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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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도신경 82 화 ★ 종교와 신앙

wy 0 2019.09.11

 

 

잠시 후 선생 부부가 먼저 식당을 나섰고, 문교수는 남은 빈대떡에 소주를 한 잔 더 하자는 김특파원의 요청에 자리로 돌아왔다.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서울의 최서준기자가 새사도신경에 관심이 많았던 생각이 났다.

 

세인트 폴 대성당의 인터뷰 중계 녹화가 지금쯤 서울 TV에도 나왔을 것 같았다.

 

“조금 전 찍은 사진을 나에게 한 장 보내 줄 수 있을까요?”

 

“물론이지요. 즉시 카톡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마워요. 그 사진을 제가 아는 기자에게 보내도 되겠지요?”

 

문교수가 최서준에 대한 설명을 했고 사진의 출처를 J일보로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소주를 한 잔씩 서로 따라 주고 김특파원이 굴 파전을 한 접시 더 시켰다.

 

빈대떡이 좀 식었는데 덥혀서 먹으면 맛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문교수와 대화를 오래 나누고 싶은 눈치였다.

 

문교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

 

“무신론자라고 하셨는데 무신론자의 개념도 시대에 따라 변하는 듯 하네요.

 

무신론자가 반드시 유신론자의 반대 개념은 아니고, 어쩌면 한 인간의 내면에 유신론과 무신론이 조금씩 공존하는지도 모르지요.”

 

토마스가 즉시 그의 말을 받았다.

 

“그래서 현 인류를 ‘호모 두플렉스’ 즉 ‘이중적 인류’ 라고 부르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어쩌면 대뇌가 우뇌와 좌뇌로 나뉘어 있어서 그런 지도 모르지요.”

 

토마스가 소주를 한 모금 마시고 계속 말했다.

 

“사실은 이중적이라기보다 거의 분열증에 가깝지요.

 

평상시에는 현대 과학을 신봉하며 살다가, 일요일에 교회를 가서는 로마시대에 만든 '대속론' 에 감동을 받고 눈물로 속죄를 한 후 다시 멀쩡히 세상으로 나오니까요.”

 

문익진이 토마스의 말을 거들었다. 

 

“그런 모순 때문에 프로이트나 마르크스는 기독교가 곧 그 힘을 잃고 없어질 것이라 했지만 그들의 예측이 정확하지는 않았습니다. 

 

인간의 지성을 너무 과대 평가한 낭만적 시대였지요.

 

유럽에서는 교회 나가는 사람이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아프리카에서는 오순절파나 복음주의파 신도수가 많이 늘고 있습니다.” 


 토마스가 고개를 끄덕인 후 입을 열었다. 

 

“여하튼 새사도신경에서 하나님을 ‘하나님 아버지’라고 하지 않고 그냥 하나님이라고 한 것이 재미있습니다.

 

어느 시골 교회 목사님이 교회에 처음 나온 할머니가 기도하는 것을 옆에 앉아서 듣게 되었는데, 하나님을 ‘하나님 오라버니’라고 했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지요.

 

목사님 나이가 60인데 그의 아버지면 할머니로서는 오라버니가 틀림없다고 판단한 거지요. ㅎㅎ”

 

전에 어디서 들었던 이야기를 토마스가 우습다며 말했다. 

 

문교수는 그에게 ‘21C 기독교 광장’을 소개하고 앞으로 새사도신경에 대한 후속기사나 관계 자료를 찾으려면 이 곳으로 들어오라고 알려 주었다.

 

굴 파전이 따끈하게 김이 푹푹 나는 모습으로 식탁 위에 울려졌고 토마스가 손가락을 들어 소주 한 병을 더 주문했다.

 

“저는 가끔, 자신이 무엇을 믿는지 쉽게 말하는 사람들이 좀 무섭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자신의 생각과 조금만 다르면 어떤 것도 받아 들이지 않고, 자신이 믿는 방향으로 끊임없이 돌진하지요.

 

한국의 등록된 개신교파가 약 250개이고 전세계적으로는 2만이 넘는 교파가 있으니, 개신교인들의 자기 확신은 참 대단합니다. “

 

앞에 있는 음식에 손도 안 대고 토마스가 계속 말했다.

 

“가톨릭은 천 년이 지나서 두 개로 나뉘었는데, 개신교는 5백년 사이에 2만개라니 루터가 알면 너무나 어이 없어 할거에요. “

 

문교수가 고개만 끄덕이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굴 전을 포크로 조금 잘라서 새로 가져온 앞 접시로 옮겼다.

 

새로 딴 소주가 시원하고 알싸하게 입 안을 식혔다.

 

까만 냅킨으로 입가를 닦으며 토마스가 물었다.

 

“로빈슨박사가 종교와 신앙을 구분 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문교수님이 조금 더 설명 해 주실 수 있을까요? “

 

“글쎄요, 종교라고 하면 우선 떠 오르는 것이 믿어야 하는 교리, 지켜야 하는 규칙, 선교를 통한 타인의 영혼 구원 이런 것들이지요.

 

반면에 신앙은 자신의 언어로, 설령 신화적 언어라 하더라도, 서로 이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하나님을 경험하며 자유, 생명을 추구하는 예수님을 따르는 길이 되겠지요.

 

새사도신경에도 나옵니다만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다'고 하신 말씀이 그런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2천년 전 예수님은 종교보다는 신앙을 강조하셔서 유대인은 그분을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이지요. “

 

문교수는 오랜만에 무신론자와 대화를 해서 그런지 소주 한 병에도 별로 취하지 않았다.

 

“네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됩니다.

 

솔직히 오늘 새사도신경을 처음 듣고 저는 상당히 놀라고 기뻤습니다.

 

이런 사도신경이라면 다시 교회에 나가고 싶은 나 자신을 발견했지요.

 

아마 전 세계적으로, 특히 미국과 한국의 기독교인들에게 대단한 사건이고, 유대인들이나 이슬람들도 상당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역사적 발굴입니다. “

 

얼굴이 약간 발개진 토마스가 앞에 있는 빈 잔의 소주를 따르며 계속 말했다.

 

“문교수님은 이상하게 오래 전부터 잘 아는 분 같습니다.

 

제가 왜 무신론자가 되었는지 말씀 드려도 될까요?”

 

소주 한 잔을 얼른 비우고 토마스의 말이 계속되었다.

 

“신학 대학원 말씀을 잠깐 드렸지만 저로서는 상당히 실망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자유로운 토론은 커녕 질문 자체도 하기 힘든 교육 과정 후, 앵무새 같은 전도사로서, 또 나중에 그런 목사로서 사역을 한다는 것에 아무런 의미를 둘 수가 없었어요.

 

신학을 그만두고 미국 콜로라도에서 미술사 공부를 하고 있을 때 덴버 근교의 광산에서 큰 사고가 났습니다.”

 

문교수도 오래 전 그런 뉴스를 들은 기억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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