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의 마음
채식은 고기를 안 먹는 것만은 아닙니다.
사실 그런 생각만으로는 채식을 계속하기 쉽지 않습니다.
채식하는 마음은 남을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여기서 남이란 사람만이 아니라 이 땅에서 같이 숨 쉬고 사는 모든 생명입니다.
살고자 하는 생명을 살리려는 마음은 인성의 근본이고 핵심입니다.
얼마 전 반가운 손님이 오셔서 오랜만에 일식당에 같이 갔습니다.
그 분들이 사시미를 드시는 중 맞은편 벽에 걸려있는 작은 액자를 보았습니다.
의외로 거기에는 "慈 悲" 라는 한문이 쓰여 있었습니다.
자비의 慈는 사랑하는 마음이고, 悲는 슬퍼하는 마음입니다.
슬픔과 사랑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생로병사에 대한 슬픔, 회자정리(會者定離-만나면 반드시 헤어짐)에 대한 슬픔 말입니다.
이 자비는 사랑과 연민의 뜻을 함께 함축한 단어입니다.
채식하는 마음은 자족하는 마음입니다.
채식한다고 해서 너무 많이 먹는 것도 채식의 마음이 아닙니다.
채식을 해도 몸무게가 늘어날 수 있고 그 이유는 육식과 같습니다.
자족하는 마음은 살이 찔 공간이 좀처럼 없습니다.
채식하는 마음은 조금만 몸이 무거워도 반성하게 됩니다.
오늘도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고 후회하는 하루가 되지 않기를 스스로 다짐합니다.
채식하는 마음은 축복받은 마음입니다.
인간이 살면서 늘 먹는 게 아닙니다.
아프면 못 먹고 없으면 못 먹습니다.
인간이 먹기 가장 좋은 곡식, 야채, 과일을 충분히 먹는 사람은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우리가 감사하는 마음으로 채식을 할 때 살아있는 모든 생명이 환희합니다.
처음에는 내 건강 위해 채식 하지만, 이런 채식의 마음이 생기는지 살펴 볼 일입니다.
이러한 마음은 누가 강요할 수 없습니다.
슬픔과 사랑이 함께 어우러져서 "자비"라는 글이 되듯이 그렇게 저절로 되어야 합니다.
글로 쓰기는 쉬우나 가슴으로 느끼며 행동하기는 누구나 어렵습니다.
스스로 반성하는 의미로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벌써 점심때가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