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세션에서는 먼저 노래 ‘들리는 소리’, 세계 초연을 듣고 같이 불러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노래 세션이 끝나면 쇼팽의 녹턴 위주로 쇼팽과 음악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먼저 노래 ‘들리는 소리’ 의 가사입니다.
들리는 소리
1
살며시 내마음 들여다 보며 길가에 꽃들이 말을 건네네
걸음을 멈추니 들리는 소리 외면하는 얼굴 돌려 미소지라고
살며시 내맘에 루루루~루 루루 루루루~ 들리는 소리
2
살며시 내마음 들여다 보며 맑게 개인 하늘 말을 건네네
고개를 들으니 들리는 소리 잡동사니 일들일랑 잊어주라고
살며시 내맘에 루루루~루 루루 루루루~ 들리는 소리
3
살며시 내마음 들여다 보며 사진 속 어머니 말을 건네네
두 눈을 감으니 들리는 소리 예수님의 발자욱을 다시 보라고
살며시 내맘에 루루루~루 루루 루루루~ 들리는 소리
이제 쇼팽과 그의 녹턴에 관해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먼저 영화 ‘더 피아니스트’(주연 - 애드리안 브로디/ 감독 - 로만 폴란스키) 화면을 보면서 쇼팽의 녹턴 20번을 감상하겠습니다.
이 영화 보신 분 많으시지요?
우선 이 영화의 가장 클라이막스 부분, 주인공이 게토 지역의 빈집에서 먹을 걸 찾다가 독일군 장교에게 걸려서 그 앞에서 목숨을 걸고 피아노를 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보시겠습니다.
여기서 주인공이 치는 피아노는 쇼팽의 발라드 1번입니다.
15 동영상 발라드 1번. 더 피아니스트 후반, 긴장되는 장면입니다. 약19분간 상영합니다.
*여기서는 발라드 1번만~
https://www.youtube.com/watch?v=g0Dg_55BirU
연주 피아니스트 조성진
감동적인 부분은 독일군 장교 앞에서의 연주가 생애 마지막 연주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주인공이 혼신의 힘을 다해 피아노를 쳤고, 나중에 살아나자 울음을 터뜨리는 명장면이 연출됩니다.
16 동영상: 이 영화 시작할 때 잠깐 나오는 녹턴 20번입니다.
이렇게 평화롭게 라디오 방송국에서 녹턴 20번을 치고 있던 주인공이 독일군의 공습을 받기 시작하면서(1939 9 23) 영화가 시작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2hX8NAZaDA
연주 피아니스트 한동일
영화 <피아니스트>(2002)의 마지막 장면에서 스필만을 구해준 독일군 장교인 호젠필트는 1952년에 소련의 포로 수용소에서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이 영화에 연출을 맡았던 폴란드 출신의 로만 폴란스키(Roman Polanski)는 1933년 8월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부모는 유대인이었는데, 그가 세 살 때 아버지의 고국인 폴란드로 돌아왔지요.
하지만 다음 해인 1939년 9월 초에 나치독일이 폴란드를 침공으로 그의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고 말았습니다.
부모들 모두 수용소로 보내졌고, 어린 폴란스키만 친척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빠져나와 다시 파리로 도망가게 됩니다.
나중에 아버지와는 재회했지만, 그의 어머니와 여동생은 끝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해되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그가 어린 시절에 겪었던 참담한 경험이 훗날 그의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게 되는데, 실존 인물인 블라디슬라프 스필만(Wladyslaw Szpilman)을 다룬 영화 <피아니스트>(2002)는 이듬해인 2003년에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그리고 각색상 최다 3개 부문을 석권했지요.
깐느에서는 황금종려상도 수상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9oQEa-d5rU
17 동영상 영화 피아니스트의 실제 인물, 스필만의 연주 실황.
Chopin Nocturne No. 20 perf. by Wladyslaw Szpilman - "The Pianist" - Original Recording
Recorded in Warsaw at home in 1997
쇼팽은 그의 모든 인생을 피아노에 바쳤고, 우리 피아니스트들은 그를 피아노의 절대, 절대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그 어떤, 그 어느 작곡가보다도 훨씬 더 피아노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잘 알려져 있지만 쇼팡에 대한 간략한 소개입니다.
아버지 프랑스인, 어머니 폴란드인입니다.
빈의 청중들은 처음에는 쇼팽에게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지요.
그러나 동갑내기인 슈만은 쇼팽의 음악을 들은 후 "모두 모자를 벗어라. 천재가 등장했다."라는 표현을 써가며 쇼팽을 극찬합니다.
