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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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도신경 92 화 ★ 재림과 휴거

wy 0 2019.10.16

 

 

서준은 커피숍에서 선희를 기다리며  ‘재림’에 대해 성경에 나와 있는 말씀들을 인터넷에서 찾아 보았다.

 

손준기의 재림에 대한 믿음은 기존 교리와 별로 다른 것이 없었다.


‘회개하라 하나님 나라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시며 그의 제자들 가운데 ‘마지막 때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후 ‘하나님의 나라’가 그 분의 재림을 뜻하는지 또 그때 휴거가 동시에 일어나는지에 대한 여러 주장이 있었다.

 

기독교의 종말론은 크게 '전천년설, 후천년설, 무천년설'로 나뉜다.

 

전천년설은 예수의 재림이 천년 왕국 이전에 온다는 주장이다.  

 

즉, 그리스도가 재림하여 성도들과 더불어 1천년간 이 세상을 다스리며 그 후에 심판이 있다는 설이다.

 

전천년설은 다시, 재림 후 천년왕국 전에 공중 휴거와 7년 환난이 온다는 설과, 공중 휴거와 7년 환난을 부정하는 설로 나뉜다.

 

후천년설은 예수의 재림이 천년 왕국 이후에 있다고 본다.

 

즉, 그리스도의 재림 이전에 인류의 대부분이 기독교를 믿는 천년 왕국 시대가 도래한다는 설이다.

 

무천년설은 공중 휴거도, 지상의 천년 왕국도 인정하지 않는다.

 

즉, 예수의 재림은 일회적이며 동시에 심판이 있으며 천년 왕국은 영적인 것으로 믿는다.

 

장로교 전통에서는 일반적으로 무천년설을 성경적 종말론으로 본다.

 

그러나 한국 교회에는 전천년설을 수용하는 입장도 공존한다.

 

선교 초기 한국에 온 미국 선교사들 중 전천년설이 많았기 때문이다.

 

어느 설이 맞는지  알 수 없고, 생각하기도 어려운 서준에게 경쾌한 목소리가 들렸다.


“일찍 오셨네요. 오랜 만에 뵈어요.”

 

선희가 앞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어차피 언론에 터졌는데 최기자님이 제 기사를 쓰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

 

잠시 못 본 사이 몇 년이 흐른 듯 성숙한 여성의 체취가 느껴졌다.

 

“고마워요. 그리고 신목사와 결혼 축하합니다. “

 

이제 남의 아내가 될 사람이라 저절로 말투도 조심스러웠다.

 

노란 바바리코트에 서준이 선물 한 베이지색 목도리를 하고 있는 그녀가 얼굴을 살짝 붉혔다.

 

“며칠 전 경찰서에 가서 손준기씨를 만났어요. 아직도 예수님 재림 이야기만 하더군요. ”

 

“네, 저도 걱정이에요.

 

다행히 준기 오빠는 구속되지 않을 것 같아요.”


”아, 그거 잘 되었네요.

 

문목사님이 처벌 불원서를 써주셔서 그런 거지요.”


“네, 최기자님이 부탁하셨다고 들었어요. 감사합니다.”

 

그녀가 고개를 꾸벅 숙였고 서준이 화제를 바꾸었다.


“기독교 역사에 재림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요? ”


“네, 19세기 중반에 ‘여호와의 증인’을 시작 한 ‘찰스 러셀’은 처음 발표 한 휴거 날짜에 아무 일이 없자 몇 번 연기를 했지요.

 

나중에는 결국 예수님이 보이지 않게 이미 재림하셨다고 선포 했어요.

 

그의 추종자들은 그가 무슨 말을 해도 믿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여호와의 증인은 계속 유지가 되었고요...

 

최근 정당을 다시 만들어 대통령이 되겠다는 H씨는 자신이 신인(神人)이라며 예수보다 한 수 위라고 하는데 그를 믿는 사람들도 많아요. ㅎㅎ

 

그들은 다음 대통령은 틀림없이 H씨가 된다고 믿고 있고 그가 안된 후 또 어떤 변명을 하면 그 말도 믿지요.”

 

실내에 귀에 익은 음악이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쇼팡 피아노 녹턴9-1, 그 날 선희의 집에서 들은 음악이었고 커피잔 너머로 두 사람의 눈동자가 잠시 마주쳤다.

 

커피잔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선희가 화제를 바꾸었다.

 

 

“D일보에 난 기사보고 놀라셨지요?

 

여러 군데서 저와 인터뷰를 하고 싶어 해요.

 

제 전화를 어떻게 알았는지 당분간 꺼놔야 할 것 같아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는 서준에게 그녀가 계속 말했다

 

“어제는 처음으로 아버지를 만났어요.

 

제가 누군지 큰어머니께 물어보시고 당신의 딸이라고 하니까 굉장히 반갑게 포옹하셨는데 30분쯤 후에는 기억을 못하세요.”  

 

선희의 눈이 발개지며 고개를 숙인 채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앞으로 선희씨가 아버지 옆에 좀 더 가까이 있으면 좋겠네요. “

 

“네 큰어머니도 그런 말씀을 하시면서, 사실은 자신도 루게릭병에 걸렸다고 하셨어요. “

 

“그 병은 얼마 전 하늘, 아니 우주로 떠난 호킹박사의 병이었는데. “

 

“네 그분은 2-3년 밖에 못 살 거라고 했는데 50년 넘게 살았지요.”

 

서준의 휴대폰이 떨렸고 이 차장의 번호였다

 

“지금 어디서 뭐하고 있냐?

 

지난 번 그 여자가 김영중의원 딸이라는데 빨리 만나봐야지. “

 

한 템포 쉬고 느긋한 목소리로 서준이 말했다.

 

“지금 인터뷰 중입니다.”

 

“아, 역시 최서준이네. 얄라차!”

 

전화 내용을 눈치 챈 선희가 생긋 웃으며 바바리코트를 벗었다.

 

“우선 제 사진부터 몇 장 찍으세요.


D일보에 난 사진은 중학생 때 사진이에요. “

 

연분홍 브라우스가 뽀얀 피부에 화사하게 어울렸다.

 

사진을 몇 장 찍는데 종업원이 옆에 와서 말했다.

 

“제가 두 분 찍어 드릴까요?”

 

선희가 고개를 끄덕였고 서준이 일어나 그녀 옆으로 가서 앉았다.

 

아이보리 비누의 풋풋한 향기와 함께 그녀가 팔짱을 끼었다.

 

서준이 카메라를 보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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