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실재(實在)를 탐구한다.
우주의 출발에서부터 물질, 생명, 정신의 출현과 그 변화에 이르기까지.
종교는 인간의 관념(觀念) 위에 서 있다.
과학과 종교의 관계는 실재와 관념의 관계라고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과학도 종교도 인간의 지적 능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
따라서 둘 다 무오류(無誤謬)를 주장하는 순간 오류(誤謬)나 장애(障礙)의 길로 접어든다.
과학사(科學史)는 그것을 계속 검증해 온 과정이다.
그러나 증명하거나 검증할 수 없는 영역을 다루는 종교의 세계는 이것이 어렵다.
사실 우주의 역사는 말할 것도 없고, 인류가 출현한 시간만 생각하더라도 지금의 종교들이 출현한 것은 극히 짧은 시간에 불과하다.
실재의 세계를 탐구하는 과학자들이 느끼는 신비(神祕)야말로 나는 인간 지성의 진면모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과학자들이 신비를 느낀다는 것은 실재 앞에선 찬탄이며, 인간의 지적능력에 대한 겸허함이다. 그것이 과학을 발전시키는 진정한 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그 신비에 대한 찬탄과 겸허함이 종교의 본질적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될 때, 실재와 관념의 괴리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과학과 종교의 진정한 만남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점에서는 과학이 발전시킨 기술들이 자연생태계를 해치고 따라서 인간을 해치는 쪽으로 사용되지 않고, 인간 상호 간 그리고 인간과 자연간의 조화를 이루게 하는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게, 인간의 관념을 발전시키는 것이 종교의 영역이 아닌가 생각된다.
나는 특정한 종교를 가진 사람이 아니지만, 종교성은 강한 편인 것 같다.
마침 최 원영 선생이 자신이 쓴 소설을 보내주셔서 읽고 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다 읽지는 않았는데, 그 뒷부분이 읽을수록 기다려진다.
작가의 고민을 함께 느껴가면서 읽는다.
소설 속에 나오는 교도소 묘사가 내가 살았던 때와 다르다.
tv 시청과 제한된 범위지만 실시간으로 뉴스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는데...ㅎㅎ
그만큼 인권 수준이 발전한 것이다.
2020 08 30 이남곡(인문운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