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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 346화 ★ 안토니아 감옥 특별면회

wy 0 2024.12.04

 

안토니아 요새에 갇혀 있는 이삭과 살몬을 면회하러 간 바라바를 반갑게 맞이하는 백부장이 있었다.

 

롱기누스 바라바 1 collage.png

 

몸집이 크고 인상이 좀 험악한, 어디서 본 듯한 사람인데 언뜻 생각이 나지 않았다.

 

바라바 님은 저를 잘 기억 못 하시겠지만 지난 유월절에 감방 안에 계실 때 잠깐 만난 적이 있지요

 

롱기누스 백부장입니다.”

 

그러고 보니 기억이 났다.

 

십자가 사형 집행 백부장인 그가 느닷없이 감옥 안으로 들어왔을 때 요남이 기겁했던 광경이 떠올랐다.

 

오늘은 술에 취한 얼굴이 아니고 술 냄새도 풍기지 않았다.

 

, 이제 기억이 납니다. 그동안 좀 마르신 것 같네요.”

 

, 많이 빠졌지요

 

아침부터 하루 세 끼 술을 먹었는데 근무지가 바뀌고 술을 끊으니 건강이 회복되었습니다.

 

얼마 전부터 안토니아 감옥에서 일하고 있지요.”

 

그러시군요. 여하튼 반갑습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바라바는 유월절 하루 전 만약 자신이 십자가에 달렸으면 바로 지금 이 사람에게 못이 박히고 처형당했을 생각을 하니 어깨가 오싹했다.

 

롱기누스는 젊어진 얼굴을 가까이 대며 물어보지 않은 말을 계속했다.

 

실은 지난번 나사렛 예수를 처형한 이후 맥슨 백부장이 힘을 써 줘서 이쪽으로 바로 옮겨왔지요.

 

그날 그분을 십자가에 막 매달았을 때 하늘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어요.

 

다른 사람들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합창단이 부른 노래라고 하는데 내 귀에는 분명히 하늘에서 내려오는 소리였어요.

 

처음에는 작게 들리더니 점점 커지면서 나중에는 천둥 치듯 크게 울렸지요.”

 

그의 눈동자가 얼마 지나지 않은 당시의 느낌을 회상하는 듯 위로 향했다.

 

무슨 소리였나요?”

 

옆에 있던 호란이 조심스레 물었다.

 

내 귀에는 나사렛 예수는 정녕 의인이었도다라고 들렸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그렇게 들렸나요?”

 

, 작은 소리부터 큰 소리까지 계속 그렇게만 들려서 나도 모르게 옆에 있던 군졸들에게 그렇게 말했지요.”

 

그의 얼굴이 술 없이 약간 붉어지고 있었다.

 

바라바는 나사렛 예수의 부활이 막달라 마리아에게 처음 보였듯이, 그가 십자가에 달릴 때 하늘의 소리가 롱기누스 백부장에게만 그렇게 들린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그날 어렴풋이 감방 안에서도 성전에서 부르는 성가가 들린 기억이 났다.

 

바라바의 얼굴을 알아보는 교도관이 백부장에게 특별면회 준비가 되었다고 알렸다.

 

백부장을 따라서 밝고 넓은 특별 면회실로 들어가서 자리에 앉으니 곧 이삭 님과 살몬이 들어왔다.

 

처음으로 밝은 곳에서 본 그들의 모습은 웃고 있었지만 조금 상해 보였다.

 

이삭 님은 더 말라보였고 살몬은 누렇게 뜬 얼굴에 여기저기 검버섯이 눈에 띄었다.

 

서로 반갑게 포옹하고 호란을 두 사람에게 소개해 주었다.

 

빌립 선생님을 내가 10여 년 전에 쿰란에서 몇 번 뵈었는데그게 마지막이었네.

 

에세네파로서는 엄청난 위기를 맞았구먼.

 

바라바 님이 많이 도와줘야겠소.”

 

이삭 님이 호란을 위로해 주며 말했다.

 

바라바가 고개를 끄덕였고 살몬이 백부장을 바라보며 걸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바라바 님이 오니까 롱기누스 백부장이 우리까지 특별 대우를 해 주시네.

