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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당신 - 문성모

wy 0 202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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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당신


                           

하얀 목련은

열매를 맺지 않는다


순백의 꽃잎은 금새 바람에 지고

푸르고 넓은 잎사귀가 그늘을 만든다


누가 “목련꽃 그늘 아래서”를 노래했나

목련꽃은 그늘을 만들지 못한다

짧은 꽃의 화려함을 뒤로하고

이내 넓은 잎사귀로 그늘을 만들어

쉼을 주는 목련의 일생은

어미를 닮았다


어머니도 꽃과 같은 화사하고 눈부신 얼굴에

순백의 아름다움을 지녔던 여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내 그 화사한 여인의 시절을 접고

푸른 잎을 내어 오래오래 품엣 자식에 쉼을 주는

어미가 되어 살았다


목련의 푸른 잎사귀는 

그리 선망의 대상이 아니고

눈길을 끌지 못하는 평범함 속에

안식처를 제공한다


나는 그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고 사랑을 배웠다

구름꽃 피는 언덕을 바라보며 피리를 불었다


오래 오래 화려한 꽃만을 자랑하며

돋친 가시로 상처를 주며

쉼을 주지도 못하는 

잎사귀 초라한 장미는 

결코 어미가 될 수 없다


목련 잎 그늘 아래서

어머니를 그린다

 

- 문성모 (강남 제일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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