그러던 중 폴란드에서 러시아에 대항해 혁명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게 됐고 빈을 떠나 슈투트가르트에 도착했을 때 러시아군의 잔혹한 진압으로 혁명이 실패로 끝났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쇼팽의 집도 당시 러시아군의 약탈로 사라졌고, 러시아군은 그의 집에 있던 피아노까지 도끼로 작살 내 땔감으로 썼다고 하고, 어떤 기록은 2층에서 창문으로 던져버렸다고도 합니다.
이를 전해 들은 쇼팽은 자신의 일기에 "하느님, 당신은 러시아인이십니까?"라고 적으며 울분을 토로했지요.
이때 겪은 분노와 조국과 집에 있는 가족들에 대한 걱정 등이 뒤엉켜서 쓴 곡이 에튀드 '혁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8 동영상 혁명: 피아노 연습곡 혁명
https://www.youtube.com/watch?v=lr1RTyvDb4U
조원진 연주
이후 쇼팽은 프랑스 파리로 갑니다.
그는 귀족들과 당대 유명인사들이 드나드는 살롱에 소개됐고, 거기서 연주회로 호평을 받습니다.
쇼팽은 파리에 정착하기로 결심하고 본격적으로 후대에 널리 알려진 많은 피아노곡을 작곡하게 되지요.
그는 170cm의 키에 45kg의 몸무게로서 너무 몸이 허약하여 큰 강당에서 대중을 위한 피아노를 치기 적당치 않았지요.
그래서 주로 살롱 무대를 선호하였는데 거기서 리스트를 비롯한 베를리오즈 등 유명 음악가와 만나게 됩니다.
그중에 마리 다구(Marie d'Agoult) 백작부인이 주최한 파티에서 당대 화제의 인물이었던 소설가 조르주 상드를 만나 운명적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당시 쇼팽은 26세, 상드는 33세였어요.
상드는 남편과 이혼 후 두 자녀를 키우며 70여 편의 소설, 20여 편에 달하는 희곡을 쓸 정도로 왕성한 필력의 소유자였습니다.
당시 그녀의 책은 빅토르 위고나 발자크의 책보다 더 잘 팔렸으니 돈을 아주 잘 벌었지요.
또한 여성 인권 옹호자였고, 남장하고 살롱에 출입하는 상드를 보고 쇼팽은 처음에는 싫어했지만, 상드의 적극적 다가섬에 점점 마음을 열게 됩니다.
그녀는 자서전에 ‘실망한 예술에 관해 쓰지 말 것과 전문 용어를 쓰지 말 것’이라고 했는데 상당히 처세술에 능한 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쇼팽은 학생들을 열심히 잘 가르친 선생으로도 이름을 날렸는데 레슨비로 상당한 수입이 생겨서 항상 멋진 옷을 입고 다녔고 특히 신경을 쓴 것은 최고급 2륜 마차였다고 합니다.
마부와 비서도 따로 두었고요.
그가 학생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칠 때 강조한 사항이 몇 가지 기록으로 남아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1 손 모양과 손가락 번호에 늘 신경써라
2 페달로 인한 소리 변화에 집중하라
3 손목에 힘을 빼고 오페라 가수가 노래하듯 부드럽게 연주하라
4 바하의 인벤션과 평균율 피아노곡집을 매일 연습해라 등
5 연습은 적당량하고, 남는 시간에 산책이나 독서를 하고, 전시회에 가라.
1836년, 드레스덴을 여행하던 중 바르샤바에서 사귀었던 친구의 여동생 마리아 보진스카(Maria Wodzińska)와 다시 만나게 된 쇼팽은 보진스카와 비밀리에 약혼했지만, 쇼팽의 건강이 나쁜 것을 눈치챈 보진스카 주변 사람들의 반대로 결국 파혼하고 말았습니다.
오늘 영화 피아니스트에 나오는 쇼팽 녹턴 20번은 바로 마리아 보진스카에게 헌정한 음악입니다.
쇼팽의 시신은 프랑스 페르 라셰즈 묘지에 있지만, 그의 심장은 폴란드 바르샤바 성 십자가 성당에 안치되어 있지요.
쇼팽의 시신에서 적출된 심장은 그의 누나인 루드비카가 고향에 묻히고 싶다는 그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고국으로 가져와 폴란드 성 십자가 성당 기둥에 묻었고, 쇼팽은 1894년 심장이 없는 상태로 프랑스 묘지에 묻혔습니다.
쇼팽의 일생에 또 한 명의 아주 고마운 여인이 있었으니 제인 스털링이라는 사람입니다.
부유한 상속인이자 독신녀였던 그녀가 쇼팽을 알게 된 것은 1842~1843년경이었는데 상드와 쇼팽이 헤어지자 그녀는 홀로 지내던 쇼팽의 비서, 매니저, 대리인의 역할을 하면서 쇼팽의 런던행도 이끌었습니다.
