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본격적으로 인간 베토벤과 그의 교향곡 5번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우리는 여러 관점에서 베토벤과 마주칩니다.
그는 음악사적으로 핵심적 위상을 차지하는 숭배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전통에서 벗어나 파격적이고 독창적 작품을 많이 남겼습니다.
반면 인간적으로는 고집불통에 신경질적이고 청력 상실과 여러 질병으로 고통받았습니다.
케임브리지대 생물 인류학 연구팀은 베토벤의 머리카락을 채취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 궤양성 대장염, 폐렴, 편두통, 시력감퇴 등 여러 병력을 확인했습니다.
먼저 인간 베토벤과 그의 일생에 대하여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베토벤은 1770년 12월 16일(확실치는 않음)에 태어나서 1827년 3월 26일 사망했습니다.
57살을 산 건데 당시로서는 짧은 삶은 아니었지요.
단명한 음악가로는 모차르트 35살, 멘델스존 38살, 쇼팽 39살 그리고 제일 짧은 슈베르트, 31살 등이었지요.
베토벤은 독일 본에서 출생하여, 22살에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주한 후 거기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키는 162cm 정도였고 얼굴이 검붉고 어깨는 벌어지고 머리는 대부분 산발을 하고 다녔지요.
평생 자기 집이 없이 귀족의 집에서 살거나 하숙집을 평균 반년에 한 번씩 옮겨 다니며 살았습니다.
그는 귀가 나빠진 이후 필담으로 소통을 하여, 많은 노트를 남겼는데 그 내용 중 경제적인 문제가 많았습니다.
돈이 급하게 필요한데 얼마를 좀 보내 달라거나, 새 악보가 곧 나오니 갚을 돈을 좀 나중에 갚게 해달라 등등 돈에 대한 문제가 의외로 많습니다.
또 간혹 같은 곡을 여러 출판사와 동시에 계약하고 계약금을 받았습니다.
지금 같으면 자칫 사기에 해당하는 일인데 베토벤은 그런 의식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베토벤의 음악과 베토벤의 인격, 인간됨은 일치했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모차르트도 그런 면에서는 베토벤과 비슷했었지요.
음악과 인간됨이 비교적 일치하는 음악가라면 누가 있을까요?
아마 바하와 하이든, 멘델스존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베토벤은 어렸을 때는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 대신 돈을 벌기 위해 오르간과 피아노를 궁정에서 치고, 비올라 연주자로도 활약하면서 가족을 부양했지요.
그의 아버지 '요한 베토벤'은 성악가(테너)로서 베토벤에게 처음 음악을 가르친 선생이었습니다.
베토벤은 아버지보다 궁정악단의 악장이었던 할아버지를 존경해서 그의 사진을 늘 방에 걸어놓았는데 사실 베토벤이 어릴 때 사망하여 할아버지의 기억은 없었지요.
아버지가 베토벤에게 음악을 가르치기 위해 때리고 학대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는데 요즘 들어서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다소 과장된 부분도 있는 듯합니다.
다만 모차르트처럼 아들을 천재로 만들기 위해 당시 8살인 베토벤을 6살이라고 속이고 연주회에 데리고 나갔던 것은 사실입니다.
베토벤은 자기 나이를 이때부터 계속 두 살 어리게 알고 있다가 30여 년 후 조카인 카를의 엄마와 후견인 소송을 하면서 자기 나이를 비로소 알게 되지요.
베토벤의 어머니 마리아는 베토벤의 아버지와 결혼 전 다른 사람과 결혼하여 아이도 있었으나 남편과 아이가 병으로 모두 사망하여 베토벤의 아버지와 결혼하게 되지요.
그래서 아버지(베토벤의 할아버지)의 반대가 심했다네요. 그러나 베토벤의 어머니는 현모양처였고 7명의 자식을 낳았는데 3명만 살아남았지요.
인간 베토벤에 대해서 그의 형제들도 대단한 영향을 미쳤는데, 그 이야기는 잠시 후에 다시 하고 이제 그의 음악 베토벤 5번 교향곡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왜 제가 ‘베토벤 교향곡 5번’이라고만 하고 뒤에 ‘운명’이라고 안 했을까요?
베토벤이 ‘운명’이라고 안 했으니까요^^
즉 다른 교향곡인 3번은 영웅, 6번은 전원, 9번은 합창 등 모두 잘 알려진 부제가 있으나 5번은 없고 베토벤이 한 번도 이 음악을 운명이란 단어와 결부시켜 언급한 일도 없습니다.
