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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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67화 ★ 성전 지성소에 들어간 폼페이우스 장군

wy 0 2022.04.03

 헤로디아가 갈릴리의 수도 세포리스 왕궁으로 바라바를 급히 불렀다

 

그녀는 여전히 중년의 농익은 자태를 풍기며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바라바, 오랜만이에요. 그동안 나를 찾아왔었다면서?”

 

, 왕비님, 잘 다녀오셨어요?

 

지난번 과분한 사례를 받아서 제가 직접 채취한 석청을 드리려고 왔었습니다.”

 

, 그래서 왔었구나.

 

난 또 내가 보고 싶어서 온줄 알았지 호호.”

 

바라바가 별말이 없자 그녀가 말을 이었다.

 

실은 나도 바라바를 부르려고 했어요. 요즘 들리는 소문이 사실인가 해서...”

 

무슨 소문을 말씀하시나요?”

 

열성당이 다시 조직을 정비해서 대규모 시위를 계획한다던데?”

 

, 저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다고? 바라바가 직접 주관하고 있는 일은 아닌가요?”

 

, 새 당수가 뽑히셔서 제가 직접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아, 그러면 오히려 잘 되었네요.

 

중간에서 대화상대로 더 편하게 나설 수 있으니까새로 뽑힌 당수 이름이 뭔가요?”

 

아셀이라고 합니다.”

 

, 새로 당수가 되었으니 뭔가 하고 싶겠군.”

 

그녀는 혼자 생각을 좀 하는 듯하더니 바라바에게 물었다.

 

열성당이 시위를 해서 얻으려는 것이 무엇인가요?’

 

성전세의 독자적 운용과 유월절에 여행 자유화를 요구할 겁니다.”

 

바라바는 어차피 왕비가 알게 될 사항들이라 미리 얘기해 주었다.

 

그런 요구라면 헤롯 전하가 로마에 승인해 달라고 해도 안 될 수 있는 문제들이군요.”

 

, 저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럼 빌라도 총독이 보라고 대규모 시위를 하려는 건가요?”

 

그런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시위를 왕궁 앞에서 할 필요는 없겠네요?”

 

바라바는 헤로디아가 유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헤롯 왕궁에서 하지 말고 처음부터 빌라도를 공격하는 시위를 하라는 것이다.

 

, 그럴 수도 있겠지요.

 

헤롯왕께서 우리의 요구를 처음부터 받아주시면 굳이 대규모 시위를 궁 앞에서 안 해도 되겠지요.”

 

열성당 대표가 정식으로 왕궁에 그들의 의사를 문서로 전하도록 해요.

 

만약 두 요구 중 하나만 고르라면 열성당은 어느 쪽을 택할 건가요?”

 

글쎄요. 두 가지 다 중요한 사항이라 그건 제가 지금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아마 하나만 고르라면 대화가 안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대화라는 것은 상호이해와 타협을 전제로 해야지요.

 

나도 이쪽에서 헤롯 전하를 설득시킬 테니까 바라바도 만약의 경우 양보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알겠습니다만, 왕비님께서 가능하시면 먼저 저희 두 가지 요구사항을 폐하께 말씀드려서 관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호호, 이거 내가 어째 바라바에게 벌써부터 당하는 것 같네.

 

여하튼 두 가지 요구를 정식으로 왕궁에 접수해 보세요.”

 

, 동지들과 상의해서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그래요. 다시 연락할게요. , 그런데 석청을 안 가지고 왔나요?”

 

오늘은 집에서 바로 오느라고 못 가져 왔습니다.

 

가게에 있는데 다음에 꼭 가지고 오겠습니다.”

 

그래요. 요즘 내가 그런 좋은 약을 좀 먹어야 할 것 같아요.”

 

왕비의 검은 장밋빛 입술이 약을 먹기 위해 살짝 열리는 듯했다.

 

 

 

 

마나헴은 안나스의 아들 중 요나단과 가장 친했다.

 

가야바가 대제사장에서 물러나면 다음 차례는 요나단이다.

 

지금도 성전공사를 끝내면서 웬만한 일은 그와 상의해서 진행하고 있다.

 

유대인들에게 성전이란 생활과 종교의 중심이며 가장 큰 상업기관이다.

 

예루살렘의 축제 기간에 전 세계에 흩어져 사는 유대인들은 하나님께 드릴 제물을 가지고 이 거룩한 도시로 모인다.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이곳에 모여 각종 의식을 치를 때, 이들은 십일조를 따로 바쳤다.