 

이렇게 넓고 환한 방을 보니까 아무래도 탈주계획을 세워야겠어요.”

 

살몬 님, 좀 봐주세요.

 

간신히 여기서 근무하기 시작했는데 사고 나면 나는 이제 갈 곳도 없습니다.

 

그리고 바라바 님은 이제 저명인사인데 당연히 이런 대우를 해 드려야지요.

 

칼로스 천부장의 지시가 있어서 지금 바라바 님은 유대인 특별관리 명단에 들어가 있습니다.

 

산헤드린 의원이나 헤롯궁의 장관과 같은 예우를 하게 돼 있지요.”

 

처음 듣는 말이었다. 어쩐지 롱기누스 백부장이 너무 친절하다 싶었다.

 

바라바가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백부장과 살몬을 바라보았다.

 

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바라바 님을 앞으로 로마제국과 협조하여 유대를 이끌어 갈 리더의 한 사람으로 간주하는 거겠지요.

 

그럼 저는 밖에 있을 테니 말씀 천천히 나누시고 끝나면 알려 주세요.”

 

칼로스가 사마리아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듣기 위해 이런 대우를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롱기누스의 발언은 바라바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칼로스가 그렇게 생각할 만도 하지요

 

바라바 님이 삼손처럼 나귀의 턱뼈로 블레셋 사람 몇백 명을 죽이진 않았지만 지금 우리 시대의 영웅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말이 나온 김에 산헤드린 의원이 되시는 게 어떨까요?” 

 

백부장이 방에서 나가자 살몬이 이삭 님의 동의를 구하듯 말했다.

 

바라바가 어색하게 웃으며 필로 선생이 로마에서 만나자고 한다는 말을 전했다.

 

, 그건 대단한 일이네. 언제 갈 예정인가요?”

 

이삭 님이 물었다.

 

지금 알렉산드리아에서 우리 유대인과 그리스인 간에 큰 충돌이 일어나고 있어서 아직 여행 일정을 정하지 못하신 것 같습니다.”

 

드디어 거기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네요. 그리스인들도 만만치 않을 텐데.”

 

, . 요남이는 애인을 찾았나요?”

 

살몬이 옆에서 갑자기 생각난 듯 물었다.

 

카멜 수용소장에게 먼저 알아봤더니 얼마 전 출소했는데 행방을 알 수 없다네요.”

 

바라바가 그동안의 일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요남이는 그럼 한 달간 휴가 나갔다고 생각해야 되겠네요.

 

카멜 수용소장 카이레아는 내가 다른 교도소에서 일할 때 잠깐 만난 적이 있는데 미트라교 신도인지는 전혀 몰랐어요.

 

예전에 게르마니쿠스 장군의 심복으로 전장을 엄청나게 누비다가 수용소장을 오래 하니까 답답해하더라고요

 

, 그리고 바라바 님의 동료들은 아직 여기서 풀려나지 못했지요?”

 

, 이번에 그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다시 예루살렘에 왔습니다.”

 

바라바가 설명을 계속했다.

 

지난번 칼로스를 만나 동료들의 조기 석방의 대가로 사마리아인들의 군사 훈련 동태를 알려 주기로 했었는데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더군요.

 

아무리 사마리아인들이지만 제가 주는 정보를 바탕으로 로마군의 침공을 받는다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유능한 변호사를 통해 보석금을 내고 석방을 추진하려 합니다.”

 

, 그럴 수만 있다면 그게 좋겠지요. 사람이 여럿이라 돈이 엄청나게 들 텐데.

 

, 그리고 내가 며칠 전 들었는데 죄수 중 사형수만 아니면 페르시아 전선에 군인으로 자원할 경우 형집행정지로 풀어 주는 법안이 통과되었더군요

 

약 변호사가 자신 없어 하거나 돈을 너무 많이 요구하면 한번 고려해 보세요.”

 

, 알겠습니다. 참고하겠습니다.”

 

바라바는 지금 사라가 변호사를 한창 만나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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