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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 콘서트 '최원영의 인생길목' 해설

wy 0 2023.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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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 콘서트 '최원영의 인생길목' 11곡 공연 you tube - 바리톤 박흥우 / 피아노 길주향

https://www.youtube.com/watch?v=ul2mU-pON5c&t=6s

 

[크기변환]1Screenshot 2023-08-05 at 18.12.58.JPG

 

오늘 최원영의 인생 길목이라는 이름으로, 열 곡의 토크 콘서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올해 나이가 칠순이 되어서, 작은 모임을 준비했었는데, 요즘 칠순은 너무 젊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고, 또 저도 제가 젊다는 것을 굳세게 믿으며 모임을 취소했습니다.

 

그것을 기억하신 박흥우 선생님이, 토크 콘서트를 준비해 주셔서 이런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대단히 고맙고 영광입니다.

 

이 자리에 와주신, 저의 인생 길목을 격려해주시는 모든 분께도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노래는, 그 노래의 가사를 잘 알아야 더욱 즐길 수 있습니다.

 

오늘 무대 자막을 마련하였으니 가사를 같이 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노래를 감상하며, 노래를 만든 사람과 부르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토크 콘서트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바리톤 박흥우 선생님이 부르실 노래 10곡에 대해, 4번에 나누어서 간단한 설명을 하겠습니다.

 

우선 두 곡을 소개합니다.

 

처음 들으실 곡은 보랏빛 꽃 그림자입니다.

이 노래는 제가 제 아내에게 헌정한 노래입니다.

어떤 노래의 가사는 상상 속 이야기, 요즘 말로 뇌피셜이지만, 이 노래는 가사 내용이 fact에 가깝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오랜 객지 생활을 했습니다.

마음이 울적할 때, 보랏빛 꽃나무가 있는 LA 거리를 자주 거닐었습니다.

자카란다라는 이름의 아름드리나무인데, 한국에서는 본 적이 없습니다.

여름 LA 날씨는 무척 뜨겁지만, 보랏빛 꽃잎이 만개한 나무 그늘은 시원하고 편안했습니다.

바람이 불어서 꽃잎이 떨어질 때는, 보랏빛 꽃비가 내렸고 땅은 보랏빛으로 물들었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hirsr_0E8sM 

 

두 번째 노래는 이름입니다-

여기서 이름은 대개 연인의 이름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 노래를 들으며, 이름을 부모님의 이름으로 생각하는 분도 계십니다.

이렇듯 노래 가사가 폭넓게 이해되는 것이, 예술가곡의 특징이겠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lkeQbwCS43w

 

이제 노래를 시작하시기 전에, 오늘의 피아노 반주를 맡은 피아니스트 길주향 님을 소개합니다.

, 그럼 노래 두 곡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음에 부르실 3곡을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아다지에토라는 곡입니다.

이 곡은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54악장에 가사를 붙인 노래입니다.

아다지에토는 잘 아시다시피 음악의 빠르기 기호로서, 매우 느리게를 뜻하는 아다지오보다 조금 덜 느리게 하라는 뜻이지요.

 

말러 교향곡 54악장의 빠르기가 바로 아다지에토인데, 이 음악이 널리 알려지자, 빠르기 기호인 아다지에토가 바로 이 음악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곡에 가사를 붙일 생각은 못 했는데, 어느 날 제 오랜 친구 안동혁 선생이 이 곡에 가사를 붙여보라고 저에게 제안했습니다.

그의 제안을 마음속에 묻어둔 채 오랜 세월이 지났고, 숙제를 푸는 기분으로 작년에 이 멜로디에 가사를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좀 복잡한 원곡의 선율은 안동혁 선생이 노래를 위해 정리해주었습니다.

지금도 서울 시향의 베이스 수석으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하는 안동혁 선생을 소개합니다.

 

아다지에토의 가사작업이 끝나자, 마침 헤어질 결심이라는 영화에서 아다지에토가 배경음악으로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니 아다지에토가 나오는 장면에 의문이 좀 생겼습니다.