 

직사각형 모양의 성전은 가로가 300미터 세로가 500미터가량 되었고, 아브라함이 이삭을 희생제물로 바치려 했던 모리아 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었다.

 

외벽은 지붕이 있는 *주랑 형태인데 여기서 뜨거운 햇빛을 피할 수 있었다.


일반 순례자들은 성전 광장 밑에 있는 동굴 같은 복도를 지나 두 층을 올라가면, 이방인의 뜰로 알려진 광장과 장터로 갈 수 있었다.

 

여기는 여러 물건을 파는 상인들과 환전상들로 늘 붐비고 시끌벅적하였다.

 

환전상은 수수료를 받고 성전에서 쓸 수 있는 은화인 셰켈을 외국돈과 바꿔주는 일을 하였다.

 

셰켈이 있어야 여기서 파는 희생제물인 소나 양을 살 수 있고, 또 성전에 내야 하는 성전세도 셰켈로 냈다.

 

희생제물들은 야생 동물은 안되고 짐을 나르다 데리고 와도 안 되었다.

 

대제사장이 입는 옷은 화려하고 독특했다.

 

전임 대제사장에게 물려받는 예복은 자주색으로 가장자리에 금으로 만든 방울들을 매달았다.

 

중간의 가슴받이에는 열두지파를 상징하는 열두 보석이 박혀있고, 머리에는 왕관처럼 생긴 터번을 썼다.

 

가슴 주머니 속에는 언제든 제비를 뽑을 수 있는, 나무와 뼈로 만든 조각들을 가지고 다녔다.

 

대제사장만이 하나님의 뜻을 알고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

 

일 년에 한 번 *‘욤 키푸르라는 속죄일에 대제사장 홀로 성전의 중심에 있는 지성소에 들어가서 모든 유대의 죄를 용서받는다.

 

이때 대제사장이 하나님의 복을 받을 자격이 없으면, 하나님이 그를 죽이시는데, 이 경우를 대비해 그는 허리에 밧줄을 매고 지성소로 들어간다.

 

만약 그가 안에서 죽으면, 아무도 지성소에 들어갈 수 없으므로 밧줄을 잡아당겨 그를 끌어내야 한다.

 

약 백 년 전 로마의 *폼페이우스 장군이 이 땅을 점령하고 성전을 방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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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우스(Gnaeus Pompeius). BC 106~48. 

 

주위의 강력한 만류를 무릅쓰고 장군은 조심스레 지성소 안을 혼자 들어가 보았다.

 

나오면서 그는 어깨를 으쓱이며 혼잣말처럼 말했다.

 

아무것도 없네.’

 

마나헴은 안나스 제사장을 만나기 전에 요나단에게 먼저 보고했다.

 

외부공사가 내일이면 1차 준공됩니다.

 

죄송하지만 제가 가버나움에 볼일이 좀 있어서 열흘 정도만 다녀올까 합니다.”

 

다녀오세요. 아버님도 허락하시겠지요.”

 

요나단의 승낙을 얻었으니 안나스 제사장은 별문제 없을 것이다.

 

, 다리도 불편하신데 한 보름 다녀오시지요.”

 

감사합니다. 그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역시 요나단은 통이 크고, 안나스 못지않은 대제사장이 될 것이다.

 

유리의 가무잡잡하고 복스러운 얼굴이 눈에 어른거렸다.

 

*주랑

주랑 아테네 아탈로스 주랑 다운로드.jpg

 

*폼페이우스: 고대 로마 공화정 말기의 장군 ·정치가

해적 토벌, 미토리다테스 전쟁 등 오랜 세월에 걸쳐 로마를 괴롭힌 싸움에 종지부를 찍었지만, 카이사르와 대립해 패했다.

 

*욤 키푸르(히브리어: יום כיפור)는 유대교의 속죄일이며, 히브리력으로는 710, 그레고리력에서는 9월 또는 10월에 속한다.

구약성서 레위기 23:27-29에 근거하는데, 이 속죄일 하루 동안 어떤 일도 하지 못하며, 단식해야 한다.

 

출애굽기 당시 모세가 첫 번째 받았던 십계명을 깨뜨려 버리고, 자복과 회개로써 하나님의 용서를 받게 된 이스라엘 민족들을 위해서, 두 번째 십계명을 받아 내려오던 날에서 유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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