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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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246화 ★ 식당주인 엘리아셀과 베드로의 논쟁

wy 0 2023.12.20

그분들이 오후에나 오려나 보다, 요한아.”

 

, 어머니. 아무래도 그럴 것 같네요.”

 

오늘도 맑고 화창한 베다니의 정오 무렵이었다.

 

요한과 어머니 살로메는 루브리아 일행이 오늘 오전에도 오지 않자 점점 초조해졌다.

 

설마 그동안 눈이 좋아져서 로마로 가버린 건 아니겠지.

 

가낫세 변호사에게 내일이라도 가서 돈을 줘야 하는데.

 

분명히 수요일 오시라고 말했었지?”

 

그럼요. 제가 여러 번 말씀드렸어요. 오늘은 꼭 오시겠지요.”

 

요한이 대답하는데 마당 저쪽에서 고성이 들렸다.

 

이게 무슨 소리니? 누가 싸우나? 베드로 목소리 같은데.”

 

그쪽으로 가보니 베드로와 지난번 왔던 식당 주인 엘리아셀이 큰소리로 논쟁을 하고 있었다.

 

오늘은 성전에 나가지도 않는다니 그럼 나는 헛걸음한 거 아닙니까

 

식당에 손님이 어터지는데 문 닫고 종업원들도 데리고 나왔습니다.

 

베드로 님이 내 입장이 되면 나보다 더 흥분할 겁니다.”

 

글쎄, 그걸 나한테 따지면 안 되지

 

우리 선생님은 당신이 생각하는 차원과는 다른 분이요

 

그냥 무조건 믿고 따라요.”

 

베드로도 목소리를 높였다.

 

여태까지 믿고 따라서 이렇게 온 거 아닙니까?

 

지난 일요일 성전에 들어갈 때 다윗의 자손’, ‘호산나라는 함성이 아직 내 귀에 쟁쟁한데 이 여세를 몰아서 새로운 왕국을 세워야지요.

 

그런데 들리는 소리가 새 왕국은 고사하고 우리를 두고 어디로 가신다는 말도 있고 도대체 어떻게 되는 겁니까?”

 

베드로가 대답을 안 하자 엘리아셀이 목소리를 조금 낮추어 계속했다.

 

엘리아셀 베드로 collage.png

 

여기서 우리가 우습게 보이면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그동안 선생을 따르던 사람들이 다 돌아서서 욕하게 돼요. 사기꾼이라고.

 

거기서 그치면 괜찮은데 그런 낌새를 성전 경비대나 제사장들이 알면 선생을 체포하려고 할 거예요.”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되지. 내가 선생님을 보호해 드릴 거요.”

 

엘리아셀이 코웃음을 치더니 옆에 있는 구레네 시몬을 한번 본 후 말했다.

 

글쎄, 이렇게 세상 물정을 모르신다니까, 나이깨나 드신 분이.

 

베드로 님이 품에 가지고 있는 단도로 몇 사람이나 상대할 수 있겠습니까

 

선생의 인기가 떨어지면 아무도 선생을 보호할 수 없어요.

 

주위에 사람들을 더 많이 모으고 곧 다윗의 왕국을 다시 이룬다고 해야 해요.

 

사람들은 희망을 먹고 사는데 그게 없으면 다 떠나요.

 

겨우 가난한 사람들만 모아 놓고 앞으로 복 많이 받을 거라고 한다면 나도 더 이상 여기 올 필요가 없습니다.

 

가난한 사람들도 그런 말이 고맙지도 않아요.

 

시몬 님도 여기 있지 말고 우리 가게 가서 술이나 한잔 합시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구레네 시몬에게 말했다.

 

나는 여기서 만나기로 한 사람이 있어서 나중에 가게로 갈게요.”

 

, 그래요. 그럼 저녁에라도 오세요.

 

베드로 님, 나중에 후회하기 전에 제가 지금 한 말을 잘 기억하세요.”

 

엘리아셀이 사람들을 데리고 떠나자 그의 말에 영향을 받은 듯 대여섯명이 또 일어나 나갔다.

 

엘리아셀은 이제 여기 다시 오지 않을 거요.”

 

어느새 유다가 요한의 뒤에 와서 넌지시 말했다.

 

며칠 사이에 그의 얼굴이 반쪽이 되었고 눈이 상당히 충혈되어 있었다.

 

유다 님, 어디 아프신가요?”

 

잠을 며칠 못 잤어요

 

근데 지난번 우리가 만난 가야바 대제사장을 모시는 집사의 이름이 마고였지요?”

 

, 왜 갑자기 그 사람을 물으시나요?”

 

, 선생님이 곧 저에게 중요한 심부름을 시키실 것 같아서요.”

 

유다가 그 말을 하고 사라지자 베드로가 살로메를 보고 말했다.

 

여기서 다 들으셨지요. 그 엘리아셀 놈이 하는 소리.”

 

살로메가 아무 대답을 안 하자 베드로가 계속 이어 나갔다.

 

사실 그에게 큰소리를 쳤지만, 저도 좀 불안합니다.

 

평생 어부로만 살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요즘 예수 선생님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알 수가 없어요.

 

이 성전은 우리 유대교의 상징인데, 선생이 며칠 전 성전을 가리켜 강도의 소굴이라고 질책하며 돌 위에 돌 하나도 남김없이 무너질 것이라고 하셨어요.

 

저는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곧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아요.

 

사실 우리 제자 중에도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하지만 제가 단도를 가지고 다니는 한 누구도 선생님을 해치지는 못할 겁니다.”

 

요한이 가낫세 변호사에 대한 말을 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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