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나 자기가 되려고 애쓴다.
나무는 자라서 하늘에 닿을 듯 푸르러지기를 바라고,
바위는 무엇이 쳐들어와도 자기 자신이기 위하여 꼼짝하지 않고 앉아 있기를 바라고,
사람은 사람대로 위대한 인격이 되기를 바란다.
이것이 자연이요, 이것이 욕망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피노자의 욕망은 하나의 자연이다.
욕망은 사람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성숙하려는 정신이라고도 볼 수 있다.
맹자가 '가욕위지선可慾謂之善'이라고 하였듯이 성선설이나 내재론의 욕망이 나쁜 것은 절대 아니다.
사람이 사람 되겠다는 데 나쁠 이치가 없다.
내재론자들이 깊이 들어가면 신비주의자가 된다.
신비주의란 깊이 자기의 속을 뚫고 들어가다가 이상한 경험을 하는 것이다.
이상한 경험이란 별것이 아니고 석유가 터져 나오든가, 샘물이 터져 나오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때 그들의 입장은 결정되는 것이고 그 이상 파 들어갈 필요가 없게 될 뿐만 아니라
물이나 석유를 얻은 기쁨은 바다 속에 들어간 해녀가 진주를 얻는 기쁨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신비주의자의 공통된 특징은 기쁨이라는 것이다.
에크하르트, 야콥 붸메, 스피노자, 요한 웨슬리, 사도 바울 등은 모두 기쁨을 말한다.
동양 사람들은 법열法悅이라고 하는데, 이를 공자는 『논어』 첫머리에서 “배우는 것이 기쁘다”라는 말을 한다.
공자가 배운다는 것은 그저 배운다가 아니라 깨닫는 기쁨을 가진다는 것이다.
자기 속에서 무엇이 얻어진 것(덕德)이다. 그래서 기쁘다는 것이다.
스피노자의 감정론에서 제일 중요한 것의 하나가 기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