베토벤의 만년을 지킨 비서 안톤 쉰들러가 5번 교향곡의 첫 부분 ‘빰 ~ 빰’에 대해 ‘운명이 이렇게 문들 두드린다’라고 베토벤이 말했다고 해서 운명이 되었는데, 이것은 비서 신들러의 자작 스토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하튼 이런 스토리를 근거로 일본에서 5번 교향곡 뒤에 ‘운명’이라는 단어를 써넣으면서 한국에서도 오래전부터 자연스럽게 ‘운명’으로 알려지게 되었지요.
베토벤이 쓰지 않은 제목이지만 우리에게 잘 알려진 또 하나의 유명한 곡은 ‘월광’입니다.
월광도 일본 사람들의 작품입니다.
다만 베토벤이 거의 유일하게 평생 교우를 유지한 친구 베겔러에게 1801년 쓴 편지에 ‘나는 운명의 목을 콱 움켜쥐겠어’라고 편지를 쓴 기록은 있습니다.
여하튼 ‘빰 ~ 빰’ 으로 시작하는 짧은 4개의 음표는 음악 역사상 가장 유명한 모티브입니다.
이 부분은 멜로디라기보다는 리듬에 가깝습니다.
이 작은 리듬의 씨앗으로 2악장을 제외한 1.3.4악장이 모두 연결되어 풍성한 음악적 수확으로 결실을 맺습니다.
하지만 이 모티브가 너무 유명하다 보니 전체 맥락, 특히 2악장의 연결을 다소 소홀히 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2악장이 베토벤 5번 교향곡의 평안, 평화에 해당하는 대목입니다.
결국, 5번 교향곡은 인간존재의 나약함에 저항하면서 불굴의 의지로 승리를 쟁취하고 환희하는 인간 승리의 여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악장의 급작스러운 운명이 엄습 한 후 2악장에서 안정과 평화로, 3~4악장은 다시 불안, 도전을 지나 극복, 기쁨의 감격이 넘칩니다.
평화뿐 아니라 평화를 기반으로 펼쳐지는 승리, 환희가 모두 함께 폭발하는 입체적 서사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5번 교향곡은 1악장 시작이 시마이너(Cm)입니다.
베토벤이 아주 많이 쓴 조성인데 장점이 있습니다.
비올라와 첼로의 가장 낮은 개방현의(손을 집지 않은 상태) 소리가 C 소리라서 현악기의 울림이 극대화됩니다.
어두움, 고뇌 등의 느낌이 강한데 비창 소나타도 Cm입니다.
그런데 4악장은 시메이저(CM)로서 밝음, 극복, 환희로 나아가지요.
베토벤의 위대성은 당시 대중의 취향에 자신을 맞추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일단 성격이 반항적이고 개혁적이라 그랬겠지만, 귀가 들리지 않았기에 내면의 소리에 더 충실할 수 있었고, 그래서 그만큼 상상하기 어려운 독특한 음악적 충격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베토벤 교향곡 5번은 ‘운명’이라는 단어를 생각하지 말고 들어야 이 교향곡이 운명이라는 운명에서 벗어나는데 저도 그게 참 어렵습니다.
제목이 있으면 좋기도 하지만, 그만큼 음악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제한하는 것이지요.
제목 있는 음악을 표제 음악, 제목 없는 음악을 절대 음악이라 하는데 이 5번 교향곡은 절대 음악으로 태어났는데 표제 음악의 운명을 타고난 음악입니다.
하지만 운명이라는 단어가 이 교향곡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나름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비공식적으로 이 별명이 계속 사용되고 있고 운명 교향곡이라는 별명이 이 작품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공헌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운명이라는 부제는 일본에서 갖다 붙인 것이며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운명이라는 부제를 전혀 쓰지 않는다고도 하는데 이는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독일에서 나온 음반이나 팜플렛에도 운명 교향곡(Schicksalssinfonie)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경우가 간혹 있고, 영어로도 ‘Fate’라 칭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베토벤은 이때 이미 귀가 상당히 안 들릴 때입니다.
나폴레옹이 빈을 점령하여 오스트리아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지원을 약속한 귀족들은 빈을 떠나거나 사망하여 베토벤의 후원금이 끊기는 불안하고 힘든 시절이었습니다.
