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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사도신경 80 화 ★ 런던 기자회견

wy 0 2019.09.04

 

 

성바오르성당.jpg

 

기자회견은 런던의 ‘세인트 폴 대성당’ 에서 열렸다.

 

처음에는 로빈슨 박사의 집에서 하려고 했으나 취재 인원이 늘어나고 현장 TV생중계를 위해 장소를 옮겼다.

 

기자들 사이에서 오늘 발표가 대단한 뉴스가 될 거라는 소문이 돌았다.

 

세인트 폴 대성당은 대예배실 천장의 높이가 40m나 되고  화려한 장식과 벽화로 유명했다.  

 

1990 년에는 어느 스턴트맨이 천장에 올라가 뛰어 내리며 낙하산을 펴는 행위로 기네스 북에 이름을 올렸다.

 

오전 10시 5분 전에 메리안이 휠체어에 앉은 로빈슨교수를 천천히 밀고 성당 안으로 들어왔고 사진 기자들의 사진 찍는 소리와 플래쉬 터지는 빛의 폭발이 요란했다.

 

교회 밖 잔디에는 안테나가 달린 현장 중계 방송국 차들이 5-6대 서 있었다.

 

문교수도 메리안을 따라서 로빈슨 교수 옆 자리에 앉았다.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니 바울이라 생각되는 노인 옆에 날개 달린 천사가 시중을 드는 모습이 고색 창연한 색깔로 그려져 있고, 중앙 제단 위 천장에는 예수님이 구름 사이에서 두 팔을 벌리고 내려오시는 모습이 환상적으로 새겨져 있었다.

 

10시 정각에 문교수가 일어나서 마이크를 잡고 기자들에게 그 동안의 경과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잠시 뒤 니케아 호수의 성당에서 나온 기록이 또 하나의 사도신경이라는 것과 저자들이 마리아를 비롯한 제자들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밝히자 장내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기자 회견장에는 5-60명의 기자들이 노트북을 켜 놓고 문교수의 말을 기록하고 있었고, 맨 앞자리에 한국인으로 보이는 J일보 런던 특파원도 로빈슨 박사와 문교수를 번갈아 바라보면서 열심히 기사를 작성하고 있었다.

 

경과 설명이 끝나고 니케아 호수에서 발굴된 사도신경 돌 판과 그 위에 새겨진 콥트어를 영어로 번역한 내용, 또 이태리 피렌체 성당의 막달라 마리아 벽화의 증거 등을 알려주자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이윽고 로빈슨 교수가 니케아 호수의 사도신경을 다시 한 번 부드러운 목소리로 낭독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기 시작했다.

 

기자들 10 여명이 동시에 손을 들어서 그 중 한 사람을 지명했다.

 

“BBC 방송국의 헬렌 죠슈아입니다. “

 

키가 180은 넘어 보이는 금발의 여성기자가 일어나서 질문을 했다.

 

“오늘 박사님의 역사적 발표를 축하 드리며 동시에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이번에 발굴된 사도신경은 마치 현대의 신학자들이 다시 쓴 사도신경 같은 세련된 느낌이 듭니다.

 

솔직히 이것이 1C 말에 쓰여 졌다고 믿기가 어렵습니다.

 

더우기 마리아의 이름이 맨 먼저 나온 것은 더욱 그렇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로빈슨 박사가 목을 한 번 가다듬은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우리가 아는 사도신경이 3C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본다면 그보다 약 2백년 전에 이런 내용이 기록된 것은 그 자체로 매우 놀라운 일이지요.

 

하지만 이것이 바로 예수님 시대 그분을 기리던 제자들의 생각에 가까운 지도 모릅니다.

 

말하자면 처음 기독교에는 교리나 성당이 먼저 생긴 것이 아니지요.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가 되기 전에는 가정 예배로 모이며,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는 집단이 기독교인이었지요.

 

즉 예수님의 마음과 삶을 본받는 작은 공동체에서 출발하여 3백년이 지난 후 교리를 우선하는 국가적 종교가 된 것입니다. 

 

우리는 아주 오랜 세월 동안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먼저 교리를 믿는 믿음이 우선이라 배웠지만 예수님과 가까웠던 1C에는 그 순서가 반대였지요.  

 

즉 예수님을 본 받는 삶이 가장 우선이고 중심이 되었던 것이지요.

 

예수님은 기독교의 교리를 만들지 않으셨습니다.”

 

로빈슨 박사의 말이 끝나자 또 몇 사람이 동시에 손을 들었고, 이번에는 CNN 중계용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CNN의 피터 아브라함입니다.  

 

박사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역사의 오묘한 아이러니를 느낍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 교리를 단일화하기 위해 소집한 이곳, 니케아 호수밑에서 1700년만에 이러한 사도신경,  내용적으로는 새사도신경이 발굴되었습니다.

 

이것은 1945년 이집트에서 발굴된 도마복음 이후 가장 획기적 사건임은 틀림 없습니다.

하지만 도마복음은 발표 때의 흥분과 기대와는 달리 이제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 하고 있습니다.

 

새사도신경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

 

박사가 고개를 끄덕인 후 다시 입을 열었다.

 

도마복음이 처음 발견되었을 때 신학계에 떨어진 원자폭탄이라고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요.

 

새사도신경의 반응이 어떨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역사 신학자로서 이것은 도마복음 못지 않은 새로운 발굴임에는 틀림없습니다. “

 

CNN기자가 귀에 이어폰을 꽂은 후 다시 말했다.

 

“제가 조금 전 한 말을 현재로서는 수정해야겠습니다.

 

이 시각 CNN을 보는 시청자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새사도신경의 발굴에 대해 방송국으로 문의 전화도 폭주하고 있답니다. “

 

메리안이 어깨를 살짝 올리며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었고 문교수와 눈이 마주치자 한 눈을 찡긋했다.

 

다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난 사람은 한국기자였다.

 

“J일보 런던 특파원 토마스 김입니다.

 

저는 유럽에서 기독교의 몰락을 보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배운 사도신경을 안 외운지 오래 되었는데,오늘 본 새사도신경은 예수님의 행적이 많이 나와서 친밀감이 듭니다.

 

저는 문교수님께 질문을 하겠습니다.

 

도마복음이 이집트 콥트어로 발견되었는데 새사도신경도 같은 언어입니다.

 

문교수께서 고대 콥트어를  전공하셨는데 둘 중에 어느 것이 연대가 빠른가요?”

 

미처 생각지 못한 질문에 살짝 당황했지만 목을 가다듬고 대답했다.

 

“콥트어 자체로 볼 때는 거의 같은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것이 빠른지는 좀 더 연구를 해봐야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도마복음이 조금 앞선 것 같네요.

 

다만 도마복음의 연대도 학자들 간에 완전히 일치 하지는 않습니다. “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방송이라는 것을 느끼며 문교수의 목소리가 살짝 긴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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