영화에서는, LP 레코드판 시작 부분에 바늘을 올리자마자 아다지에토가 흘러나오는데, 아다지에토는 교향곡 5번의 4악장이기 때문에 LP 레코드판의 시작에 바늘을 올릴 수는 없는 것이지요.


이야기가 좀 길어졌습니다만, 말러의 매혹적인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음악 중 하나가 이 아다지에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qgSC7PSM2Y

 

다음 노래는 은빛 목걸이입니다.

이 곡은 1970년대 명동의 거리를 연상하며 만든 노래입니다.

당시 근처에 필하모니라는 고전 음악감상실이 있었지요

 

교복을 입은 중고등 학생들도 삼삼오오 분주히 거리를 다녔고, 눈에 덮인 명동성당으로 오르는 길은 데이트 코스였습니다.

 

이 노래의 시작은 아름다운 피아노 전주가 1분이 넘게 나오는데, 이 곡의 분위기를 물씬 살린 멋진 피아노 전주입니다.

오늘 들으시는 곡들의 모든 피아노 반주를 편곡하여 곡의 수준을 올려준 편곡자, 이민경 선생을 소개합니다.

 

고전 음악감상실 필하모니는 며칠 전 철원에서 준공한, 국경선 평화학교에서 다시 자리를 잡고 음악감상을 이어나가게 되었습니다.

감사드리며 철원에서 오신 국경선 평화학교 교장 정지석 목사님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철원 필하모니를 가능하게 해주신 한국홀리스틱 융합교육연구소 소장 송민영 박사님을 소개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Ti375C9QLk 

 

다음 곡은 봄 여름 가을 겨울입니다(프로그램에는 회상)

이 곡은 제가 초등학교 때의 아스라한 기억, 당시 뚝섬 해수욕장에 가서 레이방 선글라스 끼고 고무 쥬브 타던 시절, 겨울에는 스케이트보다 얼음 썰매 더 많이 타던 기억 등을 4계절로 나누어 그려본 노래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yVBhXh7p6I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바리톤 박흥우 선생님이 성악가로서 뛰어난 점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저음, 중음, 고음의 음색이 모두 균일하게 좋다는 것으로서 많은 성악가가 부러워합니다.


또 하나는 명확한 가사 전달력인데 아마 이 부분은 앞으로도 많은 성악도 들의 귀감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독일 가곡을 전공하신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은데, 이에 관해서 설명을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박흥우 선생님의 설명이 맨 위, 11곡 전체 공연 동영상에 있습니다.)

 

다음 3곡을 말씀드리지요.

 

먼저 이라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의 가사를 잠깐 읽겠습니다.

'내사 애달픈 꿈 꾸는 사람 밤마다 홀로 눈물로 가는 바위가 있기로 어느 날에사 어둡고 아득한 바위에 절로 임과 하늘이 비치리오'

이 가사에서 가는 바위는 바위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바위를 벼루 삼아 가는 것입니다.

 

이 시는 중국 불교 선종의 맥을 잇는 남악 회양(677~744)과 마조 도일(馬祖道一, 709-788)의 잘 알려진 이야기를 생각나게 합니다.

 

남악을 스승으로 모시고 좌선 수행을 하던 마조에게 스승 남악이 묻습니다.

그대는 좌선으로 무엇을 하려는가?” 마조가 대답합니다.

"부처가 되려고 합니다.“

부처님 또한 나무 아래 앉아 좌선을 통해 깨닫지 않았는가라는 뜻이겠지요.

 

아무 말 없이 스승 남악은, 깨진 기왓장을 들고 와서 좌선 중인 마조 옆에서 갈아대기 시작합니다.

신경이 쓰인 마조가 묻습니다.

기왓장을 갈아 무엇을 하시려고 합니까.”

스승 남악이 대답합니다.

거울을 만들려고.” 이 문답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박목월 시인이 이 이야기를 모르실 리 없었겠지요

아마 시인은 기와 대신 바위를 넣은 것이 아닌가도 생각해 봅니다.