이 곡은 1804년경 구상을 시작하여 1808년 12월 22일 본인의 지휘로 빈에서 초연하였고, 같은 날 6번 교향곡 전원과 피아노 협주곡 4번도 초연을 했으니 정말 음악사적으로 대단한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초연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연주회 전의 리허설은 한 번뿐이었고 당시 기록에 따르면, "당일 난방도 없는 극장에서 소수의 관객이 추위에 떨며 연주를 듣고 있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1년 반 뒤에 이루어진 또 다른 연주회에서는 열광적인 호응과 찬사를 받았지요.
자, 이제 1악장으로 들어가겠습니다..
1악장 – 약 7분 연주되며 빠르기는 '알레그로 콘 브리오'인데 ‘빠르고 생기있게’ 라는 뜻입니다.
너무나 유명한 짧은 세 개의 음표와 길게 끌라는 페르마타가 표시된 긴 음표는 짧은 모티브 안에서 강렬한 대조를 이룹니다.
이 부분이 생각보다 어려운데 첫 박이 음표가 아니고 쉼표입니다.
악보를 보면 4분의 2박자인데 첫 박이 ‘빰~빰’이 아니고 ‘음빰~빠암’입니다.
찰나의 침묵으로 인한 극적인 긴장이 이루어지고 바로 이완이 되는 겁니다.
음악은 대부분 한가지 방향성이 있고 긴장과 이완으로 이어지며 결론에 이릅니다.
음악의 방향성과 긴장과 이완을 알면 음악을 이해하기 편합니다.
여기서 베토벤은 시작하는 두 마디에 긴장과 이완을 다 넣어버린 거지요.
그 전엔 이런 작품이 거의 없었습니다.
‘빰 ~ 빰’ - 긴장, ‘빰~~’ - 이완입니다.
크게 보면 1악장이 긴장, 2악장이 이완, 3악장이 긴장 바로 이어지는 4악장이 긴장 후 폭발로 나아갑니다.
어떤 면에서는 멜로디라기보다는 리듬 자체로 교향곡 전체를 쌓아 올린(2악장 제외) 놀라운 작품입니다.
자, 여기서 지휘자들의 고민이 있습니다.
이 두 마디를 어떻게 하느냐, 긴장을 어떻게 하고 이완을 얼마나 길게 하느냐에 따라 이후 음악이 천양지차가 납니다.
이제 5명의 지휘자의 지휘 동영상을 보면서 그 차이점을 감상해보겠습니다.
먼저 토스카니니입니다.
그는 이태리 태생의 지휘자인데 원래 첼로를 했습니다.
생몰연대는 1867~1957이니까 90세까지 장수했지요.
악보 중심의 정확한 지휘로 유명한데 모든 악보를 외워서 합니다.
눈이 나빠서 외울 수밖에 없었고 단원들을 혹독하게 훈련했지요.
요새는 이렇게 하면 지휘자가 오케스트라에서 견디기 어렵지만, 훈련한 만큼 연주의 질은 높았습니다.
그는 카라얀이 가장 존경한 지휘자였고 카라얀이 젊었을 때는 토스카니니를 너무 따라 해서 토스카니니와 카라얀을 합친 ‘토스카라얀’이라는 비난을 받을 정도였지요.
성격이 아주 강해서 당시 파시스트가 하라는 연주 지시도 거부하고 심지어 무솔리니가 참석하는 연주도 지휘를 거부하여 결국 심각한 테러를 당했습니다.
이후 미국으로 망명하여 1937년, 당시로는 매우 고령인 70세에 NBC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되어 이후 17년간 지휘를 합니다.
연주가 잘 안 되면 단원들에게 지휘봉을 던지고 시계도 던지고 했는데, 단원들이 사준 금시계를 자꾸 던지니까 어느 날 어떤 팬이 던지는 용 가짜 시계를 사주었어요.
어느 날 그 시계를 연주 못 하는 단원들에게 던져서 깨졌는데 그 시계를 보고 단원들이 진짜인지 알고 열심히 잘했답니다.
나중에 토스카니니가 하는 말이, 진짜와 가짜도 구분 못 하니 연주를 잘할 리가 있나, 라고 했답니다.
연주가 잘 안 된 날에는 실의에 차서 가족들에게, 이렇게 연주를 못 한 날 식사하면 안 된다며 자신도 굶고 식구들 모두 굶었습니다.
