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영이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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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훈의 오페라 '함성, 1919' : 97세 작곡가 박목사님이 3.1절 백주년에 일본에게 원수 갚는 방법을 말씀하셨다

wy 0 2019.02.28

 

박1.jpg

 

97세의 박재훈 목사님은 일시 귀국 후, 영등포에 있는 요양병원에 머무셨다.

 

휠체어에 실린 몸으로 방송사 인터뷰를 다니느라 바쁘시다.

 

3/1-2일 박목사님이 작곡하신 오페라 ‘함성 1919’가 여의도 KBS홀에서 초연된다.

 


 

최: 박재훈 목사님, 뵙게 되어서 기쁩니다. 

 

박: 오시느라 수고하셨어요.

 

최: 저는 어렸을 때 ‘펄펄 눈이 옵니다.’라는 노래를 부르며 자랐습니다.

 

펄펄.jpg

https://www.youtube.com/watch?v=1LRHED_HPL4

 

눈이 오면 하늘을 올려다보며, 이 노래를 부르던 생각이 납니다.

 

‘엄마 엄마 이리와’, ‘산골짝의 다람쥐’, ‘시냇물은 졸졸졸’, ‘어머님의 은혜’ 등도 목사님이 작곡하신 동요들이지요.

 

이런 아름다운 동요들을 부를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 해방이 되었는데 어린이들이 일본 군가를 부르며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어요.

 

‘어머님의 은혜’는 어린이 찬송가에 실린 곡이었는데, 내 허락도 없이 3절을 빼고 인쇄를 했어요.

 

어머니를 주신 하나님을 감사하는 아주 중요한 가사인데 이것을 뺏어요.

 

 

최: ‘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 이렇게 시작 되는 노래지요.

 

지금은 3절이 들어가 있나요?

 

박: 들어가긴 뭐가 들어가요. 아직 그대로야요.

 

 

최: 목사님을 ‘한국 교회 음악의 아버지’라 불러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서 돌아오오’, ‘눈을 들어 하늘 보라’, ‘지금까지 지내 온 것’ 등 눈물과 은혜의 찬송가를 많이 만드셨지요.

 

이 곡들이 다 좋고 서로 다릅니다만, 이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시는 곡이 있으신가요?

 

박: 딱 이거다 할 수는 없지만, 6 25 때 만든 ‘눈을 들어 하늘 보라’ 에요.

 

눈을 들어.jpg

https://www.youtube.com/watch?v=jDdXDdoMKec

 

최: 이 찬송, 가사가 기억 납니다.

 

‘눈을 들어 하늘 보라, 어지러운 세상 중에, 곳곳마다 상한 영의 탄식 소리 들려 온다’

 

이렇게 시작하지요?  지금 들어도 구절구절  마음에 와 닿는 가사입니다.

 

박: 네. 지금도 대단히 어지러운 세상이에요.

 

그 때보다 더 할지도 모르지요.

 

 

최: 요즘 교회에서 찬송가를 잘 안 부릅니다.

 

복음성가나 교회에서 부르는 다른 음악들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 누구나 막 노래를 만드는데, 교회 음악은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라 그러면 안 되요.

 

가사는 경어로 써야 하고 음악에 깊이가 있어야 해요.

 

또 가사와 멜로디가 맞지 않아요.

 

예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즉흥적 감정에 따라 써서 그래요.

 

 

최: 목사님, ‘함성’1919’를 쓰게 된 동기가 있으신가요?

 


[크기변환][크기변환]함성 1919.jpg

 

함성1919.jpg

함성, 1919 :  https://www.youtube.com/watch?v=oRC230TD0no

 

박: 있지요. 1972년 오페라 ‘에스더’ 공연이 끝난 후 누가 만나자고 해요.

 

누군고 하니 '사무엘 마펫'이란 사람인데 평양에서 태어나고, 아버지도 훌륭한 미국 선교사였어요.

 

평양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예일대학에서 ‘경교’의 교회사를 공부했지요.

 

중국에서는 처음에 기독교를 ‘경교’라고 했어요

 

이 후 중국에서 선교사로 있다가 공산정권이 들어서자 추방되어 고향인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이 사람이 내 오페라 ‘에스더’를 본 후 나를 찾아 온 거에요.

 

“'에스더' 참 좋았고 이런 음악이 계속 나오면 한국 민족이 힘을 얻을 것 같은데 다음에 뭘 쓸 거냐?”고 물어요.

 

내가 아직 생각을 못하고 있을 때라 우물우물 하니까 ‘3.1운동 어때요?’ 하는데 음성은 작았지만 내 가슴에 크게 찔려왔어요.

 

[크기변환]사무엘 H 마펫 박사.jpg

 사무엘 H 마펫박사  1917-2015

 

최: 아 그러셨군요.  그래서 유관순을 먼저 쓰셨나요?

 

박: 그게 아니고, 난 그 때 한양대학교 교수로 있었는데 내 실력이 안 되는 거지.

 

미국에서 4년 공부했었는데 3.1운동을 쓸 실력이 안 되요.

 

그래서 그 이듬해 1973년 6월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어요.

 

한 10년 공부하면 되겠지 했는데 우선 대본이 안 들어와.

 

 

최: 3.1운동에 대한 대본 말씀인가요?

 

박: 네, 일체 안 들어오고 유관순으로만 들어와요.

 

최: 아, 왜 그럴까요?

 

박: 역사 의식이 약해서 그렇지. 

 

한국 작가들, 미국 한인 작가들 많이 부탁 했는데 안 들어와.

 

그리고 누가 그거 쓴다고 돈 주나요? 

 

그러니까 고생해서 안 써요.

