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에세이 대표사진.png



오징어 게임의 빛과 그림자

wy 0 16:59


오징어 게임 2.jpg

 

 3년 전,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무척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1회를 보았으나 이후 시청을 중단했다.

 

이번에 시즌2가 나왔다며, 이 드라마를 안 보면 다른 사람과 대화가 안 된다는 주위의 권유에 따라 시즌2를 먼저 보고 시즌1을 다시 모두 보았다.

 

필자가 오징어 게임 1회를 보고 중단한 이유는 무엇보다 드라마 전개의 당위성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게임을 하면서 탈락하면 목숨을 잃는다라는 가장 중요한 게임의 규칙을 알려주지 않은 채 탈락한 사람들을 무참히 총으로 살해하는 장면에서 거부감을 느꼈다.

 

이번에 다시 보면서도 비슷한 느낌은 있었으나, 일단 끝까지 보았고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드라마에 대해 나름대로 의견을 보태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먼저 오징어 게임의 우수성을 말한다면 이 드라마는 빠른 스토리 전개와 게임을 통한 삶과 죽음 사이의 긴장감이 탁월하다.

 

여러 유명 출연진의 열연은 이 드라마의 성공에 필요조건이었다.

 

주인공인 이정재, 이병헌은 물론 이러다 다 죽어라는 말을 유행시킨 노배우 오영수의 연기는 뛰어났다.

 

뿐만 아니라 이 드라마로 인하여 한국의 게임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고, 한글 ‘Dalgona - 달고나’ ‘Hyoung - 등의 단어가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되는 대단한 문화적 전파를 이루었다.

 

이러한 긍정적인 면에도 불구하고 오징어 게임의 어두운 면, 부정적인 면이 너무 간과되고 있는 듯하여 간단히 몇 가지를 언급하고 싶다.

 

1. 자본주의 사회 비판의 단순화

 

오징어 게임이 계층 불평등, 자본주의의 잔혹성을 비판하고자 했으나 이러한 주제가 지나치게 단순화되고 상투적인 방식으로 표현되었다.

 

즉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단순히 '돈이 전부인 사회'로 묘사하고, 극단적 상황으로 몰고 가는 방식은 복잡한 사회문제를 흑백논리로 단순화 하는 느낌이다.

 

2. 지나친 자극적 폭력에 대한 감성 마비

 

극단적인 폭력이 일단 흥미를 유발하지만, 이러한 연출이 폭력을 지나치게 미화하거나 정당화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특히 폭력적 콘텐츠가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또한, 몇 명의 여성 출연자가 남성 중심적 플롯에서 도구화되거나 희생양으로 그려지는 방식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3.작품의 주제와 전개의 불일치

 

게임 참여자들의 죽음을 단순히 이야기의 장치로 활용되는 방식은 인간의 생명을 지나치게 도구화했다는 윤리적 비판이 있을 수 있다.

 

작가는 극단적 상황을 통해 인간 본성을 탐구하려 했겠지만, 너무 잔혹한 연출이 중심이 되면 결과적으로 오히려 이 드라마의 메시지가 약화될 수도 있다.

 

또한 참가자들이 첫 번 게임을 끝내고 사회에 나와보니 여전히 살기가 힘들어서 자발적으로 그런 끔찍한 게임에 다시 참여한다는 설정은 이 드라마의 전개에 무리가 있다는 느낌을 준다.

 

모든 드라마의 시즌2는 시즌1보다 잘 만들기도, 그 흥행도 어렵지만 특히 오징어 게임은 시즌 2의 성공을 예측하기 힘들 것 같다.

 

작년 말에 공개한 시즌 2는 주인공 성기훈(이정재)의 캐릭터가 너무 바뀌어서 좀 어리둥절했다.

 

조금 모자라는 평범한 주인공에서 침착하고 능력 있는 사람으로 갑자기 변신했기 때문이다.

 

또한 드라마의 본질상 게임을 멈출 수 없기에, 시즌 1보다 좀 더 참신한 게임을 개발해야 하고, 더욱 자극적인 살육을 보여줘야 하는 한계에 부딪친 듯하다.

 

시즌 2가 명확한 결말 없이 시즌 3를 위한 오픈 엔딩으로 마무리된 것도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의외였다.

 

현재 시즌 2의 흥행은 성공적이라고 들었고 곧 한국에서도 실제로 오징어 게임을 하는 스튜디오가 서울에 오픈하는 등 오징어 게임의 게임은 계속되고 있다.

 

여하튼 오징어 게임은 한국인이, 한국인의 게임을 통해 대중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조합하여 세계적 성공을 거둔 드라마임에는 틀림 없다.

 

하지만 이와 같은 비판을 통해 특히 젊은이들이 이 드라마를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것도 좋을 것이다.


 

 

 

 

State
  • 현재 접속자 4 명
  • 오늘 방문자 352 명
  • 어제 방문자 212 명
  • 최대 방문자 1,075 명
  • 전체 방문자 308,155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