보여드릴 5명의 지휘자 중 템포가 가장 빠릅니다.
오보에의 짧은 독주 나오기까지만 보여드릴 텐데 거기까지 3분 40초 정도 걸립니다.
NBC 교향악단의 1952년 카네기홀 연주로서 토스카니니가 85세 때입니다.
*워크숍에서는 이 연주를 오보에 독주가 나오기까지만 들었으나, 아래 동영상은 전체연주입니다. 동영상 12까지 마찬가지입니다.
동영상 8 - 베토벤 교향곡 5번, 토스카니니 오보에까지 3분 40초 연주
https://www.youtube.com/watch?v=UCryL4W7CCM&t=232s
다음은 푸르트벵글러의 지휘입니다.
푸르트벵글러는 생몰연대가 1886~1954이고 지휘뿐 아니라 작곡도 했는데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선생의 말에 의하면 작곡한 작품이 어렵지만, 대단히 좋다고 합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베토벤, 바그너 전문이었고 1922~1954까지 무려 30년 넘게 베를린 필 상임 지휘자를 했습니다.
깊이 있고 독특한 감성과 해석으로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푸르트벵글러는 카라얀을 매우 싫어했어요.
이에 카라얀은 변장하고 그의 연주회에 가서 그의 지휘를 배웠습니다.
푸르트벵글러가 연주한 1악장은 오보에 끝날 때까지 무려 약 5분 30초인데 5명 중 가장 느리게 연주합니다.
1943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인데 동영상은 아닙니다.
동영상 9 - 베토벤 교향곡 5번, 푸르트벵글러
https://www.youtube.com/watch?v=GJG5A-klfgE&t=112s
상당히 느리지요?
토스카니니와 푸르트벵글러, 가장 빠르고 가장 느린 두 지휘자의 연주를 보셨습니다.
만약 베토벤이 들었다면 어느 쪽을 선호했을까요?
저는 예전에는 푸르트벵글러 지휘가 좋았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다음은 카라얀입니다.
카라얀의 생몰연대는 1908~1989입니다.
20세기 음악사를 대표하는 지휘자라면 단연 카라얀이겠지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35년간 종신 지휘자로 군림한, 클래식 음악의 전설이지요.
카라얀은 음악과 디지털 기술의 접목에도 상당한 공헌을 하여, 카라얀을 기점으로 베를린 필하모닉의 영상물과 음반이 폭증했습니다.
무엇보다 카라얀은 클래식의 대중화에도 힘써서, 이전까지 일부 상류층이나 고급 취향을 가진 이들의 전유물이던 클래식은 그의 등장을 기점으로 대중의 음악으로 성큼 다가섰습니다.
카라얀은 2차 전쟁이 끝날 무렵에 밀라노에서의 콘서트를 핑계로 아내와 베를린을 떠난 후 종전할 때까지 귀국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카라얀 부부가 투숙했던 밀라노 호텔을 이태리 민병대가 급습하여 털어버려서 카라얀은 전 재산을 잃어버렸습니다.
거리에 나앉을 위기에 처했지만, 길거리를 배회하던 중 다행히 그를 알아본 어느 이탈리아 음악 애호가의 호의로 그의 집에 머물게 되어 숙박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카라얀의 아내가 영어 통역을 하였고, 카라얀 자신은 악보 공부와 이탈리아어를 공부하면서 시골 극장에서 가끔 음악을 가르치며 생계를 유지했다고 합니다.
이 시절 카라얀은 매우 열심히 공부했는데, 매일 자신이 목표로 한 공부를 다 하지 못하면 끼니를 거름으로써 스스로를 벌했다고 합니다.
아까 어디서 들어본 이야기지요?
카라얀은 1984년 10월에 베를린 필하모닉을 이끌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두 번의 공연을 합니다.
첫날은 베토벤 교향곡 5, 6번 둘째 날은 모차르트 디베르티멘토와 브람스 교향곡 1번을 했는데 저는 브람스 1번을 좋아해서 둘째 날 간 기억이 납니다.
당시 76세의 카라얀은 브람스 1번을 지휘하면서 나중에는 어디가 아픈지 지휘대 위에 설치한 안전바에 몸을 계속 기대어 선 채로 지휘를 하였습니다.
그의 힘들어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동영상은 1986년 연주인데, 1984년 한국 공연보다 지휘가 활발합니다.
