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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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만에 만난 음악의 벗 - 한돌

wy 0 02.2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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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2년 여름에 쓴 글입니다.

 

40년 만에 만난 음악의 벗

 

나는 중고등학교 때 Peter Paul and Mary의 노래들을 열심히 따라 부르곤 했었다.

그들은 능숙한 통기타 반주와, 절묘한 화음으로 월남전을 반대하는 평화의 메세지를 온 세계에 전파했다.

 

허스키한 저음의 메어리, 가늘고 맑은 피터, 부드럽고 깊이 있는 폴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Folk song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500 miles, Gone the rainbow, The cruel war, Puff 등이 그들의 대표곡이다.

 

당시, 이흥건이라는 학교 1년 선배가 있었다.

기타를 잘 치며 음악을 좋아하는 아주 마음이 고운 선배였다.
나는 당시 짐 리브스 He will have to go라는 노래도 자주 불렀다.

 

그 때는 아직 음악을 듣는 전축이 없는 집이 많았다.

특히 외국 곡들은 판을 구하기 힘들었고, 듣고 싶은 노래는 라디오 음악 DJ에 엽서로 신청하여 듣는 것이 유행이었다.

 

우리 집에 Peter Paul and Mary의 판이 많았는데, 원판은 물론 일본에서 나온 판도 거의 다 있었다.

이흥건 선배가 이 노래들을 들으러 우리 집에 자주 와서, 같이 따라 부르기도 했다.

어느 날 내가 노래 가사를 하나 쓰게 되었다.
이선배가 곡을 만들어 보겠다고 가지고 갔다

얼마 후 참 편안하고 부르기 쉬운 노래가 나왔다.

이때가 고등학교 1학년 무렵인데 이후 대학입시로 모두 분주하여 기타 치며 노래 부르는 활동은 점점 줄어들고, 자연히 같이 만나는 횟수도 뜸해졌다.

이후 사회생활을 하며 가끔 이선배 생각이 났지만 연락을 못 하고 지냈다.

 

그런데 이상하게 세월이 많이 지나도 그 때 만든 그 노래를 간혹 흥얼거릴 때가 있었다.

이선배는 음악을 계속하여 좋은 노래를 많이 발표했다.
그의 예명은 한돌인데 대표곡이 개똥벌레, 홀로 아리랑, 조율 등이다.

당시 이 노래들을 들으니 그의 체취가 물씬 풍겨서 과연 그 다운 노래를 만들었구나 생각했지만, 바쁜 가운데 연락을 하지는 못하고 지냈다.

그러다 갑자기 미국에 오게 된 나는 미국에서 또 오랜 세월을 지내게 되었다.

 

몇 년 전부터 컴퓨터로 노래 반주를 만들며, 40여년 전 이선배가 작곡한 노래를 다시 불러봤다.

가사와 멜로디가 거의 기억이 났고, 꿈 많고 순수했던 고등학생 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제목은 '꿈 속에서' 였고 2절로 된 가사는 아래와 같다.

 

꿈 속에서

1 

얼마 전에 꾼 꿈이 이제 생각 나는데
소풍 다녀오던 길 집을 잃어버렸네

해가 저물어 별 빛 떠올 때
울고 만 있는 날 찾으신 어머니 

꿈속에서 웃어본 어린 아이 되고파
얼굴에 눈물 자욱 아직 마르지 않네

 

2

얼마 전에 꾼 꿈을 다시 꾸고 있는데
소풍 다녀오는 길 혼자 걷고 있구나.

언덕 넘으면 고향 집에서
그리운 어머니 날 반겨주시리

꿈속에서 웃어본 어린 아이 되고파
얼굴에 눈물 자욱 이제 찾을 수 없네.

 

 

내가 만든 노래 몇 곡에 이 노래를 넣어서 음악 CD를 만들었다.(맨 위 사진)

제일 먼저 이선배에게 이 노래를 들려주고 싶었는데, 다행히 연락처를 알게 되어 이메일로 소통이 되었다.  

아래는 이 노래를 듣고 이선배가 나에게 보낸 답신이다.

 

원영에게

 

  Put your sweet lips a little closer to the phone

  Lets pretend that were together all alone~~~

 

  자네의 낮은 목소리로, 이 노래를 부르던 모습이 지금도 선하구먼.

  경복의 짐 리브스였지.

  보내준 CD 잘 들었어. 목소리는 여전하시네.

 

  편지 받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르네. 말이 40년이지, 이산가족이 따로 없네.

  CD 표지를 보니 자네 머리카락도 많이 희었구먼. 나도 그러하다네.

 

  옛날 그 시절엔 공부보다 기타가 좋았지.
  함께 기타 치고 노래하던 모습 생각나네
.

 

  꿈속에서라는 노래는 어릴 때 만든 노래라 까마득하게 잊어버렸는데,

  자네 덕분에 옛 시절을 그리워할 수 있어서 고마웠다네.
    ..........

 

이 선배는 내가 자주 부르던 'he will have to go'의 가사를 적어 보내며 반가와 했고, 40여년 전 같이 기타를 치면 노래 부르던 그때 그대로인 것 같았다.


세월이 많이 흘러도 사람의 마음바탕은 거의 변하지 안나보다.
이제 서울에 가면 곧 만나서 술은 막걸리로, 안주는 두부김치로 하자고 합의했다
.

이런 40년 전의 음악의 벗이 나를 반갑게 기다리고 있으니, 음악을 통한 인연이란 참 좋은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타임머신을 타고 40년을 훌쩍 넘어서,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 가고 싶은 사람 들인지도 모른다.

'꿈속에서 웃어본 어린 아이 되고파
얼굴에 눈물 자욱 이제 찾을 수 없네..'

 


 

꿈속에서Screenshot 2021-02-22 at 07.34.38.jpg

노래 '꿈속에서'

http://www.choiwonyoung.net/bbs/board.php?bo_table=song&wr_id=12



[크기변환]한돌하나유키2018725.jpg

드디어 만나서 찍은 사진  2018년 여름

 

늦었지만 늦지 않았어Screenshot 2021-02-22 at 12.52.10.jpg

'늦었지만 늦지 않았어'  최근 출간한 한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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