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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예수의 할아버지' 중에서 - 기독교 어디로 가는가?

wy 0 2020.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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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예수의 할아버지' 중에서 -

 

21C기독교광장의 질문 중 핵심을 찌르는 어려운 질문이 있었다.

 

질문:

문 교수님, 종교는 신에게 자신의 안전과 번영을 갈구하는 인간의 기본 욕구에서 출발합니다.

과연 교수님 말씀대로 과거의 교리를 떠나서 예수님만을 따르는 기독교가 가능할까요?

 

전통 종교의 내용이 죽어가는 것을 애도하고 떠나는 사람은 많지만, 여기서 어디로 가는지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종교를 떠나서 하나님을 찾을 수 있을까요?

 

대답:

그렇습니다.

어제의 종교적 패러다임이 죽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우리에게 떠오르는 중요한 질문은 ‘여기서 어디로 가야 하나’입니다.

성경을 패러디 한다면 ‘보라, 옛 것은 지나가고 새로운 것은 왔는지 아직 모르겠다’가 되겠지요.

 

고대 종교는 자의식과 함께 존재에 대한 불안을 느낀 인간이 초자연적이면서 인격적인 절대자, 즉 인간처럼 기쁘고 화내고 슬프고 칭찬하는 하나님을 상정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종교인들에게는 불편한 진실이지만 이것이 종교의 역사입니다.

 

저 하늘 위 전능하신 하나님의 개념은 천문학, 물리학, 생물학의 새 장이 열리자 흔들렸지만, 전통적 기독교는 이를 애써 무시하고 부인했습니다.

기독교인은 일주일에 6일은 과학의 세계에 살고 일요일은 교회에 가서 성경에 나온 이야기들을 문자 그대로 믿으려는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지요.

 

이러한 정신적 이중 생활은 중세 시대 이후에는 정상적 삶이라 할 수 없습니다.

2015년 조사에 의하면 영국의 젊은이 중 70%가 무신론자이고 10%가 가톨릭, 7%가 성공회, 6%가 이슬람인데, 개신교를 믿는 젊은이는 2%밖에 되지 않습니다.

 

감리교를 창시한 영국의 존 웨슬리가 보면 얼마나 놀랄까요.

스웨덴이나 덴마크는 무신론자가 80%가 넘는데 사회 복지 제도가 잘 되어 있는 나라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과거 하늘 높은 곳에서 인간들의 복지를 보살펴 주시던 하나님은 이런 나라에서는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무신론자도 어느새 52%가 넘었는데 불과 10년 사이에 10%가 늘어났습니다.

무섭게 빠른 속도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어디로 가야 하나님을 찾을 수 있을까요?

우선 위에 계신 하나님보다는 안에 계신 하나님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게 바람직한 길이라 생각합니다.

높이에서 깊이로의 전환이지요.

 

이런 과정에서 우리는 진리에 대한 탐구나 질문을 회피하고 종교 속으로 숨으면 안 됩니다.

숨는 것은 일단 편하지만 진지한 해결책이 아닙니다.

 

여기서 ‘새사도신경’이 새로운 방향을 어느 정도 보여줍니다.

‘새사도신경’은 하나님과 예수님을 이해 가능한 언어로 표현했고, 예수님의 삶과 기독교의 중심 교리인 부활이나 영원한 삶에 대해 현대적으로 설명했습니다.

 

믿을 수 없는 것을 말로만 믿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생명을 확장시키는 문화 공동체를 지향합니다.

죄밖에 없는 인간이 오직 천국 가는 날을 기다리며 사는 그 동안의 패러다임보다, 이 땅에서 살아있는 동안 생명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갈 방향이고, 그런 공동체의 이름은 교회가 아니라도 상관없습니다.

 

우리의 궁극적 도착점은 결코 종교적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한때는 교리적 종교가 우리의 종착역이라 믿었지만, 이제 단지 우리가 초월해야 할 인생의 한 단계인 것입니다.

 

종교를 초월한 크리스천입니다.

유대교를 초월한 예수님의 생각이 아니었을까요?

 

대강의 방향은 어렴풋이 보이는데 아직 정리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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