 

바위를 갈아서 거울을 만들어, 임과 하늘을 보려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 노래는 내사 애달픈 꿈 꾸는 사람이라는 가사로 시작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6SrndghEJvo

 

다음 노래는 '바보'입니다.

이 곡은 작년 초에 박흥우 선생님에게 제가 헌정한 곡입니다.

악보에 최고의 바리톤 박흥우 선생님에게라고 썼습니다.

 

박흥우 선생님은 역대 성악가 중 아마 가장 많은 독창회를 하신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년까지 독창회를 380여 회를 하셨는데 그 후 카운트를 중단했다고 들었습니다.

이러한 기록 자체도 대단하지만, 박선생님은 뛰어난 음악성으로 한국 가곡의 공연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고 생각합니다.

 

, 매년 12월 말, 서초동의 모차르트 홀에서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피아니스트 신수정 선생님과 같이 공연하신 것이 20년째입니다.

정말 대단하고 고마운 기록입니다.

 

소개가 필요 없으신 분입니다만, 피아니스트 신수정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감사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up2cuUtNCE

 

다음 곡은 고향역 내릴 땐 언제나입니다.

이 노래는 특별히 박흥우 선생님이 프로그램에 넣고 싶다고 하신 곡입니다.

저도 이 노래를 만들고서, 비교적 가사와 멜로디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었는데, 무언가 박선생님의 취향을 저격하는 느낌이 나는 곡인가 봅니다.

노래를 시작할 때 전주로 피아노보다 기차 소리가 먼저 나옵니다.

이제 노래를 부탁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kYtRH5yBRg

 

 

이제 마지막 두 곡입니다.

먼저 그리워서라는 노래입니다.

이 곡은 세계 초연입니다. 국내 초연이니까 당연한 말씀을 한 겁니다.

다른 곡들은 제 you tube에 거의 다 올라와 있지만, 이 곡은 없습니다.

저도 노래로는 오늘 처음 듣기 때문에 약간 긴장이 됩니다.

 

괴테가 파우스트에서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라고 했는데 이 노래에서는 인간은 그리워하는 한 방황한다.’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워하는 한 헤매이고..찾아가고..

여기서도 그리움의 대상은 듣는 분에 따라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겠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K1F0tiOrTUU

 

다음 곡은 오늘 토크 콘서트의 제목인 '인생 길목'입니다.

이런저런 세월을 지나다 보니 어느새 70년이 되었습니다.

저로서는 이 순간이 또 하나의 인생 길목인데, 이런 음악회를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무척 행복한 인생 길목입니다.

 

오늘 음악회를 마련해주신 박흥우 선생님과 이 자리에 오셔서 저를 격려해주신 한분 한분에게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노래 부탁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z725O4lKuA

 

앙코르곡은 '풍수지탄'입니다.

노래 풍수지탄은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도 가사 그대로 fact입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 어머니와 같이 새벽기도를 자주 갔습니다.

 

한겨울에 눈이 오는 날도 집에서 교회까지 빙판길을 조심스레 어머니의 손을 잡고 걸었지요.

또 아버지를 모시고 미8군 골프장에서 골프를 자주 쳤는데 그곳은 그늘집도 없고, 벤치도 등받이가 없었습니다.

 

아버지가 신장투석을 하셨는데 투석 초기에는 골프를 치시다 벤치에 앉으시면 등받이 대신 제가 얼른 벤치의 반대편에 앉아서 제 등을 등받이로 대 드렸지요.

이 앙코르곡은 박흥우 선생님이 선택한 곡입니다.

 

부르면서 노래 가사 때문에 감정이 격해지면 어쩌나 걱정하시더군요.

저의 아버님이 별세하신지 38, 어머님이 떠나신지 13년이 되었습니다.

 

불효한 자식이 노래를 통해서라도 용서를 비는 마음입니다.

박흥우 선생님이 노래를 끝까지 잘 불러주시기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2XIbeFM7G2Q

 

이 노래를 끝으로 최원영의 인생길목공연을 마치겠습니다.

 

오늘 들으신 노래 중 한 곡에서라도 마음의 위안을 받으셨다면 감사하겠습니다.

 

한울림 아트홀 - 2023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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