당시 허리 수술을 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는데 성과가 좋았던 듯합니다.
그의 연주는 4분 45초로서 토스카니니와 푸르트벵글러 두 사람의 중간입니다.
동영상 10 - 베토벤 교향곡 5번, 카라얀
https://www.youtube.com/watch?v=UcifcqMY0GM&t=295s
다음은 정명훈입니다.
정명훈은 1953년 생입니다.
그는 36세의 나이에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현 파리 국립오페라)의 음악감독에 취임할 정도로 일찍이 음악적 역량을 인정받은 지휘자이며,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비롯하여 세계의 여러 오케스트라를 지휘하였습니다.
정명훈 지휘자는 1974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피아노 부문 2위로 입상하며 국내에서 카퍼레이드를 하며 화려하게 주목받았고 이후 지휘자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지요.
당시 어느 신문이 1등 없는 2등이라고 오보를 했는데 당시 국제 뉴스도 어둡고 굳이 정정을 안 해서 지금도 그렇게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은 1등이 있고, 2등도 공동 2등이었습니다.
1등과 공동 2등이 모두 소련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정명훈이 1등이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는 2011년 유니세프 친선대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여 은하수 관현악단을 지휘하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 차기 KBS 교향악단의 음악감독에 내정되어 2025년부터 지휘봉을 잡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27년 만에 KBS 교향악단으로의 복귀하는 것입니다.
이제 동영상을 보시겠습니다.
오보에 나올 때까지 시간은 4분 55초걸립니다.
원코리아 오케스트라와 2017년 8월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한 것입니다.
동영상 11 - 베토벤 교향곡 5번, 정명훈
https://www.youtube.com/watch?v=NWWbA5H5pEs&t=302s
다음은 구스타보 두다멜입니다.
베네수엘라 출생, 1981년 생입니다.
바이올린 연주, 작곡, 지휘 등을 공부하고 2009년부터 LA phil 상임 지휘자가 되었습니다.
기백과 열정이 돋보이는 음악 만들기로 유명하며, 지휘자로서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레퍼토리 폭도 대단히 넓어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는 인물이다.
오보에 카텐자까지 약 5분 걸리고 LA 필라모닉 2019년 연주입니다.
동영상 12 - 베토벤 교향곡 5번, 두다멜
https://www.youtube.com/watch?v=tjff572AvCg&t=45s
이제 베토벤 5번 1악장 전체를 들어보겠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대개의 음악은 방향성이 있고 긴장과 이완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 종결부의 단계를 거치는데 5번 교향곡도 거의 비슷한 순서를 밟습니다.
제1주제 이후 제2주제의 같은 선율이 다른 악기로 연결이 되는 것이 베토벤의 다양성인데 이런 가운데 우리는 즐거운 이완감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제1주제가 다시 나옵니다.
발전부도 같은 리듬이 이어지며 피아니시모로 연결된 후 강렬한 폭발이 일어납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악기가 나오는데 바로 오보에입니다.
바로 아까 보신 5명의 지휘자의 동영상이 끝날 때 나오는 오보에입니다.
베토벤은 감상적인 호소를 하고 싶을 때 오보에를 활용할 때가 많습니다.
오보에의 짧은 카덴차가 나오는데 여기서만 나오는 5번 교향곡의 백미입니다.
베토벤은 주제를 발전, 응용시키는 기법이 대단한데 그중 최고봉은 단연 5번 교향곡입니다..
2악장만 제외하고 '빰~빰'을 계속 변형하는데, 이거 하나만 가지고 계속 발전시키며 장엄한 드라마를 펼쳐 나갑니다.
여러 악기가 주제를 번갈아 가며 웅성웅성 노래하고 그 힘이 점점 모아져서 주체할 수 없는 흐름으로 거대하게 발전됩니다.
벅차오르는 힘과 열정에 몸을 실은 듯한 음악은 격동의 클라이막스로 질주합니다.
1악장 끝나기 전 다시 핵심주제가 무섭게 터져나오고, 어떤 다른 여지를 완벽히 막아버리며 1악장이 끝납니다.
이제 1악장 전체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카라얀 지휘입니다. 약 7분 연주
동영상 13 - 베토벤 교향곡 5번, 카라얀 1악장
https://www.youtube.com/watch?v=UcifcqMY0GM&t=295s
이제 다시 인간 베토벤의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