겠지요.”

 

다 아는데 뭘 그러느냐는 듯한 말투였다.

 

어색한 침묵이 잠시 흐르고 니고데모가 말을 이어나갔다.

 

여하튼 저는 일 년에 한 번만 회계감사를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로 중요한 일이 많은 분들이 번거롭게 두 번씩 감사 준비를 하면 안 되지요.

 

하지만 한번 할 때는 아무 문제가 없기를 바랍니다.”

 

그의 말은, 귀찮게는 안 하겠지만 정기 감사하기 전에 원상복구를 하라는 의미였다.

 

. 그럼요. 그렇게 이해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실 일 년에 감사를 두 번 받으면 감사 준비하느라 다른 일은 못 하게 됩니다. 하하.”

 

조나단의 웃음소리가 끝나자 니고데모가 목소리를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제가 실은 오늘 조나단 제사장 님께 중요한 말씀을 한 가지 드리려고 합니다.”

 

, 무슨 말씀이든 해 주세요.”

 

오래전부터 생각한 건데 우리 유대 민족의 밝은 미래를 위해 꼭 해 보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우리 바리새파는 힐렐 선생파와 샘마이 선생파로 나뉘어 율법 해석에 대해 사소한 문제로 다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 제가 힐렐파의 가말리엘 선생님을 만나서 이런 부분을 원만하게 다시 정리를 했습니다.

 

, 잘하셨네요. 역시 니고데모 님 답습니다.”

 

조나단의 칭찬에 니고데모가 계속 이어 나갔다.

 

이제는 범위를 더 넓혀서 바리새파와 사두개파 그리고 에세네파까지 같이 모여서 전체 유대교 내부 간의 대화와 이해를 넓히는 모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조나단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말리엘 선생 말씀이 그런 문제는 조나단 제사장님도 찬성하실 테니까 먼저 상의드리라고 하셨어요.”

 

가말리엘 선생님도 안녕하시지요?”

 

. 이제 후진 양성에 전력을 다하셔서 훌륭한 제자가 많습니다.”

 

안부 전해주시고요, 그런 모임이라면 저도 적극 참여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말이 나온 김에 아주 여기 서명을 해 주시지요.”

 

니고데모가 주머니에서 양피지를 꺼내 조나단의 책상 위에 펼쳐 보였다.

 

 

<로고스 클럽 창립 결의문>

 

*우리 유대인은 여호와 하나님께 특별히 선택받은 민족이다.

 

*우리는 선조 아브라함의 믿음과 모세의 소망, 다윗 왕의 영화를 계승 발전시킨다.

 

*우리는 계파에 구애받지 않고 서로의 이해와 화합의 광장을 넓힌다.

 

*우리는 이에 진리의 횃불을 함께 들고 로고스 클럽을 창립한다.

 

창립 멤버 명단

 

*가말리엘 *니고데모 *사울 *요셉 *시몬 *빌립 *.

 

명단에는 조나단도 아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십여 명의 이름이 서명되어 있었다

 

조나단은 책상 앞의 깃털 펜을 바로 뽑아서 서명을 하며 말했다.

 

이제 저도 '로고스 클럽' 창립 멤버입니다.

 

창립 결의문대로 우리의 지혜를 모아 나간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이렇게 흔쾌히 동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저도 꼭 이런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조나단이 잠깐 망설이더니 계속했다.

 

아마 저의 아버님이나 가야바 대제사장 님은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하실 겁니다.”

 

저희도 알고 있습니다. 사실 절대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우리 젊은 분들 위주로 한번 해 봐야지요.”

 

, 근데 로고스라는 이름은 누가 정한 건가요?”

 

제가 가말리엘 선생님과 상의해서 정했습니다. 괜찮은가요?”


. 아주 좋아요. 화합을 추구하는 대화 속에서 말씀이 로고스가 되는 거 아닐까요.

 

알렉산드리아의 필로 선생도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라는 말씀을 그런 의미에서 하신 것 같습니다.”

 

조나단의 설명을 듣고 니고데모가 고개를 끄떡였다.

 

, 참 좋은 해설입니다. 제가 바리새 랍비로서 많이 배웁니다.”

 

천만에 말씀을요. 니고데모 님이 젊은 바리새파 대표주자이신데 제 의견을 공감해 주셔서 감사하지요.”

 

그러고 보니 지금 우리가 바로 이해와 화합의 광장을 넓히고 있네요. 하하.”

 

. 그렇군요. 좋은 시작입니다.” 조나단도 따라 웃었다.

 

그리고 로고스 클럽 임원을 선출해야 하는데제 생각에는 가말리엘 선생님을 회장으로 모시면 어떨까 싶습니다만.”

 

니고데모의 조심스런 제안이었다.

 

그럼요. 경륜이나 인품으로 봐서 당연히 그래야지요.”

 

, 그렇게 생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회장으로는 조나단 님께서 꼭 좀 해 주셔야겠습니다.”

 

저보다는 니고데모 님이 하셔야지요.”

 

아니에요. 바리새파가 회장을 하는데 부회장은 사두개파인 조나단 님이 하셔야지요.

 

그리고 가능하면 에세네파에서 한 분 더 부회장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 . 그럼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가말리엘 선생님께서도 좋아하실 겁니다.”

 

, 에세네파에서는 누가 있을까요?”

 

그럴만한 사람이 있겠느냐는 뜻으로 조나단이 물었다.

 

세례 요한 선생이 살아 있었으면 생각해 볼만 했는데.”

 

그 사람은 좀 과격하지 않았나요.

 

우리끼리 얘기지만 헤롯 왕을 너무 심하게 비판하면 아무래도 일하기가 쉽지 않지요.

 

그래서 결국 처형당했지만.”

 

차기 대제사장이 될 조나단의 당연한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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