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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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173화 ★ 예수에 대한 변호사 계약서

wy 0 2023.04.09

 

 마나헴은 성전 경비대 사무실로 돌아와서 오늘 밤 야곱 여관을 습격할 계획을 세웠다.

 

놈들이 세 명이니까 우르소까지 5명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이제 드디어 그놈을 잡아서 지난번 당한 치욕을 갚을 생각을 하니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역시 레나의 점성술이 신통했다.

 

앞으로 계속 10년간 대운이 들어온 것이 틀림없고 이제 시작이 되는 것이다.

 

우르소에게 오늘 밤 해야 할 일을 설명하고 있는데 요나단 제사장이 급히 불렀다.

 

그의 방으로 건너가니 처음 보는 사람이 마나헴을 기다리고 있었다.

 

칼로스 마나헴 collage.png

 

마나헴 님, 인사하시지요.

 

이분은 빌라도 총독 각하의 제2부속실장인 칼로스 천부장이십니다.”

 

, . 처음 뵙겠습니다. 성전 경비대의 마나헴입니다.”

 

천부장이 잠시 마나헴을 쳐다본 후 말했다.

 

, 칼로스입니다

 

실례지만 성전 경비대 대장이신가요?”

 

아닙니다. 아직은 대장서리입니다.”

 

마나헴이 대답하자 요나단의 설명이 뒤따랐다.

 

이제 곧 정식으로 대장이 되실 겁니다

 

무슨 상의를 하셔도 됩니다.”

 

, . 알겠습니다

 

성전 경비대의 협조를 좀 받을 일이 있는데...지금 예루살렘에 열성당의 바라바가 와 있습니다.”

 

마나헴은 침을 꿀꺽 삼키고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어제 그가 나타날 예정이었던 호텔을 덮쳤으나 잡지 못했습니다.

 

정보는 틀림없었는데 눈치를 채고 다른 곳으로 옮긴 것 같아요.

 

아마 예루살렘에 있는 몇 개의 여관을 뒤지면 잡을 수 있을 텐데, 우리 인력이 아직 도착을 안 해서 경비대 대원을 좀 차출하고자 합니다.”

 

성전 경비대는 가야바 대제사장의 직속 기관이나 필요시에는 빌라도 총독의 지시를 받게 되어 있었다.

 

, 그러시군요. 당연히 협조해 드려야지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마나헴은 머리를 재빨리 굴렸다.

 

그런데 오늘은 이럴 줄 모르고 조금 전 대부분 퇴근했고, 교대조는 밤늦게 오는데요.

 

아무래도 내일이나 돼야 차출이 되겠습니다.”

 

칼로스는 별 의심 없이 그렇게 하라고 했다.

 

다 잡은 고기를 총독 부속실에 넘길 수는 없다.

 

오늘 밤에 야곱 여관을 습격해서 바라바 일행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잡아야 한다.

 

혹시 열성당 당수 아셀을 만난 적이 있으신가요?”

 

천부장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마나헴이 당황했다.

 

아니, 그걸 어떻게 아시나요?”

 

마나헴이라는 이름을 아셀에게 들은 기억이 납니다.

 

나발을 찾고 있었지요? 두 사람 다 제가 보호하고 있습니다.”

 

마나헴은 칼로스 천부장을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그러시군요.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

 

바라바도 곧 잡을 수 있겠네요.”

 

, 그럴 겁니다. 빌라도 총독 각하께서 오시기 전에 잡아야 합니다.”

 

언제 오시나요?”

 

지금 욥바에 계시니까 이삼일 안에 도착하실 겁니다.”

 

옆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요나단이 입을 열었다.

 

오시는 길에 욥바에서 온천을 하시나 보군요.

 

거기 참 좋습니다. 천부장님도 시간 되면 한번 가 보세요.”

 

, 그럼 내일 아침 일찍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제 부관 알렉스를 보낼 테니 적극 협조 부탁드립니다.”

 

, 알겠습니다.”

 

요나단과 마나헴이 거의 동시에 대답했다.

 

천부장이 나간 후 마나헴이 말했다.

 

오늘 저녁에 남은 인원이라도 근처 여관을 좀 다니면서 사전 조사를 하겠습니다.”

 

. 그렇게 하세요.”

 

마나헴의 마음이 바빠졌다.

 

 

 

 

 

루브리아에게 받은 돈을 가지고 가낫세 변호사 사무실로 간 요한과 살로메는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번 만난 여비서가 은귀걸이를 출렁이며 반갑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살로메님, 가낫세 변호사님이 급한 일이 있으셔서 오늘 사무실에 늦게 나오신답니다.

 

제가 변호사님 말씀대로 계약서를 작성해 놓았으니 제 방으로 가셔서 사인하시지요.”

 

, . 그러지요.”

 

그녀의 방에도 안나스와 가야바를 비롯한 제사장들의 초상화가 하얀 벽에 일렬로 붙어 있었다.

 

<변호사 수임 계약서>

 

의뢰인 살로메와 변호사 가낫세는 다음과 같이 계약한다.

 

1)이번 유월절에 나사렛 예수(이하 예수)가 만약 성전 모독죄 등으로 체포, 기소당하여 재판에 회부되면, 가낫세 변호사가 그의 변호를 양심과 정의에 입각하여 성실히 수행한다.

 

2)이에 의뢰인 살로메는 계약금으로 300드라크마를 계약서 사인과 함께 지급하고, 중도금 300드라크마를 1주일 이내에 지급한다.

 

3)이 계약은 유월절이 지나고 1주일 후를 시점으로, 예수의 신상에 어떤 위해도 일어나지 않으면 변호사에게 500드라크마의 성공보수비를 지급한다.

 

4)예수의 신상에 부득이한 형사적 처벌이 내려진다 해도, 그의 제자들에게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기간은 위와 같음) 역시 500드라크마를 지급한다.

 

*가낫세 대표변호사는 현금만 받습니다(양이나 비둘기 사절)

 

니산월 초6일 의뢰인 살로메

변호사 가낫세

 

 

계약서를 읽어 본 요한이 말했다.

 

몇 가지 제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선 제1항에서 성전 모독죄 등성전 모독죄 또는 내란 선동죄 등으로 변경했으면 좋겠고요, 4항은 빼도 되지 않나요?”

 

요한의 말에 살로메도 고개를 끄떡이며 여비서를 바라보았다.

 

, . 1항은 그렇게 수정해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제4항은 변호사님께서 직접 지시하신 문구라 빼거나 수정이 어렵습니다.

 

꼭 바꾸시려면 내일 다시 오셔서 변호사님과 직접 말씀해 주세요.

 

오늘 선고 예정이었던 재판이 내일로 연기된 게 있어서 좀 바쁘세요.

 

그리고 이건 제가 두 분을 위해 말씀드리는 건데, 우리 변호사님이 말씀하시는 건 다 이유가 있어서 의뢰인을 보호해 주려고 하시는 거예요.

 

웬만하면 그냥 따르는 게 좋으실 거예요.”

 

그 말을 듣고 덜컥 겁이 난 살로메가 요한에게 말했다.

 

그래, 생각해 보니까 그런 것 같구나

 

그냥 계약하는 게 좋겠다.”

 

요한이 루브리아에게 받은 은전 주머니를 꺼내서 탁자 위에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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