 

세월은 가고 이래선 안 되겠다 이거라도 쓰자, 그래서 유관순을 쓴 거에요.

 

2000년에 유관순을 쓰고 한국에 나와 보니까 고려 오페라단의 지휘를 이기균씨가 하고 있어요.

 

이기균씨는 1993년 소련이 붕괴 할 때 내가 거기서 만난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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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오페라단 이기균 단장 

 

그 때 이단장은 ‘페테르부르그’에서 박사학위 할 때고, 난 거기서 헨델의 메시아를 지휘하느라 자주는 못 만났어요.

 

슬라브 민족, 소리가 대단해요.

 

소프라노 꼭대기 음정, 베이스 깊이 있게 내려가고, 합창 엄청 잘 해요.

 

 

내가 오랫동안 여러 합창단 지휘 해 봤지만 최고에요.

 

 

이 단장과는 나중에 다시 연락이 되어서 몇 년 전 오페라 ‘손양원 목사’도 해 주었고 이번 ‘함성1919’도 수고 해 줘요.

 

 

여하튼 오랫동안 3.1운동 대본이 거의 안 들어오다가, 2014년에 장신대 총장 문성모 목사의 대본이 들어왔어요.

 

 

그 전에도 하나 있었는데 문목사 대본이 좋아서 이 오페라를 쓰기 시작한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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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제일교회 문성모 목사 www.gjchurch.org 

 

 

 

최: 목사님은 꿈속에서 어떤 멜로디가 떠오르면 바로 일어나서 정리를 하신다는데 그런 경험이 많으신가요?

 

 

박: 내가 ‘손양원 목사’나 ‘함성, 1919’ 를 쓰면서 한국교회가 하나 되게 해 달라고 기도 해요.

 

 

우리 민족은 교회가 하나가 되야 해요. 그래야 소망이 있어요.

 

 

그래서 꿈에서도 오페라를 작곡 하지. 

 

 

그러니까 하나님께서 거기에, 나는 아무 형편 없는 인간인데 하나님께서 멜로디를 주시는거야요.

 

 

 

최: 그러시군요. 그럼 멜로디를 얼른 악보에 적으시나요?

 

 

박: 그렇지요. 나중에 생각 안 나니까.

 

 

최: 피아노 치시면서요?

 

 

박: 아니, 피아노는 안치고 악보만 적고 얼른 다시 자야지요.

 

 

 

 

최: 목사님, 지금의 한국교회와 신도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 하시나요?.

 

 

박: 한국 교회가 1919년에는 신도가 1%였어요, 2천만에 20만.

 

 

지금은 50배가 늘어서 거의 9백만 이래요, 천주교 빼고.

 

 

요새 자꾸 내려가서 8백만 이래나, 그것도 엄청난 거지요.

 

 

옛날에는 무슨 일 만 나면 기독교인이 먼저 죽은거야.

 

 

교회가 하나가 되지 않으면 안 되요.

 

 

50배가 늘어나니까 교회가 많이 생기고 교회가 기업이 되는 거야요.

 

 

하나님의 복음보다는 교회의 조직 자체가 기업이 되는 거야.

 

 

물론 설교도 하고 다 하지만 가는 방향이 달라져요.

 

 

돈을 생각 하는 거야.

 

 

진정한 교회로 태어나려면 목사님들이 회개 해야 합니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교회의 중심이 변하면 안 되요.

 

 

3.1운동 당시 모두가 힘을 합쳐 나라를 위해 기도했듯이, 지금도 나라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내 교회, 내 교인, 내 이익만 챙기는 것은 안됩니다.

 

 

 

최: 이제 3.1운동이 백 년이 되었고, 오페라 '함성, 1919'도 공연을 하는데, 우리가 일본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박: 저는 그래요.. 이 민족은 앞으로 나가야 되요.

 

 

과거에 묶여가지고 슬펐던 일 자꾸 풀어 놓고, 원수 갚으라고 하는데 그건 아냐요.

 

 

원수 갚는 방법은 사랑으로 갚아야 해요.

 

 

일본과 예수 안에서 형제국으로 친하게 되면 원수 갚는 거에요.

 

 

일본 사람들 불쌍해요.

 

 

 

최: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박: 자기네들 잘 못한 거 잘 모르고, 아직도 식민지 시대 기분이 남아 있는 거에요.

 

 

그러니까 불쌍하지. 세계는 그 동안 많이 변했는데..

 

 

 

최: 에스더, 유관순, 손양원, 이번에 ‘함성 1919’까지 네 작품을 쓰셨는데 현재 구상하고 계신 작품이 있으신가요?

 

 

박: 음, 건국 대통령 이승만을 쓰고 싶은데.. 제가 나이가 이러니까..

 

 

최: 아직 건강하신데요.

 

 

박: 쓰다가 말더라도 쓰고 싶은 생각은 있어요.

 

 

 

 

최:  지금 남북 화합을 위한 대화가 한참이고, 이북에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있고 목사님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어떤 단체인가요?

 

 

박: 공산당의 지휘 하에 있지만 합창을 아주 잘 해요.

 

 

이 사람들이 찬송가를 이렇게 10년, 20년 계속 부르고, 들으면 무슨 생각이 들겠소?

 

 

최: 글쎄요, 공산당이 싫어지겠지요. 

 

박: 그래요. 신앙심이 생기고 ‘예수님의 피’를 생각하게 되지요.

 

 

음악이 그렇게 위대한 거에요.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해요.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거에요.  

 

 

 

최: 박재훈 목사님, 오늘 바쁘시고 피곤하신데 오랜 시간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박: 네, 감사합니다.   

 

[크기변환]박목사님과.png

  영등포 '명지춘혜' 요양병원 1층에서,  2019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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