제인은 그의 언니와 함께 쇼팽에게 쉬지 않고 성경책을 읽어주고 전도를 하는 바람에 쇼팽이 처음에는 가까이하기 싫어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쇼팽 입장에선 낭만적인 상드에 비하면 제인이 지나치게 종교적이고 경건한 성격이라 재미없는 사람으로 여길 수밖에 없었고 좋은 친구로 여길지언정 사랑을 느끼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제인이 청혼을 했지만 쇼팽이 받아들이지 않았지요.
제인은 쇼팽이 세상을 떠난 후 쇼팽의 장례비용뿐만 쇼팽의 유품을 경매를 통해 매입하였고 쇼팽이 쓰던 피아노는 바르샤바로 보내주었습니다.
제인은 자기가 매입한 유품을 스코틀랜드로 가져가 따로 방을 만들어 잘 보관하였고 쇼팽의 가족이 유작을 출판하기로 결정했을 때, 자신이 사들인 미출판 악보를 활용하여 유작의 정리, 출판에도 도움을 주었지요.
쇼팽의 사망 일 년 후 기일에는 가족에게 부탁하여 바르샤바의 흙을 가져다 쇼팽의 무덤 주위에 뿌렸습니다.
재능 있는 피아니스트였지만 그녀는 쇼팽의 사후 일 년간 피아노를 연주하지 않았고 검은 상복을 입었습니다.
그런 여인이 있어서 쇼팽의 마지막이 잘 지켜졌던 것은 큰 다행입니다.
쇼팽의 녹턴(Nocturne)은 그의 피아노 작품 중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감성적인 곡들로 평가받습니다.
월츠, 마주르카, 폴로네이즈, 연습곡 등도 뛰어나지만 쇼팽은 역시 녹턴입니다.
그의 녹턴은 1827년에서 1846년까지 작곡한 21개의 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녹턴은 고유한 분위기와 감정을 전달하며, 쇼팽의 작곡 기술과 감성을 깊이 느낄 수 있는 작품들입니다.
쇼팽의 녹턴 전반적인 분위기는 대개 이렇습니다.
1.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분위기
2. 세련되고 우아한 멜로디
3. 감정의 다양한 표현 능력
쇼팽의 녹턴은 이러한 다양한 요소들로 인해 피아노 음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그의 음악적 유산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지요.
녹턴 1번부터 18번까지는 쇼팽의 생전에 출판이 완료되었으나 19번부터 21번까지는 사후에 출판되었지요.
그러나 19번부터 21번까지는 쇼팽이 폴란드에 있을 때 작곡되어 1번보다 작곡 시기가 앞섭니다.
심지어 21번은 쇼팽이 녹턴이라는 어떠한 표기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870년에 처음 출판된 때부터 지금까지 쇼팽의 녹턴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제 쇼팽의 녹턴 21곡 중 5곡을 설명과 함께 감상하시겠습니다.
먼저 가장 많이 알려진 녹턴Op9, No.2인데, 보통 녹턴하면 이 곡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미롭고 우아한 멜로디가 특징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BydUC6GhNI
19 동영상 임윤찬 녹턴 2022 8 23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연주 후 앵콜로 치는 녹턴입니다.
다음 녹턴은 Op 9, No.1입니다.
잔잔한 아름다움과 간결한 형식의 전형적 녹턴인데 저녁 시간의 달콤한 서정을 매혹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nFs85pLmj4&list=PLCVFNMmNyGp8KLjzQ9_ntP3Ld5ed93h46
20 동영상 녹턴 루빈슈타인 음악만~
3)15~2
부드럽고 꿈결 같은 분위기, 서로 대화하는 듯한 섬세한 감정 표현과 우아한 선율이 돋보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NQOGrnNKPM
21 동영상 백건우 음악만~
4)27-2
가을의 고요한 분위기를 표현하는 곡으로, 서정적이고 사색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조용하고 깊이 있는 감정 표현이 특징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7UTWYO25Y4
22 동영상 마리아 조앙 피레스 1944년생
7)No.21 in C minor, Op. posth.
https://www.youtube.com/watch?v=33svTyLKfZk
23 동영상클라우디오 아라우 연주, 소리로만.
이 곡은 피아니스트 클라우디오 아라우가 연주했는데 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제 사이트를 소개합니다. 제가 오래전 한국에 최초로 초대하여 연주회를 열었지요.
http://www.choiwonyoung.net/bbs/board.php?bo_table=meeting&wr_id=21&page=1
아라우는 바로 베토벤의 직계 제자인데 베토벤의 제자 체르니 – 체르니의 제자 리스트 – 리스트의 제자 크라우제 – 크라우제의 제자 아라우입니다.
이 곡은 애잔하고 쓸쓸한 심정이 가을 낙옆이 날리는 거리를 외투 깃을 올리고 걷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오늘의 마지막 곡으로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오늘 저녁 세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